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지출 줄었지만 여전히 '확장 재정'
지출·수입 간 격차 커…국가채무 증가세 지속될 듯
"재정 지속하려면…수입 확보 방안 공론화 필요"
KDI는 11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는 구조적 재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국가채무의 가파른 증가세를 적극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예산안의 총수입은 548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7% 늘어난다. 총지출은 604조4000억원으로, 증가율(전년대비 5.0%)로 따졌을 땐 수입보다 낮은 규모다. 다만, 국가재정운융계획(2020~2024년, 589조1000억원)과 비교하면 지출 규모는 커졌다.
경기 회복에 대한 장밋빛 전망에 따라 재정 수입이 예측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내년 예산안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비율은 4.4% 예측된다. 올해 본예산(5.6%)보다 떨어진 규모다. 국가채무비율이 58%를 넘기는 시점도 2024년에서 2025년으로 1년 더 늦춰졌다.
그러나 국가채무가 줄어들 여지는 낮다. KDI는 "총수입 증가세가 상향 조정되었으나, 디지털 경제·탄소중립 등에 대응하고자 총지출도 상향 조정되면서 총수입과 총지출 간의 격차는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계획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재정건전성 관리 방안을 제시해야 한단 목소리다. KDI는 "강력한 지출구조조정 노력을 지속함과 동시에 구조적 재정수요를 충당하기 위한 재정수입 확보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국가채무의 급격한 증가 속도를 통제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에 바탕을 둔 구속력 있는 재정준칙을 마련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KDI는 통화정책과 관련해서 "경기 회복과 물가상승세 확대를 감안해 완화적인 기조를 정상화하되, 가파른 금리인상이 경기 회복을 지나치게 제약하지는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확산, 공급망 교란 등으로 경기 회복세가 견고하지 못한 만큼, 금리인상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단 것이다.
금융정책에 대해선 민간부채의 위험을 줄이려는 노력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다만 KDI는 "가계대출 총량을 단기간에 빠르게 줄이기보다는, 중장기 부채관리 로드맵을 마련하고 자본규제를 강화해서 점진적이고 지속적인 가계대출 안정화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