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국무총리-경제5단체장 간담회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 "포스트 코로나 대비해야"
구자열 무협회장, "청년 고용위해 산학 협업 교육과정 증설"
손경식 경총·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중대재해처벌법 과도한 처벌 보완" 요구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공급망 안정성 확보 요청"
◆…김부겸 국무총리를 포함한 경제5단체장이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에서 열린 국무총리·경제계 단체장 간담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이날 간담회는 김부겸 국무총리의 취임 이후 첫 경제단체장들과 만난 자리로 구자열 무역협회장(왼쪽부터), 손경식 경총 회장, 김부겸 총리,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 강호갑 중견련 회장이 참석했다. (사진=총리실 제공)
김부겸 국무총리는 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회관 챔버라운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코로나19 때문에 여러가지 어려운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을 제시하면 정부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경제 정책에 대한 충고를 잘 듣겠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최태원 회장을 비롯한 4대그룹 회장과 대통령께서 어제 기업 간담회 자리에서 한미정상회담, 또 대미 투자 증대에 대한 좋은 말씀을 나누셨다"고 소개하면서 "앞으로 우리가 가야될 여러가지 국가 경제 정책에 대해 충고 말씀을 듣고자 이렇게 모였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또 다른 파트너인 노동자분들의 귀한 말씀은 따로 듣도록 하겠다"며 "서로 간극을 좁히고 코로나 19 이후 경제 회복하는 데 앞장서주신 기업인들과 함께하는 국민들이 모두 다 함께 상생하는 길을 찾도록 정부가 힘써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대한상의 최태원 회장은 "최근 백신접종이 본격화 되면서 '이전의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세계경제가 본격 회복되는 모습이고, 국내경제 역시 수출과 제조업 중심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다만 음식·여행·문화 등 내수업종은 상당수 적자 운영 중이고 고용과 실업률 지표도 역시 아직 부진하다"며 "특히 청년실업률이 높아서 기업하는 입장에서 사실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최 회장은 그러면서 "이제는 포스트 코로나를 생각해 볼 때가 됐지 않나 생각한다"면서 "코로나로 시장·기술의 판도 자체가 크게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를 위해 오늘 우리가 무엇 해야 하는지 경제단체, 기업, 민간, 학계까지 이 문제에 대해 고민해볼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오늘 미래 문제에 대한 고민을 같이하면서 코로나로 상처입은 많은 국민들께 위로와 희망을 줄 수 있는지, 또 내년쯤 경제를 빨리 회복시킬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은 무엇인지 논의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피력했다.
구자열 무역협회장은 "1월부터 5월까지 수출이 역대 최고"라고 소개하며 정부이 정책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무역업계는 최근 원자재 가격 급등과 물류난 심화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 협회장은 특히 해운 운임이 최근 1년만에 유럽항로가 6배, 동남아 항로가 5배 인상됐고, 미주항로도 2배 인상됐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구자열 협회장은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 "최근 청년들이 직업 안정성 때문에 공무원, 대기업 취업을 선호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중소기업은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서 기업 일자리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문제의 해소를 위해 산업계와 대학이 협업하는 교육과정 증설 등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5월 기업경기 실사지수인 BSI가 대기업은 상승세를 기록하면서 110을 기록했고, 중소기업은 상승세가 꺾이면서 80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중소기업 격차가 2003년 통계 작성 이래 최대폭을 보였다며 중소기업의 시급한 현안 3가지를 전했다.
김기문 회장은 첫째로 원자래 가격 급등하면서 필요한 원자재를 제때 확보하지 못하거나, 원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 상승분은 납품 단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 수익이 악화된다는 중소기업의 아우성이 많다고 전했다.
두 번째로 현장 인력 부족에 대한 인력난이 심각하다며 코로나로 인한 인력 수급에 문제가 발생해 외국인 근로자 입국이 원활하게 되기까지만이라도 50인 미만 중소기업에 대한 52시간제 도입 유예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에 따른 제도적 보완이 요구된다며 "중소기업은 오너의 90%가 기업 대표인데 근로자의 부주의로 발생한 재해 사고로 사업주를 1년 이상 처벌토록하는 하한 규정은 불안감만 증폭시키고 재해발생 원인 분석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도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손경식 경총 회장 역시 중대재해처벌법상의 과도한 처벌 문제에 대해 법을 재개정하거나, 시행령을 통해 보완해 달라고 요청했다.
손 회장은 "미중 갈등의 지속으로 인플레이션 우려와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면서 내수 역시 소비지표가 다소 개선되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 집단면역은 11월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소비와 내수가 충분히 회복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이런 상황에서 노사관계 선진화 숙제를 풀어야 한다며 우리 노사관계는 국가경쟁력 제고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손 회장은 최근 국회에서 규제입법이 충분한 논의없이 손쉽게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언론 지적과 기업들 호소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또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최저임금위원회 논의가 시작됐다며 최근 2018, 2019년 두 해에 걸친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노조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최저임금의 과도한 인상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며 특히 영세 및 중소기업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근로 의욕을 높이는 근로장려 세제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서도 거듭 제기했다. 그는 현재 세계 반도체 시장의 동태를 살펴볼 때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켜왔던 우위가 깨질 가능성도 있다면서 이 부회장의 현장 복귀에 대해 정부의 배려를 청원한다고 강조했다.
강호갑 한국중견기업연합회장은 "대내적으로는 탄소중립 디지털 전환 비대면 전환 등 산업구조 재편 변화가 있고, 대외적으로는 미중 갈등 확산,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통상 변화라는 막중한 과제 있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이런 어려움을 헤쳐나가고 우리 중견기업들이 마음껏 기업활동을 할 수있도록 공급망 안정성 확보에 정책 역량을 집중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김부겸 총리 외에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국무2차장, 오영식 국무총리비서실장,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 강성천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