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형. "가덕신공항 재검토"...부산 여야 "머라카노?"

-더불어민주당 "도둑으로 모는 막말", 국민의힘 "일방적 자료 근거한 오해"
-김미애 의원, "정당성 없는 졸속

국민의힘 대선 후보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가덕도신공항 전면 재검토 발언을 두고, 부산 지역 여야가 일제히 비난을 쏟아 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23일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부산 가덕도 신공항은 보궐선거를 앞두고 표몰이를 위해 급히 추진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 전면 재검토 공약을 내세웠다.

최 전 원장은 "기존 김해신공항 예산은 4∼6조원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가덕신공항은 12조∼29조원"이라며 "논란이 됐던 4대강 예산보다 더 많다"라고 지적했다.

최 전 원장은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비판이 두려워서, 표가 떨어질까 봐 선뜻 꺼내지 못한 이야기"라며 "국민의 돈을 소중히 여기는 대통령이 되겠다. 여야 막론하고 혈세를 쌈짓돈처럼 사용하는 행위에 명백하게 반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부산 가덕도신공항 재검토 입장을 낸 것을 두고 우선 더불어민주당이 "부울경 시민들을 도둑으로 모는 막말"이라며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23일 성명을 통해 "국민의힘의 가덕도 신공항 폄하병이 또 도졌다"며 "최재형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오늘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가덕도 신공항 문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을 기치로 내세우며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사람이 불로소득으로 부의 재분배 효과가 있는 상속세를 폐지하겠다고 밝힌 데 이은 또 다른 망언이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오르지 않자 나라의 미래나 시민의 삶, 지역 균형발전은 내팽개치고 국민을 갈라치기하며 표를 얻으려는 대통령병 환자에 다름 아니다"며 "최재형 후보의 눈에는 대구, 경북의 표만 보이고 국가 균형발전이나 다른 지역 국민들의 삶은 눈에 보이지 않는가"라고 힐난했다.

민주당 부산시당은 "최 후보는 불과 열흘 전에는 '가덕신공항 등 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해놓고 당내 선거가 불리해지자 하루아침에 표변해 말을 바꾼 것이다. 부울경 시민들은 실망을 넘어 이제 분노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즉각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국민의힘 부산시당도 이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발언에 대해 긴급 입장문을 발표했다.

국힘 부산시당은 "최 전 원장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추정예산은 최대 29조원에 이른다는 것과 절차적 정당성 문제 제기’ 등은 일방적인 자료나 정보에 근거한 오해"라고 밝혔다.

이어 부산시당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위한 특별법은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부산 가덕도로 확정하고 신속한 추진을 위해 필요한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및 사전타당성조사 간소화’를 주요 내용으로 한 법안"이라면,  "이 법안은 국회의원 181명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고 9.7 국무회의에서 시행령까지 의결된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힘 부산시당은 "부산시민이 가덕도신공항 건설에 힘을 모으는 이유는 국토균형발전과 여객·화물 수요를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24시간 운영가능한 공항으로, 부산의 미래 비전 초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부산시당과 부산시민들은 신속한 조사 등을 포함해 다양하고 광범위한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최재형 후보를 지지하고 적극적으로 도왔다고 밝힌 국민의힘 김미애(부산 해운대을) 국회의원도 성명서를 통해 "최재형 후보의 가덕신공항 전면 재검토 주장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심사숙고해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가덕도 신공항은 부산의 미래이자 신성장 동력인 가덕신공항을 무산시키려는 시도를 단호히 거부한다. 최 후보의 발언은 그간의 추진 과정을 '매표성 입법', '정당성 없는 졸속'"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최재형 후보를 지지하고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도왔던 입장이지만, 재검토 주장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심각한 우려와 실망을 표하는 바이며, 평면적 논의에서 벗어나 재검토 주장 철회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김 의원은 "또다시 분열과 갈등, 혼란을 야기할 의도가 있는 게 아니라면 부산시민의 희망과 기대를 꺾으려 해서는 안 된다. 리더는 자신의 소신도 중요하지만, 다른 의견을 존중하고 포용할 줄 아는 유연하고 균형적인 사고와 태도 역시 반드시 갖춰야 하는 덕목이다. 전면 재검토를 재고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