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호 캠프 정무실장 "탄핵, 이준석 겨냥 아냐" 해명했지만 설득력 떨어져
이준석 "대선 앞두고 당대표 흔드는 캠프 본 적 없어...목적이 뭔지 명확해져"
"당 행사 '보이콧 제안'도 인정됐다...하이에나와 사자, 끝까지 친하지 않아" 반박
홍준표 "尹, 대표 흔들다니 가관...가족 안위 살피라", 최재형 "단합된 모습 보여야"
◆…윤석열 캠프 핵심인사가 11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겨냥해 '탄핵' 발언을 하면서 '이준석-윤석열 갈등 구도'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 5일 당 최고위원회에서 만난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캠프 신지호 정무실장은 전날인 11일 밤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경선 토론회 강행 움직임에 불만을 토로하는 과정 중에 “당 대표의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화국이라는 게 권력자의 자의적 행사를 마음대로 하지 말라는 거 아니겠나?”라고 반문한 뒤, “제도적 어떤 근거를 가지고 하는 거고 그러니까 이 경선준비위원회 활동, 이런 것도 마찬가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이야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라며 "대선 앞두고 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 했는데...알겠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 대표는 이어 "지금까지 보이콧 종용 사태 때도 캠프 내 직이 없는 중진의원들의 일탈행동이라고 회피했는데 캠프 내 주요한 직에 있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언급에 대해 어떤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있을지 보겠다"며 "경선 과정에서 당내 이런 일이 터지면 어찌어찌 봉합해도 본선에서 터지면 나락"이라고 신 실장 징계에 대한 윤 후보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급기야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전날 밤 MBN과의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 측 인사로부터 “(쪽방촌 봉사활동 행사에) 가야 되나?, 안가면 안 되나?”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힌 대목을 거론하며 "아니라더니 제안을 받은 당사자도 보이콧 제안을 인정했네요"라며 "지도부 없을 때 입당 직후부터 뭐가 그리 잘못되어서 당내 행사 보이콧 종용을 하고 이제는 탄핵거론까지 하는지 (이유를)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아무리 당을 흔들어도 공정경선 기조 이어 가겠다"며 "하이에나와 사자가 끝까지 친하게 지내던가요. 멧돼지와 미어캣 같은 분들과 함께 하십시오"라고 거듭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신 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자신의 '탄핵' 발언을 "민주공화국의 기본 원리를 이야기한 것"이라고 파문 진화에 부심했다. 이어 "이준석 대표를 겨냥하거나 염두에 둔 발언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 오해하지 않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인터뷰 내용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이 당과 각 후보 간의 원만한 협의를 통해 순조롭게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의 해명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
전날 인터뷰에 밝힌 내용에 '당 대표 결정이라 할지라도, 아무리 대한민국의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니냐'고 한 발언은 누가 봐도 이 대표를 겨냥한 발언이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보수 우파 궤멸에 앞장서다가 토사구팽 되어 선회하신 분이 점령군인양 행세하며 일부 철없는 정치인들을 앞세워 국민과 당원이 뽑은 우리당 대표를 흔드는 것은 참으로 가관"이라며 "자중하시고 당원이 되셨으면 당 방침에 순응하라. 여기는 혼자 황제처럼 군림하던 검찰이 아니다"라고 윤 전 총장을 직격했다.
그러면서 "연일 1일 1실언으로 당 지지율조차 까먹게 하는 것을 반성해야지 정치가 그리 쉽고 만만한 것으로 아셨나?"라며 정치는 패가망신을 각오하고 뛰어야 하는 무서운 동네다. 우선 가족의 안위부터 살피라"라고 꼬집기도 했다. 일명 ’쥴리 의혹‘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예비후보 중 한 사람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이날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갈등이 수면 위로 다시 드러나자 "단합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두 사람을 싸잡아 비판했다.
최 전 원장은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간담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의 당대표와 유력 후보 사이에 갈등이 빚어진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며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단합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 대표 부재 시 전격 입당 결정’, ‘당 지도부 패싱’, ‘높은 지지율에 개인플레이 집중’ 등으로 ‘이준석-윤석열 갈등 구도’의 우려감이 점차 수면 아래로 내려가는 듯한 상황에서 윤석열 캠프 핵심인사가 당대표를 직격하는 발언이 나오면서 또다시 심각한 갈등구도를 형성하는 게 아니냐는 당 안팎의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