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인입니다, 투기귀재"…윤희숙 과거 발언 부메랑으로

"임차인입니다"→'내로남불' 위기 
'투기귀재' 발언, 양이원형 "그대로 돌려드린다"
사직서 '신의 한 수' 될까?→ 여당 "수사가 먼저" 
공수처 수사 강공 카드, 국민의힘 정치적 부담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국회 본회의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라는 연설로 여당의 임대차 3법 처리에 반대하며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이러한 정치적 자산을 바탕으로 1년 후 윤 의원은 당당히 대선주자의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한 국민권익위의 부동산 전수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투기의혹 의원 12명에 포함된 윤 의원은 당 차원에서 면죄부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의원직 사퇴를 발표하며 대권 도전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윤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의장에게 의원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두고 "이게 윤희숙의 정치"라며 호평이 쏟아졌지만, 하루 만에 부친의 농지법 위반과 투기 의혹에 이어 윤 의원 자신의 KDI 근무 당시 특공 혜택으로 차익을 얻은게 아니냐는 언론의 검증이 시작되면서 반전이 일어났다.

이에 눈물을 흘리며 사퇴를 만류하던 이준석 당 대표 역시 "(윤 의원의 KDI 근무시절 의혹 등) 관련 내용은 저희가 권익위에서 통보받은 내용과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며 "저희의 처분과 새로 나온 사항과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의혹들이 사실이라고 한다면 그건 윤 의원 측이 해명을 해야 될 사안"이라며 선을 그었다.

■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쌓은 정치적 자산 → '내로남불' 위기

윤 의원은 지난해 7월 국회 본회의장에서 "저는 임차인입니다"로 시작하는 화제의 연설로 당시 여당이 야심차게 추진한 임대차 3법 처리에 반대의사를 밝혔다.

윤 의원은 "(임차인인 내가) 표결된 법안을 보면서 제가 기분이 좋았느냐, 그렇지 않다. 제가 든 생각은 4년 있다가 꼼짝없이 월세로 들어가게 되는구나하는 생각이었다"며 "이제 더 이상 전세는 없겠구나. 그게 제 고민이다. 제 개인의 고민이다"고 법안 반대 이유를 조목조목 설득해 나갔다.

이어 "저라면 임대인에게 어떤 인센티브를 줘서 두려워하지 않게 할 것인가, 임대소득만으로 살아가는 고령 임대인에게는 어떻게 배려할 것인가, 그리고 수십억짜리 전세 사는 부자 임차인도 이렇게 같은 방식으로 보호할 것인가. 이런 점들을 점검했을 것"이라며 임대차 3법의 헛점을 지적했다.

그랬던 윤 의원이기에 부친의 2016년 세종시 농지 약 1만 ㎡(3300평)의 투기 의혹과 자신이 세종시 KDI 근무 당시 특별공급 혜택으로 시세 차익을 2억원 이상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을 받는 처지에 놓이게됐다.

한편 윤 의원은 지난해 12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국회 전체를 세종시로 옮기는 것도 국가 균형발전 관점에서 찬성한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공식 당론과는 반대의견이어서 초선 의원의 소신발언으로 주목 받았던 발언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경기도지사 캠프의 남영희 대변인은 26일 논평에서 "(윤 의원이) 세종시로 중앙 기능을 대거 옮기는 거 적극 찬성했다. 야당이지만 윤 의원은 뭔가 좀 다르다고 믿었다"며 "당신은 모든 게 다 계획이 있었다. 정말 뭔가 다르긴 하다"고 비꼬았다.

■ "투기의 귀재", 양이원영 의원 "그대로 돌려드린다"

윤 의원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투기 의혹 사태로 촉발된 민주당 의원의 전수조사 이야기가 거론될 당시 양이원영 의원 등 7명을 거론하면서 "신도시나 뉴타운 주변 등 돈되는 땅을 지분 쪼개기 같은 방법으로 사놓으신 투기 귀재들"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양이원영 의원은 26일 SNS 글에서 윤 의원이 앞서 자신을 '투기의 귀재'라고 비판했던 것을 언급하며 "그대로 돌려드린다. 윤 의원이 투기의 귀재가 아닌지 입증하라"고 되물었다.

■ 진짜 얼굴은(?)…"임차인 코스프레, 정치탄압 코스프레, 피해자 코스프레"

백혜련 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이준석 대표와 윤희숙 의원의 진짜 얼굴은 무엇입니까?"라고 반문하며 "민주당보다 강력한 조치를 예고한 이준석 대표는 온데간데없고, 징계 유무는 양념반·후라이드반 치킨 주문식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수사는 진행조차 하지 않았는데 '윤희숙은 관계없다'고 발표하고, 권익위를 흔들어대는 것이 불공정에 상처받는 청년들을 대변한다던 '이준석 식 공정의 민낯'"이라고 국민의힘의 미온적 처리를 비판했다.

백 의원은 특히 윤희숙 의원 부친의 부동산 투기 의혹에 대해 먼저 '토지매입 목적'이 무엇인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하며, "부산 출신의 80대 부친이 귀농하겠다고 하면서 3,000평이 넘는 농지를 고향도 아닌 곳에 8억 원을 넘게 주고 매입했다"며 "농사를 지어본 사람은 경사지가 9개 농지로 나누어진 이런 토지를 80대 노인이 경작한다는 것을 절대 믿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둘째로 자금 출처와 내부정보를 통한 거래 여부가 밝혀져야 하고, 세번째로 윤 의원의 거짓 해명에 대해 소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백 의원은 "세종시 특공을 받고도 '임차인 코스프레', 권익위 조사에 대해서는 '정치탄압 코스프레', 언론 검증에 대해서는 '피해자 코스프레'"라고 지적하며, "본인을 포장하기 위한 적반하장 식 사태가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상황"이라고 윤 의원을 직격했다.

■ 사직서 제출 이어 공수처 수사 요구까지, 신의 한 수 될까? 한편, 윤 의원의 사직서 제출에 대해 '신의 한 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 의원은 지난 2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의원직 사퇴라는 카드를 꺼내 들며 "염치와 상식의 정치를 주장해온 제가 신의를 지키고, 자식된 도리를 다하는 길"이라고 밝혔다.

또 "대통령 후보 경선을 향한 여정을 멈추겠다. 또한 국회의원 직도 다시 서초갑 지역 구민과 국민들께 돌려드리겠다"고 밝혀 윤희숙 답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김영배 민주당 최고위원은 27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사유가 전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의장이 본회의 상정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수사를 받고 국민들께 정확히 해명하는 게 먼저이고 사직 여부는 그 다음에 국민적 판단을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준호 원내대변인 역시 "국회의원이 자신의 비리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해 눈물의 사퇴 쇼를 벌이는 것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비판하며, "의원들과 민주당을 향해 '해볼 거면 해 봐' 식으로 우롱하는 것"이라며 윤 의원의 태도는 국회 전체를 우롱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윤 의원은 25일 사직서 제출에 이어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 자신을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수사의뢰 한다"고 다시 강공 카드를 꺼내 들었다.

윤 의원은 "다만 철저한 조사 끝에 어떤 혐의도 없다고 밝혀지면, 낄낄거리며 거짓 음해를 작당한 민주당 정치인들 모두 의원직 사퇴하라"고 역공을 펼쳤다.

그는 특히 그동안 저격수 역할을 해왔던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향해 "제가 무혐의 결론이 나면, 이재명 후보 당신도 당장 사퇴하고 정치를 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