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원희룡 반대 vs 타주자 참여... 번호추첨도 끝났다

국민의힘 경선준비위원회가 오는 18일 대선 예비후보 정책 토론회 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한다. 토론회를 정견발표회 형식으로 진행할지는 최고위원회의 결정에 따를 것으로 보인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은 13일 오후 국회에서 각 캠프 대리인들과 토론회 방식을 결정하기 위한 사전 설명회를 마친 후 "오늘 모이신 분들은 다들 토론회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며 "토론회를 위해 각 후보 캠프에서 대리인이 와서 토론 순서와 좌석 배치에 대해 추첨을 했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국민의힘 예비후보 13명 중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과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측만 불참했다. 서 위원장은 "오늘 오지 않은 두 분에 대해서는 만약 토론회에 온다면 마지막 번호를 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은 불참한 두 후보를 겨냥한 듯 "요즘 논란들이 있는데 저는 우리 후보들께서 좀 대범하고 당당하게 임해주셨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고위원들이나 중진 의원들이 중립적인 입장에서 당의 중심을 잡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서 위원장은 '이준석 대표가 (토론회 방식에 대해)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했는데 어떻게 되느냐'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최고위가 발표회로 의결하면) 고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토론회 틀을 유지하겠다는 이날 오전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앞서 그는 토론회 방식 변경에 대해 "옆에서 자꾸 쑤신다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 꼴이 어떻게 되겠나"며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발표회를 언급해 경준위에서 논의했으나, 토론회 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 옳겠다고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당헌·당규상 경준위가 토론회를 주관하지 말라는 조항이 없다"며 "전례가 없다고 얘기하는데 전례는 만들면 된다"고 했다.

서 위원장은 '25일 2차 토론회 연기 가능성'에 대해선 "(23일 출범 예정인) 당 선거관리위원회 생각이 다르다면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윤석열 전 총장 캠프의 김병민 대변인은 이날 오후 "경준위 주관 토론회 개최 여부를 두고 지도부 간, 지도부와 경준위 간에 이견이 있다"며 "국민캠프는 지도부와 조율되지 않은 오늘의 경준위 주관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음을 알려드린다"고 불참 의사를 밝혔다.

한편, 국민의힘 재선의원 16명은 이날 '당 대표는 정권 교체를 위한 공정한 경선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제목의 비판성명을 통해 "경준위는 임시기구인 만큼 토론 등 대선 관리는 곧 출범할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 일임"하고 "당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공정한 경선 룰과 절차를 마련"해 "대선주자 측 모두가 공감하는 중립적이고 공정한 경선관리"를 촉구했다.

원 전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토론회 백 번이라도 하고 싶고, 토론회를 통해 진면목을 보여줄 자신이 있다"면서도 "그 토론회가 당헌 당규상 아무런 근거도 없는데 그저 당 대표의 아이디어라고 밀어붙이는 독단에 대해선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적었다. 이어 "이 대표는 지금이라도 당헌 당규에 따라 공정한 선거관리위원회를 발족하고 당 구성원들의 의견을 두루 모아 최고위원회에서 경선 룰을 정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