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공소장 제출…피고 북한군 정보기관 정찰총군 소속 3명
2014년 북한 지도자 암살 영화 제작사 해킹부터 2016년 방글라데시 은행 해킹 등에 혐의 추가돼
암호화폐·핵·백신 등 광범위해지는 북한 해킹…"키보드 이용하는 세계의 은행강도"
◆…최근 북한의 해킹이 암호화폐, 핵기밀, 백신 등을 겨냥하며 광범위해지고 있다 <사진 = 픽사베이>
미국 법무부가 은행 등 금융기관과 기업으로부터 13억 달러(약 1조4천억 원) 이상의 현금과 가상화폐를 탈취한 혐의로 북한 해커 3명을 기소했다.
AP통신, 더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존 데머스 미 법무차관은 성명을 통해 “북한 해커들이 총이 아닌 키보드를 이용해 현금 자루 대신 암호화폐의 디지털 지갑을 훔치는 것은 세계의 은행강도”라고 비난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 12월 제출된 공소장에 따르면 북한군 정보기관인 정찰총국 소속으로 알려진 박진혁, 전창혁, 김일은 악성 암호화폐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피해 컴퓨터에 백도어를 열고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를 거래하는 기업을 해킹했으며 제재를 피해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블록체인 플랫폼을 개발했다.
이번 혐의는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2018년에 접수된 사건을 토대로 이뤄졌는데 2014년 박진혁은 북한 지도자 암살을 소재로 한 영화 '인터뷰'의 제작사 '소니픽처스'를 해킹한 혐의로 2018년 기소된 바 있다.
또한, 그는 2016년 방글라데시 중앙은행에서 8천100만 달러를 절도한 혐의, 2017년 워너크라이 랜섬웨어를 공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 법무부는 17일(현지시간) 이번 사건에 전창혁과 김일을 피고인에 추가하며 “북한이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북한은 암호화폐 절도뿐 아니라 핵 기밀, 백신 연구 등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지속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일(현지시간) UN은 지난해 싱가포르 암호화폐 거래소 쿠코인(Ku Coin)에서 2억 8100만 달러(약 3,130억 원)가 유출된 해킹을 두고 북한을 지목하며 “훔친 자금으로 북한이 핵과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지원했다”고 밝혔다.
2019년 UN 보고서는 북한이 은행과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광범위하고 갈수록 정교해지는” 사이버 공격을 이용해, 한 해 동안 약 20억 달러를 조성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달 FT는 구글이 자사의 사이버 보안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북한의 진행 중인 정부 지원 해킹을 적발해 경고했다고 보도하며 북한의 사이버군이 암호화폐 도용부터 핵 기밀 등을 전문으로 하는 수천 명의 전문 해커로 구성돼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또한, 지난해 북한이 미국의 존슨앤드존슨과 노바백스,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등 최소 6개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업체와 한국 기업들에 대한 공격을 조정했다고 보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