산업은행, 키코 상품 팔고 피해기업엔 배상 책임 없다고 일관
이동걸 회장 취임후 일부 대기업엔 5조원 가까이 물쓰듯 지원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KDB산업은행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의 외환파생상품 키코(KIKO) 피해기업에 대한 조정 권고안을 무시한채 배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여 주목을 끌고 있다.
금감원 분조위는 지난 2019년 12월 키코 피해기업 4개사가 신청한 분쟁조정 신청에 대해 배상비율을 최대 41%까지 산정한 조정안을 마련했고 산업은행에 대해 28억원의 배상을 해줄 것을 권고했다.
산업은행은 이같은 금감원 분조위의 권고안에 즉각 반발했고 1년이 넘도록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배상(보상)에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있다.
올해 들어서는 이동걸 회장이 지난 1월 1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갖고 “키코에 대해 배상할 이유도 필요도 없고 배상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며 금감원의 분쟁조정에 대해 '정치적인 판단'이라고 비난했다.
산업은행이 이동걸 회장 체제 들어 지난 2018년 5월부터 주요 대기업에 지원한 혈세는 4조9423억원에 이르고 있지만 정작 불완전상품을 팔아 피해를 입은 키코 업체에는 단 한푼의 배상(보상)도 없는 정책을 펴고 있는 셈이다.
산업은행의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무책임 주의와는 달리 우리은행, 한국씨티은행, 신한은행, DGB대구은행은 키코 피해기업에 대해 배상 또는 보상을 실시키로 결정해 대조를 이루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2월 한진칼의 제3자 유상증자 배정에 혈세 5000억원을 투입해 2대주주로 올라섰다. 또 대한항공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교환사채 3000억원을 인수하는데 혈세를 쏟아부었다.
한진칼의 주가는 산업은행이 2대주주로 등극하면서 강성부 펀드 KCGI와의 M&A(인수합병) 재료가 소멸됐고 그결과 주가가 급락해 산업은행마저 수백억원의 손실을 초래하기도 했다.
한국산업은행법은 제18조 3항에 중소기업의 육성을 주요 업무로 규정해 놓고 있다. 산업은행의 키코 피해기업에 대한 '모르쇠'는 불완전 판매라는 도덕적 책임 뿐만 아니라 산업은행 고유업무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다.
산업은행은 대한민국 정부가 지분 100%를 갖고 있는 국책은행이라는 명분으로 줄곧 낙하산 인사가 회장직을 차지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산업은행 회장은 물갈이 되는 관행이 계속되어 왔다.
산업은행은 정부가 최대주주로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정작 키코 피해기업에 대해서는 따뜻한 눈길조차 주지 않고 오히려 냉대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산업은행은 대졸 초임 신입행원의 연평균 임금이 5000만원을 넘어서고 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의 연봉은 3억8000여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고유업무과 무관한 키코 상품 판매 등 그동안 해 온 업무 행태를 비롯해 키코 상품을 팔게 된 과정과 피해기업 등에 대해 엄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