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초과이익 환수조항', 故 김문기 외 4명 회의 후 삭제

장혁진(KBS) 기자, '대장동 개발사업 협약서' 4개 버전 입수해 의혹 설명

최초 버전엔 '성남도개공은 추가 배당·비용지출 요구 할 수 없다' 기재

2015년 5월 27일, 기존 ‘환수조항’→7시간 후 삭제된 문서 전달돼

"故 김문기, 사망 전날 정민용 변호사 기소되는 등 압박감 느꼈을 것"

이재명 후보, 2015년 1월 호주 출장 눈여겨볼 부분...李, 김문기 나중에 알아 부인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과 관련 사업계약 협약서 내용 중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 여부와 관련해 협약서 최초 버전에는 ‘어떠한 경우에도 도개공사는 추가 배당이나 뭐 추가 비용 지출 요구할 수 없다’고 기재되어 있지만 최종 수정본에는 이 부분이 삭제되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장동 관련 취재를 담당하고 있는 KBS 장혁진 기자는 24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 “5월 27일 오후 5시 50분쯤에 김문기 팀장이 다시 전략사업팀에 문서를 보낸다. 이 사업협약서에서는 환수조항이 삭제됐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장혁진 기자는 “(사업협약서) 최초 버전을 보면 13조가 핵심인데 그 13조가 출자금 회수 및 배당 조항이다”라며 “여기보면 이제 ‘어떠한 경우에도 도개공사는 추가 배당이나 뭐 추가 비용 지출 요구할 수 없다’ 이렇게 돼 있다”라고 최초 버전을 제시했다.

그 최초 버전을 보면 13조가 핵심인데 그 13조가 출자금 회수 및 배당 조항이에요. 이게 보면 이제 ‘어떠한 경우에도 도개공사는 추가 배당이나 뭐 추가 비용 지출 요구할 수 없다.’ 이렇게 돼 있어요.

이 문서는 성남의 뜰에서 작성한 것이므로 자신들에 굉장히 유리한 그런 조항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하지만 이후 성남의 뜰과 성남도개공과의 사업협약서 체결을 위한 회의에서 개발1팀(김문기 팀장)이 만든 사업협약서 버전에는 ‘초과이익환수조항’이 기재돼, 성남의 뜰에 불리한 조항으로 변경되어 있음을 확인했다.

장 기자는 두 번째 버전 파일명은 5월 22일로 돼 있지만 최종 수정본은 5월 26일 오전 10시 37분으로 돼 있는 점을 설명한 뒤, 이 건이 화천대유 쪽으로 승인이 난 것임을 강조했다. 그는 이를 두고 사업 체결이 된 것은 아니며 최종 사업체결은 6월 14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5월 26일에 성남의 뜰이랑 성남도개공이 모여서 사업협약서 체결을 위한 회의를 열었고, 그 회의를 위해서 만들어진 문서”라면서 “개발사업 1팀, 김문기 팀장이랑 실무자들이 성남도개공 초안을 받고 본인들이 나름대로 수정을 한 문서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 문서에는 중요한 것이 초과이익환수조항이 들어갔다는 거”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과이익환수조항에 대해서 “대장동 사업에서 예상보다 많은 이익이 발생했을 때 그 이익을 성남도개공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라면서 “그러니까 이 조항이 있으면 도개공에게 좋은 거고 성남의 뜰 측에는 좀 불리한 그런 조항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세 번째 버전 사업협약서 문서에는 이 ‘초과이익환수조항’이 빠지는데 5월 26일 성남의 뜰과 성남도개공 회의 땐 ‘환수조항’이 살아 있었고, 그다음 날인 27일 오전 10시 반 쯤에 개발사업 1팀의 실무자가 김문기 팀장에게 결재를 올렸고 김 팀장이 전략사업팀(정민용 변호사 근무)에 문서를 보냈지만 회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아무 회신이 없다가 5월 27일 오후 2시에 또 회의가 열린다. 김문기 팀장이랑 정민용 변호사(남욱 변호사 추천) 그리고 김민걸 팀장(정영학 회계사 추천) 이 4명이 참석한 비공식 회의가 열린다”며 “그 회의가 있고 난 뒤 오후 5시 50분쯤에 김문기 팀장이 다시 전략사업팀에 문서를 보낸다. 이 사업협약서에서는 환수조항이 삭제됐다”고 부연설명했다.

장 기자는 “그렇다면 이제 5시 50분에 (환수조항) 삭제가 됐는데 이게 오전 10시에는 살아 있었다”면서 “그래서 소위 얘기하는 7시간 삭제 의혹인 건데, 그렇다면 언제 정확하게 삭제가 됐느냐가 또 궁금한 부분이다”라고 삭제 배경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일단 정확하게 언제쯤 삭제가 됐을까 그걸 보면 저희가 입수한 문서에 보면 세 번째 버전”이라면서 “그게 5월 27일 오후 한 3시 9분경에 최종 수정된 문서가 있는데 거기에 이제 환수조항이 삭제된 것으로 나온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렇다면 이제 이거는 어떻게 추론을 할 수 있느냐? 오후 2시에 회의가 있었다고 했잖아요. 그 회의 직후에 삭제된 거라고 볼 수 있는 거”라고 단언했다.

그는 또한 “그래서 이제 이런 일련의 흐름들을 보면 환수조항이 삭제된 경위를 좀 더 디테일하게 살펴볼 수 있는 것”이라면서 “그때 당시 이제 사장이 누구였냐 하면 유동규 본부장이 직무대리를 맡고 있었다”고 일단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의혹을 제기했다.

아울러 “2015년 2월, 그러니까 이 일이 벌어지기 한 석 달 전쯤에 이른바 사퇴 강압 의혹이라고 해서 황무성 사장이 퇴직을 하고 3월경부터 유동규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를 맡고 있었다”면서 “그래서 당시 유동규 본부장이 사장 직무대리로서 시의회로 출석도 하고 성남시와 소통도 하고 또 이런 업무를 맡고 있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 기자는 고인이 된 김문기 처장이 왜 이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일까라는 의문 제기엔 “당시 김문기 처장을 가까이서 봤던 지인들과 경찰 뭐 이런 분들을 취재했었다”면서 “김문기 처장이 검찰에 4차례 그리고 경찰에 2차례 이렇게 참고인 소환 조사를 받았다. 극단적 선택의 배경으로 추측할 수 있을 만한 정황들이 좀 보인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우선 사망 전날 정민용 변호사가 기소됐다. 그런데 이 정 변호사는 남욱 변호사, 김만배 씨 이분들 공소장에 민간사업자 선정할 때 점수를 몰아줬다 이런 부분으로 적시가 돼 있는데 거기에 김문기 씨도 같이 나온다”면서 “그러니까 그것을 봤을 때 자신도 공범으로 기소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하셨던 것 같다”고 추론했다.

또한 “그리고 김문기 씨가 오늘 오전에 보도가 나왔지만 한 변호사를 한 달 전쯤에 선임했는데 변호사도 기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런 의견을 전달했다고 한다”면서 “그런 점에 있어서... ”라고 부연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초과이익환수조항을 사전에 인지·묵인·승인한 사실이 없다고 한 부분에 대해선’ “지금 환수조항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의 최종 입장은 이게 삭제가 아니다. 간부들 선에서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렇게 해명을 하고 있다”면서 “사실 이 환수조항에 대해서 이재명 후보가 인지했냐, 어떤 지시를 내렸냐 이게 핵심이다”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측에서 이 후보와 김문기 처장의 호주 동반출장 사진도 공개한 점에 대해선 “제가 생각했을 때도 뭐 언제 알았냐 이거는 중요한 부분은 아니다”라면서 “이제 다만 호주 출장이 2015년 1월이었는데 이거는 좀 눈여겨볼 부분”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김문기 전 처장과 해외출장 때 찍은 사진들이 잇달아 공개되고 있는 점에 대해서 "우리가 놀러간 게 아니고 공무상 출장을 트램(전차) 때문에 그 사업을 하는 게 도시공사라서 같이 간 것"이라며 "하위 직원이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당연히 저를 기억하겠지만 저는 기억에 남지 않는 사람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검찰에 기소돼서 ‘대장동에 5천500억을 벌었다’라고 했더니 ‘가짜다’라고 기소당했지 않았나? 허위사실 공표로"라며 "그런데 제가 대장동 개발사업의 구체적 내용을 잘 몰라서 내용 파악을 하느라고 제일 잘 아는 사람을 연결을 해 달라고 해서 연결된 사람이 (김문기)이분이었다"고 경기지사 때 김 처장을 알게 됐다는 종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나중에 알게 됐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통화를 제가 그때는 상당히 많이 했다. 설명을 그 사람한테 다 들었으니까. 그렇게 알게 됐는데 그 전에는 제가 존재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성남시장 때 해외출장을 함께 갔지만 당시엔 친숙도나 친밀감이 없어 기억에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이에 진행자가 ‘2015년이면 오래 되지 않았고 일행도 11명밖에 없다 보니까 이재명 후보처럼 기억력 좋으신 분이 어떻게 모를 수가 있느냐? 뭐가 불리해서 모른 척 하는 거 아니냐?는 얘기도 나왔다’ 하자 “그게 직원이라는 사실은 명백하고 또 제가 재판 때 가장 잘 아는 사람이어서 제가 그 사람한테 여러 차례 전화로 다 물어봤던 사람이다라고 얘기했는데 그거를 뭘 부인하겠나”라면서 “기억에 있냐 없냐보다는 그 당시 실무자라는 사실. 또 그 업무를 맡은 가장 잘 아는 사람이라는 사실은 제가 제 입으로 얘기한 거”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그러면서 "누군지 제가 그분과 자주 전화했기 때문에 전화번호부에는 입력되어 있는데, 그런데 그 사람이 그 사람인지 연결이 안 된다"고 군색한 해명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