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 8명 중 1명 “백신 접종하느니 치료제 먹을 것”…접종률 확대 방해
“치료제 이점 인정하지만, 백신 대체불가…백신만이 감염 예방할 수 있어”
◆…화이자 로고와 경구용 알약 <사진 로이터>
코로나19 백신을 상대적으로 빨리 도입한 미국은 현재 성인 인구의 72%가 백신을 접종했지만, 더는 접종률이 늘어나지 않자 미국 정부는 접종 의무화를 도입하는 등 접종 확대에 애쓰고 있다.
특히 백신 회의론이 확산되면서 일부 보건 전문가는 코로나 치료제가 오히려 백신 접종률 확대를 방해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뉴욕시립대 공중보건대가 미국 시민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8명 중 1명이 백신을 접종하느니 치료제로 치료를 받는 것이 낫다고 응답했다.
조사연구를 이끈 보건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스콘 라잔은 “응답자의 비율이 높은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가 사람들에게 백신을 접종시키기 위한 노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인터뷰한 여러 전염병 전문가들이 코로나19 치료제에 대한 이점을 인정하면서도 백신을 대체할 수 없다는 데 모두 동의했다고 전했다.
베일러 의과대의 피터 호테즈 분자 바이러스학 및 미생물학 교수 또한 “항바이러스제에만 의존한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게임”이라고 경고했으며 조지워싱턴대학의 레나 웬 공중보건 교수 또한 “화이자 치료제는 좋은 소식이지만 백신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화이자 관계자 또한 자사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와 관련해 비슷한 우려를 표했다.
랄프 르네 라이너르트 글로벌 화이자 백신사업부 의학부 사장은 8일(현지시간) “화이자는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모두 매진해야 한다”면서도 “치료제 효과가 좋다고 해서 감염 자체를 막을 수 없으며 백신만이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화이자는 자사의 항바이러스제 팍스로비드가 고위험 성인의 입원 및 사망위험을 89%까지 줄인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지난달 머크사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인 몰누피라비르가 입원 및 사망을 절반으로 줄인다는 결과에 이은 것이다.
한편 우리나라는 내년 2월부터 머크, 화이자, 로슈 등으로부터 경구용 치료제를 단계적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고재영 질병관리청 대변인은 8일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40만4천명분의 경구용 치료제 확보를 결정했고 내년 2월부터 단계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