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터키주에서만 사망자 80명 확인
바이든, 토네이도 재해에 비상사태 선포
◆…10일 밤(현지시간) 미 중부지역에서 발생한 토네이도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켄터키주의 메이필드시 <사진 로이터>
미국 중부를 강타한 토네이도로 현재까지 사망자가 100명에 육박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까지 확인된 사망자만 94명이며, 그 중 피해가 가장 큰 켄터키주에서만 80명으로 확인됐다. 지난 10일 밤 켄터키, 일리노이, 테네시 등 미국 중부 6개 주에서 최소 30개의 토네이도가 발생했는데, 구조작업이 진행되면서 피해규모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번 재해로 인구 1만 여명이 거주하고 있는 켄터키주 메이필드에서는 법원, 소방서, 경찰서 등의 관공서와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24시간 돌아가던 양초공장이 파괴됐다. 이웃 미주리주에서도 요양원이 무너져 내렸고, 일리노이주의 아마존 물류창고에서도 최소 6명의 근로자가 사망했다. 현재까지 켄터키에서만 최소 5만6천 가구가 정전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네시에서도 7만 가구 이상이 정전상태에 놓였다.
엔드루 버시아 켄터키 주지사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켄터키주에서만 사망자가 최소 80명이 확인됐고 앞으로 100명이상에 이를 것”이라며, 특히 “메이필드시의 양초공장에서는 야근을 하던 110명의 근로자 중 40명만이 구조됐고, 추가 구조자가 나올지는 확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켄터키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대국민 연설에서 “이번 재해는 미국 역사상 가장 큰 토네이도 중 하나일 것”이라며 “피해 구조와 복구 지원에 총력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통상적으로 추운 겨울에 토네이도 발생이 드물지만, 최근 이례적으로 중서부 지역의 한랭전선에 따뜻한 공기가 충돌하며 이 같은 토네이도가 발생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빅터 겐시니 노던일리노이대 대기 과학 교수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온도와 습도로 극단적인 기상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도 “이번 일은 분명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의 결과일 것”이라며 “미국 환경보호국에 기후변화가 이번 토네이도에 어떤 역할을 미쳤는지 조사할 것을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 역대 발생한 가장 최악의 토네이도는 1925년 미주리에서 발생했다. 당시 총 219마일(약 352km)을 휩쓸며 모두 695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로이터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