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를 명령하신다면 어떤 지위에도 복귀하겠다"
보수 유튜버 저격 "자격시험이 제 사람 꽂아 넣기냐"
'내부총질' 비판엔 "결코 당 안의 일을 얘기 안 했다"
"연습문제, 후보와 저의 공동선거운동 모습 보였을 것"
"의총에 쏠린 젊은세대의 눈길, 나도 알고 의원들도 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이준석의 복귀를 명령하신다면 지정해 주신 어떤 지위에도 복귀하겠다"고 말했다. 자신의 사퇴촉구를 결의하기 위한 의원총회에서 역으로 선대본부 참여 희망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통해 "저한테 선대위 복귀요청이 많이 들어왔다. 정치적으로 민망한 상황을 극복하며 복귀할 수도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자신이 지난 2주 동안 선대위에 돌아오지 못한 이유로 '2030 세대결합론'을 다시 한번 꺼내 들면서 "제가 이 당의 선거업무에 복귀할 때는 제가 단순히 개인의 책임감에 의해 복귀하는 모양새보다는 당이 다시 젊은 세대가 지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변해 그들이 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혹자는 '2030을 이준석이 인질 삼아 본인의 정치적 목표를 실현한다'고 얘기할지 모른다. '지방선거에서 이준석이 득세를 위해 난동을 부린다'는 유튜버들에게 반박하겠다"며 자신이 지방선거 공직후보자 기초자격시험을 도입한 목적이 뒤로는 문제를 빼돌려 자기 세력을 꽂아 넣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보수 유튜버들을 직격했다.
이어 "저를 가까이서 보신 분들, 조강특위에 참여하신 모든 분들, 인사과정에 참여한 분들은 아실 것"이라며 "제가 단 한 분이라도 경선 아닌 방식으로 사람을 꽂은 적이 있느나" "제가 당대표로서 행사할 수 있는 인사권을 공정하지 않은 방식으로 행사한 적이 있느냐" "지방선거에 대해서 시험을 친다는 게 어떻게 제 사람을 꽂아 넣고 지방선거를 장악하겠다는 의미가 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을 향한 '내부총질' 비판을 먼저 언급하며 "저는 결코 당 안의 일을 밖에 얘기하지 않는다"며 "제가 신문기사 제목을 다 정리해봤는데 '선대위 개혁하라'는 말 외에 언론에 나가서 당 안의 일을 이야기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선대위 문제를 지적하는 것은 '내부총질'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항변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6일 오전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 여의도역 5번 출구 앞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표가 "그 표현이 불편하셨다면 말씀하시면 된다"고 말하자 김정재 의원을 비롯한 일부 의원이 "불편합니다"라고 외쳤다. 이 대표는 이러한 항의에는 반응하지 않은 채 "그건 비단주머니와 같은 용어"라고 말을 이어 나갔다. 이어 "기분이 나쁠 수 있지만 그것대로 이뤄졌다면 언론 관심도가 높은 상황에서 후보와 저의 공동 선거운동 모습을 보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언론의 관심이 주목되는 많은 파격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 그 파격적인 변화는 오히려 후보께서 본인의 변화를 만들어 내는 거라고 하기엔 가혹하다. 후보는 그런 존재가 돼선 안 된다. 후보는 항상 당 최고 지도자로서 주변 사람이 만들어준 분위기 속에서 가장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여러 개의 판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가 지난 서울시장 선거 이후 우리에게 왔다고 착각했던 그 지지층은 4년 전 문재인 열혈 지지층이고 우리를 탄핵으로 내몰았다"며 "그들이 가장 먼저 문재인 정부에 의구심을 품고 반발했던 계기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 단일팀 문제'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십수년간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노력했던 우리 선수들의 의지를 '나랏일을 위해 당신들이 포기해라'라는 가치만으로 꺾어버리려고 했는가에서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선수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이번 선거 국면에서 이렇게 표현드리겠다. 저에게 많은 설득을 해주시고 저를 아끼는 많은 의원들이 당내 갈등을 조속히 해결하라는 바람 속에서 당을 위해 이 대표가 마음을 접어두고 '선당후사'를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외람되게 그 방법론에 동의하지 않은 것도 많았지만 어쩌면 제 나이대쯤 되면 '당을 위해 네가 희생하라'는 애초 들리지도 않는 표현이고 '당을 위해 무조건 따르라'는 표현도 설득 방법이 아니었을 것"이라며 강조했다.
이 대표는 "우리가 젊은 세대에게 최근 들어 지지율 고전을 겪는 이유는 그들에게 와닿지 않은 명분 하나만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라며 "'너 그래서 이재명 찍을 거야?' '문재인 정부 연장을 바라니?' '너 정권교체 안 할 거야?' 이 말로 계속 접근했을 때 젊은층 지지를 회복할 수 없다" "우리 당이 최근 40%대 중반 지지율까지 올라갔을 때 자유한국당 시절에 비해 더 얻은 건 젊은층의 기대감이 없고 젊은층의 정치참여 효능감이었다"고 주장했다.
◆…6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참석 의원들이 이준석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존경하는 의원님들이 의견을 모아 이준석 복귀를 명령하시면 저는 지정해주신 어떤 직위에도 복귀하겠다. 하지만 그 방식으로는 절대 우리가 대선 승리를 위해 확보해야 하는 젊은 층 지지는 제가 같이 가져가지 못한다"며 "지금 오늘 이 의총 자리에 젊은세대의 눈이 쏠린 거 저는 알고 있다. 의원분들도 아실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