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국민 삶, 국민이 책임져야” 발언 논란

“국민 삶 정부가 모두 책임지겠다는 것, 북한 시스템”

하태경 “선거 왜 나왔냐...국민 삶 책임지는 것이 대통령 책무”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국민의 삶은 정부가 아닌 국민이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최 전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그의 신자유주의 국가관을 극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하면서부터다.

최 전 원장은 11일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모임 ‘명불허전 보수다’에 강연자로 나서 정부의 긴축재정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현재 이 정부의 목표 중 제일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게 국가가 국민들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최 전 원장은 그러면서 “국민의 삶을 국민이 책임져야지 왜 정부가 책임지느냐”면서 “국민의 삶을 정부가 모두 책임지겠다는 게 바로 북한 시스템”이라고 정부 개입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어 그는 “국민의 모든 삶을 책임지겠다는 주장은 실현될 수 없는 거짓 공약”이라며 “국민의 모든 것을 책임진다는 정부는 국민들의 삶을 통제하고 간섭하게 된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라고 강조했다.

최 전 원장은 “판을 깔아주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며 “민간 부문에 대한 정부 개입은 줄여야 하고 세금도 전체적으로 부담을 줄여야 한다”며 작은 정부 국가관을 드러냈다.

다만 최 전 원장은 형편이 어려운 국민들에 한정해 국가가 복지를 책임져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 최 전 원장은 “뒤처지는 국민들에 대한 책임, 이것은 국가가 기본적으로 해야 한다. 소홀히 할 수 없다”고 한발 물러섰다.

최 전 원장의 이 같은 발언이 문재인 정부의 복지 정책을 비판한 언급이라고 받아들이면서도 국민의힘 일각에선 부적절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당내 대선 경쟁 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국민의 삶은 국민 스스로도 책임져야 하지만 당연히 정부도 책임져야 한다”며 “우리가 정부를 비판하는 이유도 정부에게 국민의 삶을 책임져야 할 막중한 사명이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져야 할 아무 책임이 없다면 최 후보님은 도대체 무엇을 책임지기 위해 대통령 선거에 나오셨냐”며 “국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부정하시는 분이 과감하게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신 것이 의아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최 전 원장 측은 이날 논평을 내고 “최 전 원장이 이날 초선의원 모임에서 한 발언에 대해 일부 후보들이 엉뚱한 공격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 전 원장 측은 “최 전 원장은 강연에서 ‘뒤처지는 국민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은 소홀히 할 수 없다’며 국가의 역할이 무엇인지 분명히 밝혔다”며 “‘국민에 대한 정부의 책임을 부정한다’는 식으로 말꼬리를 잡아 본질을 호도하는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한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