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봉합'은커녕 '내전' 양상으로 가는 국민의힘

장제원 "尹-李 갈등 없다"... "갈등으로 몰아가지 말라"

장제원 "토론회, 원칙과 상식이라는 기준에 맞아야 간다"

이준석, 尹캠프 겨냥해 "당 대표 흔들기... 건승하시라"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강행 추진 중인 '합동토론회'를 앞두고 당내 갈등이 나날이 격화하자 국민의힘 유력 대선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측이 "갈등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러나 합동토론회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상식과 기준에 맞아야 참여한다'는 입장을 밝혀 '토론회 공방'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게다가 윤 전 총장 캠프 측 신지호 정무실장의 '당 대표 탄핵' 발언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건승을 기원한다'고 야유성 발언으로 응수해 양측의 '갈등'이 '내전'으로 확산되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 장제원 "尹-李 갈등 없다"... "갈등으로 몰아가지 말라"

윤석열 캠프의 총괄실장을 맡은 장제원 의원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왜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의 갈등으로 몰아가느냐"며 "(없는 갈등을) 진화할 이유가 없다. 무슨 갈등이 있었다는 이야기냐"고 '불화론'을 일축했다.

장 의원은 "후보의 직접적 발언으로 이 대표에 대한 어떠한 평가도 없었고, 캠프를 책임지고 있는 총괄실장이 이 대표의 발언이나 행동에 대해서 지적한 적이 없다. 유승민 후보가 이렇게('이준석 대표는 말을 좀 줄이고 생각할 시간을 더 가졌으면 좋겠다') 얘기했는데 갈등으로 기사가 나가고 있느냐"며 "만약 우리가 이런 얘기를 했으면 어떻게 됐겠냐"고 했다.

장 의원은 해당 발언은 이준석 대표의 '친(親) 유승민 행보'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지난 3월 대구 매일신문 유튜브 채널 '매일신문 프레스18'에 출연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서울시장이 되고 윤 전 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어떡할 거냐"는 질문에 "(두 사람이 당선되면) 지구를 떠야지"라고 했다. 또 "윤 전 총장이 '너 와라' 하면 어떡할 것이냐"고 묻자 이 대표는 "난 대통령 만들어야 할 사람이 있다니까요. 유승민. 내가 당권을 잡을 거야"라고도 했다. 지난 2019년 12월 '여성신문TV'에서는 "21대 국회에서 내가 있는 당(바른미래당)이 압승해 나중에 유승민 대통령 만들고"라고 말했다.

◆ 장제원 "토론회, 원칙과 상식이라는 기준에 맞아야 간다"

이날 장 의원은 합동토론회 참여 여부를 두고 "상식적으로 맞는 건지에 대한 걱정이 있다"며 "원칙과 상식선에서 선거 캠페인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그 기준에 맞으면 가는 거고, 맞지 않으면 안 가는 거다"고 해 '토론회 공방'이 지속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장 의원은 "토론에 참여하는 데 있어 유불리가 원칙이 아니고, 원칙과 기준이 분명하고 명분이 있다면 참여 안 할 이유가 없다", (입당 시) ‘초기 경선부터 참여하는 것이 공정한 경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희가 입당한다'고 말했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이 와도 겸허한 자세로 경선 일정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즉답을 피하면서도 토론회 일정에 대한 원칙과 상식, 명분과 기준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선하기도 전에 경준위 토론회를 하겠다는 것은 자기들의 존재 가치를 표시하기 위한 일일 뿐'이라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과 김재원 최고위원의 '월권' 발언, '경준위 토론회 절차에 문제가 있다'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발언을 언급했다.

그는 "이 전례도 없는 행사를 왜 하는지, 전례도 없는 행사를 하게 되면 더더욱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초청대상이 누구냐, 어떤 기준으로 부른다는 거냐,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분(을 부른다는 거냐"고 반문하며 "출마하겠다는 분들이 군 출신인 분도 계시고, 전직 의원도 계시고 많은데 이분들의 토론회 참여를 허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 그런데 토론회에 참여하고 본 경선에 등록을 안 하면 어떻게 되는 거냐. 초청대상자마저도 모호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오늘 서병수 경준위원장에게 전화해 '도대체 왜 이런 걸 만드느냐', '참여하는 기준이 뭐냐' 이런 것들을 물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지난 4일 이 대표가 추진한 '쪽방촌 봉사활동 불참' 논란도 단순한 일정상의 문제라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가 입당하자마자 바로 봉사활동이 있었다. 사전에, 입당하기 전에 일정이 있으면 못 가는 거 아니겠느냐"며 "이틀 전에 (봉사활동 일정을) 통보받았다. 정책-민생행보도 해야 해서 2주 단위로 일정을 잡았는데 그걸 캔슬하고 오라고 이틀 전에 이야기하면 갈 수 있느냐"고 말했다.

◆ 이준석, 尹캠프 겨냥해 "당 대표 흔들기... 건승하시라"

윤 전 총장 캠프가 먼저 "갈등이 없다"며 갈등 봉합에 나서는 모양새를 취했지만, 윤 전 총장 캠프의 신지호 정무실장, 국민의힘의 김재원 최고의원과 이준석 대표가 페이스북에서 각자 설전을 벌여 갈등 진화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신지호 실장은 전날 CBS라디오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를 겨냥해 '당 대표 탄핵'을 거론해 논란을 자초했다. 그는 "대한민국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헌법과 법률에 근거하지 않은 것은 탄핵도 되고 그런 거 아니냐"며 "다 제도적 근거를 가지고 하는 거고 그러니까 이 경선준비위원회 활동, 이런 것도 당연히 마찬가지다. 그런데 제도적 근거도 없고 관행상으로 그런 전례도 없다"고 했다.

유승민 캠프 상황실장인 오신환 전 의원도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경준위는 당헌에 따라 설치된 특별기구로서 그 결정 사항은 마땅히 지켜져야 한다"며 '토론회 일정이 경준위 권한 밖'이라는 김재원 최고위원을 향해 "과거 진박(진짜 친박근혜) 감별사였던 그가 진윤(진짜 친윤석열) 감별사를 자청한 구태 정치다, 국민의힘은 김재원 사당(私黨)이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이에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대선 캠프에는 많은 분들이 참여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잡음이 있기 마련이나 금도가 있어야 한다. 경선이 시작되기도 전에 당에 망조가 들게 하는 사람들은 있어서는 안 된다. 아무런 근거도 없이 당 지도부 구성원을 향해 '감별사'로 욕하고, 다 잊혀진 '탄핵'을 거론하는 분들은 속히 캠프를 떠나야 한다"며 "대표께서는 속히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달라. 엄정한 처분을 요구한다"고 주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 차례에 걸쳐 윤 전 총장 캠프를 비판했다. 그는 "탄핵이야기까지 드디어 꺼내는 것을 보니 계속된 보이콧 종용과 패싱 논란, 공격의 목적이 뭐였는지 명확해진다. 대선 앞두고 당 대표를 지속적으로 흔드는 캠프는 본 적이 없다"고 비난하며 "하시고자 하는 일들에 건승하십시오"라고 야유성 발언을 내놓았다.

이 대표는 또 "지금까지는 보이콧 종용 사태 때도 캠프 내 직이 없는 중진의원들의 일탈 행동이라고 회피했는데 캠프 내 주요한 직에 있는 사람들의 부적절한 언급에 대해서 어떤 신속하고 적절한 조치가 있을지 보겠다. 경선과정에서 당내에서 이런 일 터지면 어찌어찌 봉합해도 본선에서 터지면 나락이다. 여러모로 걱정이다"라고 적었다.

그는 "아니라더니 (윤 전 총장 측으로부터) 제안을 받은 당사자(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보이콧 제안을 인정했다. 지도부 없을 때 입당 직후부터 뭐가 그리 잘못돼서 당내 행사 보이콧 종용을 하고 이제는 탄핵거론까지 하는지 모르겠다”며 “아무리 당을 흔들어도 공정경선 기조 이어가겠다. 하이에나와 사자가 끝까지 친하게 지내던가. 멧돼지와 미어캣 같은 분들과 함께하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