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정상, 2시간가량 화상 회담…지난 6월 대면회담 이후 약 6개월만
백악관 “바이든, 러 병력 증강에 대한 미와 동맹국 우려 전해”
푸틴, 나토 국경 군사력 증강 언급…“우크라 정세 악화 책임 러시아에 넘기지 말라”
◆…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화상회담을 가지고 있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사진 로이터>
지난 10월 벨라루스 난민 사태에 더해 러시아가 국경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현재 서방국과 러시아의 무장대치 상황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양 정상은 7일(현지시간) 2시간가량의 비공개 화상 회담을 가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의 병력 증강에 대해 미국과 유럽 동맹국들의 깊은 우려를 전했다”며 “군사력 증강 시 미국과 동맹국들이 강력한 경제 및 기타 조치로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이날 양측은 이 외에도 시리아와 미국의 경제 제재, 러시아의 미 기업에 대한 사이버 공격 의혹 등 이견을 가지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화 대부분이 우크라이나 분쟁과 2015년 민스크 합의 이행 부진과 관련된 문제였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이날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와 관련된 상황 악화에 대한 책임을 러시아로 넘겨선 안 된다”며 “나토가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하려는 위험한 시도를 하고 있으며 러시아 국경 인근에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월 벨라루스가 폴란드 국경으로 중동 난민들을 내몰고 러시아가 국경 지역에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현재 서방국과 러시아의 무장대치 상황이 고조되고 있는 상태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르면 내년 1월 말 러시아가 17만5,000여 명의 군 병력을 투입해 우크라이나 국경을 침공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푸틴 대통령의 주장과 같이 러시아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며 나토와 서방국의 위협적인 행동에 대응하고 있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주 러시아 외무부는 라브로프 장관이 이에 “우크라이나를 미국의 지정학적 게임에 끌어들이는 것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지역 내 추가 병력 배치와 관련해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무시된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앞서 푸틴 대통령 또한 나토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배치하고 러시아를 위협할 경우 이에 똑같이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지난 6월 양 정상이 스위스 제네바에서 첫 대면 정상회담을 가진 후 6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외신은 이번 회담을 두고 양측이 서로를 위협의 시작이라고 보는 등 의견 차이를 보이고 있는 만큼 타협할 가능성이 적다고 전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9일부터 이틀간 화상으로 진행되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에는 중국과 러시아가 초대받지 못한 대신 대만과 우크라이나가 참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