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의 ‘기본소득’ "끝장토론으로 검증하자"...‘온도차’ 뚜렷

민주주의 4.0 소속된 ‘친문’ 의원들 “기본소득, 국가 정책까지 가는 것 위험” 주장

이낙연 “당연히 검증해야...당 선관위 토론과 별개로 진행”

이재명 측 “일부가 반 누구(반 이재명)의 시각에서 접근...공당 프로세스에 따른 토론은 응해”

더불어민주당 의원 20명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 끝장토론을 제안해 당내 지지율 국면을 전환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낙연 민주당 전 대표도 끝장토론 제안에 대해 “당연히 토론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반면, 이재명 지사 측은 '반대결론을 내려 놓고 하는 토론'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이 전 대표는 18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우리 복지 체계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당연히 검증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홍영표, 김종민 등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 의원을 중심으로 모인 20명 의원들은 지난 16일 입장문을 내고 이 지사 측에 “정치개혁과 기본소득에 대해 단순 문답 수준이 아닌 끝장 토론 수준으로 치열하게 토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주당 내 연구모임인 ‘민주주의 4.0’에 소속된 이들 의원들은 기본소득에 대해 “당이나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연구나 토론이 없었다. 장기적 연구과제로 검토해볼 수 있지만 당장 국가 정책까지 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 전 대표 “당내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

이 전 대표는 ‘그 토론이 후보 간 토론인지, 입장을 냈던 20명과의 토론인지’를 묻는 진행자의 물음에 “당내에서 그 문제에 대해 토론을 하자는 (공론의 장 형식의 )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였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경선 일정으로 진행되는 TV토론과 별도인) 당 선관위가 하는 그 토론과 별개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론의 주체가 20명 의원이 돼야 하느냐’는 점에는 이 전 대표는 “앞으로 그분들이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 그 문제에 대한 입장이 정해져야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진행자가 ‘이들 대부분이 친문 성향이고 이것을 명분 삼아 이 후보 지지로 가기 위한 사전단계 아니냐는 정치적 해석이 있다’는 지적에 이 전 대표는 “제가 논의에 참여하지 않았기 때문에 잘 모르겠으나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다”며 “정치개혁과 검찰개혁, 기본소득에 대해 논의하자는 입장을 정리했으면 한다”며 일축했다. ◆ 이재명 측 “일부가 반 누구의 시각에서 접근...공당 프로세스에 따른 토론은 응해”

이재명 캠프 정무특보단장인 김우영 전 청와대 자치발전비서관은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전화 인터뷰에서 민주당 20명 의원들이 기본소득에 대해 끝장토론을 제안한 것과 관련해 “그것을 끌고 가시는 일부가 다분히 반 누구(반 이재명)의 어떤 시각에서 이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본소득 논쟁은 사실 우리 사회에 대한 미래 화두이자 작년 재난지원금 지급 때부터 치열하게 정책적인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사안”이라며 “그런데 논의하자면서 이 제도는 도입하기에 (시기적으로) 이르고 위험하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진행자가 ‘이미 판단하고 규정짓고 논의를 하자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비판이냐’고 되묻자, 김전 비서관은 “그렇다. 토론은 백지상태에서 장단점을 따지고 국민 주권적 판단에 기초해 의견을 수렴해야 토론이 되는 것 아니겠냐”며 “결론을 미리 내려놓고 이 제도는 위험하다, 우리 허가를 받고 지나가라는 그것이 현재 시대 소통에 걸맞지 않은 방식의 문제 제기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정책 자체가 너무 극단적이고 위험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미리 전제하고 논의하자고 한 것이 모욕적이냐’는 진행자의 질의에, 김 전 비서관은 “어떤 문제 제기든 모든 토론을 열어놓고 접근하겠다”며 “민주당은 선거관리위원회 주체로 경선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20명 의원들이 그 일정 속에 끝장토론을 넣으려면 공당의 의사결정 시스템에 문제 제기하고 당의 의사로 결정을 하도록 건의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전 비서관은 “그런데 이 분들의 의사에 따라 우리가 허가를 받고 이 길을 지나가야 한다는 식의 접근은 대단히 권위적인 느낌이 나지 않는가 생각한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김 전 비서관은  20명의 기본소득 끝장토론 제안과 관련해 정식으로 공당의 프로세스에 따라 정식 제안을 한다면 토론에 응하겠다고 밝혔다.

김 전 비서관에 따르면 이 지사의 기본소득 정책공약은 2027년까지 임기 내 국민 1인당 연 4회 100만원을 소멸성 지역화폐로 지급하며 19세부터 29세까지 약 700만명에 해당하는 청년들에게는 별도로 100만원을 추가해 연 200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김 전 비서관은 그러면서 “우리 지자체나 현장 경험을 토대로 하는 지역 화폐형 기본소득이 상당히 효과가 있다는 것이 현장에서 확인됐다”며 “그 순기능은 버려놓고 국가 재정을 축낸다, 포퓰리즘이다는 식의 보수 수구 쪽 공격이 포용적 복지국가를 지향하는 민주당 안에서 (기본소득이) 왜 네거티브로만 가는지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