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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 기업탐사]

③ 크래프톤·주관사, '누이 좋고 매부 좋고식' 공모가 짬짜미

조세일보 | 조영진 기자 2021.08.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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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사, 공모수수료와 투자수익 600억원 이상 챙겨
크래프톤 "수수료는 관례대로... 자세한 내용 밝힐 수 없어"
“주관사 시장조성의무 강화 등 페널티 필요” 의견 대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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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톤의 상장 후 주가가 공모가를 지속적으로 밑돌자 주관사의 시장조성의무를 강화하는 등 페널티를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공모가 부풀리기를 방조하면 대주주는 자산을 증식하고 주관사는 수수료 수익을 늘리는 공생관계를 형성해 투자자에게 피해를 끼쳐 기업공개 시장이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크래프톤의 대주주가 상장을 통해 3조5000억원의 부를 얻은 가운데 공모가 거품 논란에 일조한 주관사도 60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공모를 담당한 주관사는 크래프톤과 함께 1차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때 월트디즈니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하는 등 무리수를 둬 금융감독원의 견제를 받았다. 그 이후로도 2차 증권신고서를 제출할 때 할인율을 임의로 낮추는 '꼼수'로 공모가를 49만8000원까지 끌어올렸다. 주관사들은 이를 통해 약 86억원의 초과 인수수수료를 취득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분석이다.

통상 주관사단은 기업공개를 진행하면서 총 공모금액의 0.5%를 인수수수료로 지급받게 된다. 크래프톤의 주관사단이 수취할 인수수수료는 당초 173억원 수준이었다. 그러나 공모희망밴드의 최상단을 최종 공모가로 확정지으면서 총 259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얻게 됐다.

이와는 별도로 주관사의 집행능력이 상장사 공모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등을 고려해 공모금액의 최대 0.5%를 추가 지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장사의 재량에 따라 별도 수수료의 규모 및 지급 대상이 결정되기 때문에 주관사로선 최대한 상장사의 입맛에 맞춰 공모가를 정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다.

주관사가 크래프톤의 주식을 미리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도 공모가 거품에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공모를 주관한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9월 ‘mirae asset securities (hk) limited’라는 펀드를 통해 크래프톤의 주식 9만주를 주당 20만원에 취득한 바 있다. 공모희망밴드 최상단인 49만8000원을 최종 공모가로 확정함으로써 미래에셋증권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벌어들인 시세 차익은 268억원에 달한다.

함께 기업공개를 주관한 NH투자증권도 계열사 펀드인 ‘엔에이치헤지자산운용’이라는 펀드를 통해 2018년 7월 크래프톤의 주식 1만6660주를 주당 12만원에 매입 후 보유하고 있었고 2019년 4월에는 취득가액 6만9000원에 4000주를 사들인 바 있다. 49만8000원 공모가 확정으로 NH투자증권 계열사 펀드가 거둔 시세 차익은 약 80억원 수준이다.

공모 수수료와 시세차익만 합산해도 주관사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은 최소 6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대주주와 주관사의 이해가 일치하기 때문에 공모가 부풀리기에 제동장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모가 최상단의 근거로 사용된 수요예측 경쟁률 역시 증권업계의 관례에 따라 일부 부풀려진 것으로 확인됐다.

기관 수요예측 당시 크래프톤은 전체 공모주식 수의 75%를 대상으로 기관 투자자의 총 주문을 집계했다. 그런데 정작 경쟁률을 산출할 때는 전체 공모주식 수의 55%를 기준으로 해 주문량을 나누는 방식으로 경쟁률을 부풀렸다. 이처럼 분모를 75에서 55로 바꿔 경쟁률을 그만큼 과대계상한 것이다. 크래프톤은 수요예측 결과 243.15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으나 실제로는 178.3대1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톤의 공모 물량은 기관투자자에게 55%, 일반투자자에게 25%, 우리사주조합에 20%가 배정돼 있었는데 이 중 우리사주조합 물량의 청약이 전부 미달될 경우를 가정해 75%를 대상으로 기관 투자자의 주문을 집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작 경쟁률을 산출할 때는 기관투자자에게 배정된 55%의 물량만을 기준으로 고집했다는 점에서 크래프톤과 주관사가 결과를 부풀리려 했다는 의구심이 일고 있다. 또 우리사주조합 물량의 미달분은 일반투자자에게 최대 5% 먼저 배정되기 때문에 향후 기관이 받을 수 있는 물량은 실질적으로 최대 70%에 그친다는 점도 지적받고 있다.

이에 대해 크래프톤은 “카카오뱅크, 롯데렌탈, 에스디바이오센서 등과 동일하게 모든 유가증권 딜과 같은 방식으로 산출했다”며 “경쟁률은 증권신고서 작성 양식에 부합해 작성한 것”이라고 답했다. 크래프톤 측의 답변을 요약하자면 “카카오뱅크도 그랬다”며 문제될 부분이 없다는 것이었다.

오랜기간 기업공개시장을 지켜봐온 자본시장 연구자는 “기업공개 시 적정 기업가치에서 30~20%의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은 일반투자자도 신규상장에 참여해 할인율 만큼의 차익을 누릴 수 있도록 해 기업공개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러한 취지를 살려야 직접금융시장이 건전하게 발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질서가 유지되지 않는다면 주관사가 보유한 돈으로 상장주식을 사들이는 시장조성의무를 강화시키는 등의 견제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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