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보좌역들과 '변화와 쇄신' 간담회... 청년간담회서 불거진 '폰석열' 논란 사과
尹 "2030,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한 세대... 청년 행사는 청년에게, 국민 현혹 않겠다"
이준석 갈등 해결 촉구 목소리엔 尹 '묵묵부답'... 펨코·#청년의꿈 '눈팅' 추천 받아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청년보좌역들과의 간담회에서 청년보좌역들은 "이준석 대표와 같이 가셔야 한다", "꼰대 이미지 굳어지고 있다", "정권교체 여론 절반에 가까운데 윤석열은 패배를 향해 가고 있다"라며 윤 후보를 바로 앞에 두고 거침없는 돌직구를 던졌다.
한 시간 가량 이어진 간담회에서 청년들은 윤 후보에게 청년들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할 것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의 갈등을 조속히 봉합해 정권교체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
앞서 선대위는 지난달 심사를 통해 청년보좌역들을 선발했다. 이들은 선대위 산하 본부와 부서에 배치돼 공약개발 등에 목소리를 내왔다. 윤 후보는 집권 시 청와대와 모든 정부 부처에 청년보좌역을 배치하겠다는 공약을 낸 바 있다.
이날 윤 후보는 모두발언에서 "지금 2030 세대들이 단군 이래 가장 똑똑하다"라고 추켜세우며 지지를 촉구하고, 전날 기존 선대위 국민소통본부가 주최한 청년간담회 행사에 참석하기로 되어있던 윤 후보가 '스피커폰'으로 인사만 한 것에 그친 '폰석열' 논란에도 사과했다.
간담회 동안 윤 후보는 청년보좌역들의 쓴소리를 노트에 일일이 메모하며 경청했다.
◆ 청년보좌역들 "2030 지지율 위해선 이 대표와 같이 가셔야 한다"
이날 청년보좌역들은 주로 이준석 대표와의 갈등 상황을 비판했다.
전날 당 국민소통본부 주최 청년회의 후 청년보좌역 직에서 사퇴한 곽승용 씨는 "이 대표는 2030 지지율을 끌어오는 방법을 알고 계시는 것 같다. 이 대표와 같이 가셔야 한다"며 "밖에서(의원들 사이에서) 당 대표 탄핵(사퇴)시위도 하고 결의안이 나왔다고 하는데, 저는 그걸 보고 '선거 지려고 작정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곽씨는 윤 후보가 2030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로 '에프엠코리아'(펨코)와 홍준표 의원이 개설한 플랫폼 '#청년의꿈'을 추천했다.
곽씨는 "두군데 직접 가셔서 보시면은 이들이 왜 국힘을 지지하는데 후보님 지지 않는지 그 이유를 매일같이 올라오므로 '눈팅'하는 것을 추천드린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보좌역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페미니즘 본체라 할 민주당 선거캠프에선 페미니즘 관련 메시지가 단 하나도 나오고 있지 않다. 철저히 입단속 하는 것"이라며 "표가 안 되니 더이상 페미니즘을 하지 않겠다는 야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직능본부 이윤규 보좌역은 당사 밖에서 진행된 탄핵 시위를 거론하며 "시위하시던 분들이 국회 치고들어갈 때 마주한 선거 결과 대패였다"며 "윤 후보가 나가서 저분들을 설득하라. 저 모습을 보고 그대로 가신다면 후보가 암묵적으로 동의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총괄특보단 한상현 청년보좌역은 "오늘 사태, 그리고 어제 사태를 보면서 한 번쯤 누군가는 직언을 드려야 한다고 생각해서 이 자리에 섯다"며 "여전히 정권교체 여론이 과반을 넘었지만 지금 후보는 눈앞에 보이는 패배를 향해 가고 있다"고 직언했다.
정책본부 김동욱 청년보좌역은 "지금 후보의 이미지가 꼰대이자 수동적인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다"며 "국가를 쇄신하겠다는 야당 후보다운 모습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홍보본부 염정우 보좌역은 "홍준표와 유승민을 끌어안아서 대승적으로 함께 하는 모습을 국민은 기대한다"며 "삼고초려가 필요하면 하셔야 한다"고 말한 뒤 "오늘 간담회에 참석하지 않은 이 대표도 원(won)팀 정신으로 남은 선거 기간을 함께 해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윤 후보는 이 대표와의 갈등 해결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 윤 후보 "청년 목소리의 판단이 더 정확해... 표심만이 목적은 아냐"
윤 후보는 앞서 모두발언에서 "국민들에게 보내드리는 메시지도 청년들이 검토하는 것이 경험이 많고 이쪽에서 오랜 세월 일했던 사람들보다도 판단이 더 정확하다"며 청년들의 혜안을 추켜세웠다.
그는 "사람이 자기가 사회에서 어떤 형식이든지간에 어느 정도 딱 자리가 잡혀버리면 남의 생활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나와 내 가족,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얼마나 성취를 이룰 건지에 더 관심을 갖게 된다"며 "그런데 우리 청년세대는 사회 어떤 분야에 진출하더라도 준비단계에 있고 변동의 여지가 많고 남의 삶에 대해서 관심 많아 다른 걸 바꿔보려는 생각을 한다"라고 말했다. 청년 세대만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의제 설정 능력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간담회의 목적이 젊은층의 표심잡기가 아니라고도 밝혔다. 윤 후보는 "여러분 이야기를 듣는 것이 2030 표심을 잡는다 그런 뜻이 아니다"라며 "승리를 위해 물불 안 가리고 실현 가능성이 없는 것을 내던지며 국민을 현혹하는 것은 안 하겠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청년보좌역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할 수 있는 처분을 다 하겠다"며 청년들 앞에 거듭 고개를 숙였다.
◆…<사진=6일 국민의힘 중앙대학생위원회 운영방에 소속됐다고 밝힌 한 제보자가 기자에게 보낸 단체카톡방 메시지 캡처>
메시지에서 한 보좌역은 "이번 선거, 국민의힘에서 나무토막을 내보내도 이긴다고들 말하던 선거이다"라면서 "여전히 정권교체 여론이 과반에 가깝고 당 지지율은 여당을 앞선다. 그런데 지금 후보께서는 패배를 향해 달려가고 계신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는 동료 청년보좌역이 절망감에 대선 승리를 위한 마지막 제언으로 후보교체를 외치며 사퇴했다"며 "이석기를 석방하자던 신지예 부위원장도 품으시면서 이준석 당대표는 왜 내치시느냐 청년들은 이렇게 묻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는 "간담회에서 나온 절박한 목소리들 많이 들어주시면 감사하겠다"라며 "후보의 면전에서 재신임까지 논한 만큼 대학생위원회 중앙운영위원직 역시 사퇴하겠다. 그동안 폐가 많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