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광주 5·18 참배 "5·18, 헌법에 반드시 올라가야"

일부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에 추모탑 못가고 입구에서 묵념

"5·18 민주주의 정신의 본질을 왜곡하는 건 비난받아 마땅"

'정치적 자작극 아니냐'는 기자의 물음에 "나는 쇼 안 한다"

윤 후보는 이날 오후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약 30초간 묵념한 후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사랑하는 광주시민 여러분, 저의 발언으로 상처받은 모든 분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입장문을 낭독했다.

윤 후보는 "저는 40여 년 전 오월 광주 시민들이 대민의 민주주의를 위해 피와 눈물로 희생한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의 아픈 역사가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역사가 되었고, 광주의 피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꽃피웠다. 그러기에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오월 광주의 아들이고 딸"이라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슬프고 쓰라린 역사를 넘어 꿈과 희망이 넘치는 역동적인 광주와 호남을 만들겠다. 지켜봐 달라"고 약속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러분께서 염원하시는 국민통합을 반드시 이뤄내고 여러분께서 쟁취하신 민주주의를 계승 발전시키겠다"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오월어머니회 유족 등 일부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에 가로막혀 5·18 민주묘지 추모탑까지 가지 못하고, 추모탑 입구 참배광장에서 묵념했다.

윤 후보는 5·18 민주묘지 입구인 '민주의 문'에 도착해 방명록에 "민주와 인권, 5월 정신 반듯이 세우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윤 후보는 참배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제 발언으로 상처받으신 모든 분들께 사과를 드렸고 또 이 마음은 제가 오늘 이 순간 사과드리는 것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상처받으신 국민,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께 이 마음을 계속 갖고 가겠다"고 말했다.

항의하는 시민들에 대해선 "마음을 제가 십분 이해한다. 제가 우리 오월 영령들의 분향, 참배하면 더 좋았을 텐데 그래도 많은 분이 협조해 주셔서 제가 분향은 못 했지만 사과드리고 참배할 수 있던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광주 방문이 정치적 자작극이라는 말이 있다'는 기자의 물음에는 "저는 쇼 안 한다", '오늘 오신 거로 사과가 끝났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조금 전에도 말했지만 끝나는 게 아니라 이 마음을 계속 갖고 가겠다"고 답했다.

그는 '5·18민주화운동을 헌법에 실어달라'는 이용섭 광주시장의 요구에 대해선 "제 원래의 생각이 5·18 정신이란 건 자유민주주의 정신이고, 우리 헌법가치를 지킨 정신이므로 당연히 헌법전문에 헌법 개정될 때 반드시 올라가야 한다고 늘 전부터 주장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518정신이 자유민주주의 정신이므로 5·18 민주주의 정신의 본질을 왜곡하는 건 비난받아 마땅하고 허용돼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그 본질을 허위사실과 날조로 왜곡하는 건 우리 사회의 자유민주주의 훼손하는 것이므로 그건 허용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10월 19일 부산 해운대구갑 당원협의회에서 "호남분들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이 있다"고 말해 '전두환 옹호' 논란을 촉발했다. 윤 후보는 "김재익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 등 각 분야 인재를 적재적소에 기용해서 내 역량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고, 사흘 후 송구하다는 뜻을 밝혔다.

한편, 이용섭 광주시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광주 시민에게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세 가지 조건으로 첫째 5·18민주화운동 헌법전문 포함, 두 번째 5·18진상규명, 세 번째 역사 왜곡에 대한 당차원의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