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아직 제의 없었다"... "이준석, 구체적인 얘기 없었다"
"尹, 국민여론조사 패배 의미를 깨닫고 '본선 선대위' 구성해야"
"덕 보려는 '자리 사냥꾼', 당선에도 문제... 당선 이후에도 문제"
"尹, 중도층과 2030세대가 정치신인에 기대하는 비전 제시해야"
"尹에 현재 李에 유리... 2002년 대선 재현될 수 있으니 방심 금물"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채널A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신동아 창간 90주년 특별대담'에 출연했다. [사진=채널A 유튜브채널 영상 캡처]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나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로부터 아직 총괄선대위원장 제의를 받거나 구체적인 얘기를 들은 바가 없다고 밝혔다.
김 전 비대위원장은 8일 채널A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된 '신동아 창간 90주년 특별대담'에서 "총괄선대위장을 맡게 될 것 같으면 선거를 책임지고 승리로 이끌 수 있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선대위가 어떤 모습을 보일 것인가 하는 그림을 제시해야만 판단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본경선 결과) 윤 후보가 당심에선 상당한 격차로 이겼지만 일반국민 여론조사를 보면 11% 가까이 차이로 졌다. 그게 뭘 의미하는지를 깨닫고 본선을 위해 어떤 형태의 선대위를 구성해 가야 할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그런 게 예측되면 그다음 생각해볼 문제지 지금은 아무런 그림도 보이질 않고 당이나 후보로부터 그에 관련돼서 들은 바가 아무것도 없다"며 거듭 유보적인 입장을 강조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선출 이후 2030세대의 '국민의힘 탈당 러시'와 관련해선 "지난번 경선과정에서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 윤 후보가 11% 가까이 졌다는 내용과 같이 생각하면 된다"며 "초기에 나타나는 경선의 후유증은 개인적으로 사전에 예상했던 일이므로 이 자체가 본선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과대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내년 본선을 앞둔 윤 후보의 두 가지 과제로 ▲선대위 인적구성 ▲중도층과 2030세대가 정치신인인 윤 후보에게 기대하는 대통령 후보로서의 비전 제시를 꼽았다.
선대위 인적구성과 관련해선 "내가 캠프에 모이는 사람들 가리켜서 '자리 사냥꾼'이라고 얘기하는데, (캠프에는) '혹시나 대통령이 되면 무슨 덕을 보지 않을까' 하는 사람들만 모이게 돼 있다. 그런 사람들을 제대로 선별하지 못하면 후보 당선에도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당선이 된다 해도 많은 문제를 야기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과거 정권에서도 많이 경험해봤다. 그래서 사실 윤 후보가 지금의 캠프가 자기를 대선후보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는 책무감에서 이 캠프로 대선을 할 수 있다고 판단하면 (본선에서) 매우 어려워질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비전 제시와 관련해선 "(윤 후보가) 정의와 상식을 부르짖는 사람이기 때문에 초기에 중도층과 2030세대가 상당한 지지를 보냈는데, 윤 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하자 그 층이 이미 떨어져 나갔다"며 "당 입장서 보기엔 윤 후보를 당에 일찌감치 불러들여서 경선을 활기 있게 하는 데는 성공했는데, 윤 후보 개인으로 봐선 자기 지지층의 상당수가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상당히 손해 봤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그걸 당심으로 상쇄해서 후보가 되긴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후발주자들의 영향력이나 안철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선 "그 자체에 대해 너무 신경 쓸 필요가 없다고 본다", "대세를 결정하는 데는 별로 영향력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단일화를 '피해자'의 입장에서 볼 적에 단일화를 안 하면 마치 안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실질적으로 국민이 판단할 수 있다. 이번 대선만큼은 국민이 나라의 장래를 위해 어떻게 결심해야겠다는 걸 거의 마음속에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정 군소정당 후보가 나와서 딴소리를 많이 하지만 그 자체가 별로 큰 에코(반향)가 없을 거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에 대해선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이 후보가 한 얘기를 쭉 보면 국민이 믿으려 하지 않는다. 정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이 후보는 변신이 굉장히 빠른 분이기 때문에 어떻게 변신할지 모른다. 지금으로선 뭐라고 판단하기 굉장히 어렵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넘어야 할 산으로 꼽히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선 "상대적으로 윤 후보의 '고발사주' 사건은 실체가 잘 보이지 않는다. 윤 후보가 고발사건에 대해 본인 스스로 일절 말을 하지 않는데, '난 관계없는 사람이니까 얘기를 안 한다'는 것이라고 본다"고 분석했다.
그는 "내일 대선을 치른다면 현재 상황에선 윤 후보가 훨씬 유리하다"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국무총리가 맞붙은 2002년 대선을 상기시키며 "지금 윤 후보가 현 상황에서 좀 유리하다고 해서 3월 9일(대선에서) 똑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방심해선 절대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는 "당시 노무현이 후보가 된 다음 서울월드컵 마치고 갑자기 등장한 정몽준이 지지도가 높아진 과정에서 10월 말까지 노 후보가 굉장히 고전했다. 그러다가 11월 통합 후보 등록 직전에 단일화돼서 (노무현이 대통령이) 됐다. 그때만 해도 사람들이 다 이회창이 당선될 거라고 아마 90% 이상 믿었을 텐데 결과는 다른 현상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