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 조직이 미국 시민 공격하면 바이든 정부에 치명타"
"미국 시민 무참히 살해되면 미군이 아프간에 다시 들어갈 가능성 있어"
"파견보다는 드론식 정밀 타격 등 피해 최소화하는 작전 계속 수행할 듯"
"중국이 아프간에 군사적 개입보다 경제적 개입할 가능성 커"
◆로켓 공격을 받은 카불 공항 인근 지역에서 연기가 치솟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미국이 IS 등 아프가니스탄에서 활동 중인 테러 집단에 대한 추가 공습을 계속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군이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아프간 카불공항 테러에 대한 보복 공습을 가했고, 남은 IS-K 관련 조직원들을 더 찾아내 추가 공습에 나서겠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현지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사전 승인 없이 미군이 IS-K를 공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남은 조직원들을 더 찾아내 조만간 소탕하겠다는 내용으로 추가 공습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보인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30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추후 미국 추가 공격 가능성에 대해 "테러 조직이 (아프간에) 남아있는 미국 시민들에게 테러를 감행하고 보복할 경우 바이든 정부는 치명타를 입을 수 있고 과오가 될 수 있다"라며 "남은 테러 조직에 대해 드론식 정밀 타격 등을 통해 위험을 제거해가는 작전을 계속해나갈 것 같다"라고 전망했다.
민 교수는 1500명 정도 미국인이 아프간에 남아있다며 이 중 500명 정도만 연락이 되고, 나머지는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하지만 민 교수는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 다시 들어갈 가능성을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 시민들이 아프간에서 무참히 살해된다거나 국민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면에서 치명타가 발생한다면 미국이 (아프간에) 다시 들어갈 수 있다"면서 "그것이 아니라면 미국이 지상군 파견해 들어갈 가능성은 없을 것이다. 드론 등 미군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하지 않을까 한다"고 설명했다.
민 교수는 그러면서 미군의 IS 아프간지부 이슬람국가 호라산(IS-K) 응징 작전과 관련해 테러 조직이 남아있는 이들에게 추가 테러를 감행할 경우 그에 상응해 미국이 대응한다는 메시지를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이 대응을 보여주지 않으면 테러 조직을 인정하는 것이 될 수 있고 이렇게 해도 괜찮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라며 "미국이 테러 조직에 '추가 테러를 하면 강력히 응징하겠다'는 메시지를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몇 차례 공습만으로 테러 조직이 궤멸되지 않기 때문에 공습 효과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민 교수는 "응징이 IS 아프간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을 섬멸하는 효과에는 한계가 있다"며 "테러 조직이 카불 공항에는 외국인과 많은 아프간인들이 있는 상황에서 자신의 존재감 드러내기 위해 무자비하게 테러 공격한다. 한두 번 공습만으로 테러 조직이 궤멸되거나 흩어지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27일(현지시간) 아프간 동부 낭가하르주 지역을 공습해 무장 조직 이슬람국가 아프간 지부(IS-K)의 고위 인사 2명을 제거한 데 이어 지난 29일(현지시간) 드론(무인기)으로 카불에서 자폭테러 차량 폭파 등 두 차례 공습을 진행했다.
이 같은 공습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 카불 공항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을 천명하고 IS-K를 겨냥해 진행된 것이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IS-K의 자살폭탄 테러로 미군 13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아프간 주민도 사망자가 170명, 부상자는 1300명까지 늘었다.
'미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를 왜 이렇게 빨리했느냐'라는 진행자의 질의에 민 교수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가고 이라크 전쟁까지 20년 동안 전쟁을 수행해 철수가 빠른 것이 아니다"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작년 대선 때 아프간 철군을 공약으로 내세웠고 지난 4월 철군을 공식 발표했다. 그 체계를 밟아나가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바이든 정부가) 철군이 빠른 것은 탈레반이 6개월~1년 정도 시간이 걸려 아프간 정권을 가져갈 것으로 예측했지만, 아프간 정부가 예상보다 빠르게 항복해 예측에 오판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아프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미군이 아프간에서 허둥지둥 대피하는 상황으로 비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아프가니스탄이 중국 영향력이 있는 지역으로 바뀔 가능성'에 대해서 민 교수는 "중동 지역 내 미국 영향력이 감소되겠지만, 아프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예상했다.
그는 미군의 아프간 철수와 관련해 "미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지역이 유럽, 중동보다 아시아로 변화되면서 아프간 철군도 미국의 전략적 변화를 근본적으로 반영됐고 이로 인해 중동지역 내 미국 영향력이 감소될 것"이라며 "중국이 군사적으로 개입할 가능성은 많지 않으나 경제적으로 아프가니스탄에서 재건사업 등을 통해 중동 지역 내 중국 영향력이 과거보다 커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오는 31일까지 철군 시한을 하루 앞둔 카불공항에서는 주요 국가들이 막바지 대피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