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헝다, '엎친 데 덮친 격'…아파트 39개동 건설 도중 철거해야


채무불이행 사태로 자금난 위기에 휩싸인 중국의 부동산 개발 회사 헝다 그룹이 3일(이하 현지시각) 중국 지방 정부로부터 건설 중이던 39개 아파트 시설물을 전부 철거하라는 명령을 통보 받았다고 전했다.

최근 헝다 그룹은 300억 불에 달하는 부채를 상환하지 못해 디폴트 처분에 놓인 것에 이어 홍콩 증시에서는 거래가 중지되기도 했다. 회사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경기장 등 공사 중이던 토지들도 매각하는 중이었으나 다시 한 번 아파트 철거 명령을 받게 돼 부담이 가중된 것이다.

철거 명령을 받은 아파트 공사는 중국 하이난섬에 위치한 '하이화다오' 인공섬에서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화다오는 헝다가 하이난성 단저우시 해안에서 600m 가량 떨어진 바다를 매립해 꽃모양을 본따 만든 세계 최대의 인공섬이다.

헝다는 약 29조9000억원을 투자해 이 인공섬에서 컨벤션, 박물관, 테마파크, 쇼핑센터, 영화촬영장, 리조트, 아파트 등을 짓는 사업을 진행 중이었다. 39개 전체 건물 철거 시 약 1조44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된다.

철거 명령을 받은 아파트는 주거 전용 지역인 하이화다오 인공섬 2호에 위치해 있으며 총 건축면적은 43만㎡에 달해 약 2000 세대가 넘는 규모로 알려졌다.

하이난섬 관할 중국 지방 정부는 도시계획법 위반을 이유로 철거 명령 사유를 밝혔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제기돼 왔던 환경파괴 논란과도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2019년에도 화이화다오 인공섬 전역을 대상으로 조사단을 꾸려 건축물 공사에 불법 행위가 발견된 것을 지적해 헝다 그룹에 약 402억원의 벌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헝다 그룹은 아직까지 철거 명령에 대한 정확한 사유를 설명하는 사측 입장문을 밝히지 않은 상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