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금리 1%p 오르면 연체율 최대 4.1배 증가”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해 가계대출 금리가 단기간내 1%포인트(p)까지 오를 경우 은행권 가계대출연체액은 2조7000억원~5조4000억원 늘어나고 가계대출연체율은 0.32%p~0.62%p 급등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올해 1분기 가계대출연채액이 1조7000억원, 연체율이 0.2%인 것을 감안하면 연체액 2조7000억원~5조4000억원, 연체율 0.32%p~0.62%p으로 증가시 가계연체액과 연체율은 약 2.6배에서 4.1배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금리인상과 블랙스완의 가계대출연체율 영향 및 시사점’ 분석을 통해 26일 이같이 밝혔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잔액기준으로 2011년 1/4분기 435조1000억원에서 2021년 1/4분기 868조5000억원으로 지난 10년간 연평균 7.0% 증가했다.

한경연은 가계대출이 이처럼 빠르게 늘어난 것은 경제활력 둔화로 인한 가계소득원 약화와 가계대출 중 60∼70%를 차지하는 주택 담보대출이 주택가수요로 인해 크게 증가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은행권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잔액기준 2011년 1/4분기 294조1000억원(가계대출의 67.6%)에서 2021년 1/4분기 598조9000억원(가계대출의 69.0%)으로 연평균 7.2%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 가계대출 연평균 증가율 7.0%보다 0.2%p가 높았다

한경연은 은행권 가계대출금리가 1%p 높아지면 가계대출 연체율이 0.32%p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올해 1분기 현재 은행권 가계대출잔액이 868조5000억원임을 감안하면 가계대출연체 증가금액은 2조7000억원에 달한다.

한경연은 가계대출금리가 인상되는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이례적 사건(블랙스완)이 발생하는 극단적인 경우의 가계대출연체율 변화를 살펴봤다.

블랙스완의 대표적 사례는 2008년 미국 금융규제 완화로 촉발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들 수 있다. 시장이 의도한 방향과 다르게 흘러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됐다.

추정결과 가계대출금리 1%p 상승과 블랙스완이 동시에 발생할 경우 가계대출연체율이 0.62%p 높아지고 연체액은 5조4000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가계대출금리의 인상과 함께 주택가격하락, 경제성장률 둔화가 복합적으로 나타날 경우 가계부실은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델타변이 발 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국내외 경기하강 리스크가 매우 높아 통화정책의 급격한 기조전환은 연체율 급등이라는 부작용이 초래될 소지가 있다”라며 “금리를 조정하더라도 시장이 감내할 만한 수준에서 안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으로 경제성장 동력을 높이고 일자리를 늘림으로써 가계의 소득원을 확충하는 정책적 노력도 동반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