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법무성, 살인죄 등 강력범죄 사형수 3명에 대해 사형 집행
◆…취임 3개월 째를 맞는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사진 로이터>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취임 후 첫 사형 집행이 이뤄졌다. 21일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법무성이 2년 만에 사형수 3명을 처형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사형 집행은 아베 신조 전 총리 집권 당시인 2019년 12월 26일 중국인 웨이웨이를 처형한 이후 2년 만이다. 웨이웨이는 2003년 6월 후쿠오카의 한 옷가게에 침입해 주인 및 일가족 4명을 살해하고 인근 앞바다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21일 집행된 사형수 중 한 명은 2004년에 친척 7명을 칼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사형 선고를 받은 65세 남성이다.
일본이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집권 초기에 사형을 집행한 건 최근 일본을 충격에 빠뜨린 전동차 방화와 병원 방화 등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묻지마 사건에 대해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에서는 지난 10월 31일 운행 중이던 게이오센 전동차에서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조커’복장을 한 24세 남성이 흉기를 휘두르고 불을 질러 17명이 다쳤다. 이틀 전인 지난 20일에는 오사카 도심 병원에서 60대 남성이 방화를 일으키고 건물 안에 있는 사람들을 탈출하지 못하게 일부러 출구를 막아 2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일본은 선진국 중에서 드물게 아직도 사형을 집행 중인 나라다. 특히 일본에서 사형은 교수형으로 처형되며 집행되기 바로 몇 시간 전이 돼서야 수감자들에게 사형 집행이 통보된다. 인권단체들은 사형수들에게 ‘마지막 날’을 미리 알려주지 않아 가해지는 인권 유린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지난 11월에는 이런 관행에 대해 2명의 사형수가 관행을 바꾸고 피해를 보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루카와 요시히다 일본 법무상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 검토한 뒤 사형 집행 명령을 내렸다”며 “법치국가의 법 집행은 엄정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기하라 세이지 정부 부대변인은 “흉악범죄가 끊이지 않는 상황을 고려할 때 사형제 폐지는 적절치 않다”며 “국민 대다수도 극악무도한 범죄에 대해서는 사형이 불가피하다고 보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2019년 11월 일본 내각부가 전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1572명(응답자)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 따르면 사형제가 불가피하다는 답변을 한 사람이 80.8%에 달했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14년에 비해서도 0.5%P 상승한 수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