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 있을 내용들을 가처분 신청 인용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막아"
"미접종자 가장 많은 연령대, 소아청소년...오미크론 유행시 감염자 늘 가능성 높아"
"최악의 시뮬레이션 결과, 2월 말이나 3월 초 하루 확진자 9만명까지 예측"
◆…지난 15일 오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QR코드 검사 접수에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대신해 접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19일 법원의 방역패스 효력 정지 결정에 대해 "법원의 경솔한 판단이 아니었나,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사실 이견이 있을 만한 내용들을 가처분 신청 인용이라는 소위 극단적인 방식으로 방역 정책을 좀 막은 것 자체는 법원의 경솔한 판단이 아니었나"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 내 청소년 방역패스를 중지하라는 법원 결정에 방역 당국은 즉시 항고하고, 기존 정책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방역 당국이 청소년 방역패스를 유지하려는 이유에 대해 이 교수는 "오미크론 변이의 유입 상황 때문"이라며 "미접종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가 청소년하고, 아예 접종을 시작하지 않은 소아 연령대가 많다. 오미크론처럼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가 돌면 청소년과 소아에서의 감염자가 아주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 유럽 사례를 보더라도 확진자가 늘어나면 청소년과 소아에서의 사망자, 중증 환자, 다기관염증증후군 같은 후유 장애를 앓게 되는 경우들도 늘어날 수 있어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이 아이들 건강에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오미크론 유행 상황에 대해 이번 주초부터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7~9월에 델타가 한창 유행할 때 4단계 거리두기 했던 것보다 지금의 거리두기가 더 강화됐다. 지난주 만약 델타의 영향만 있었다면 2천명대 수준까지 떨어졌어야 한다"며 "지난주 이미 4천명대 정체를 보인 것 자체가 이미 오미크론의 영향으로 보고 있다. 주말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주말에 감염재생산지수가 1을 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거의 5800여명 정도 나오는 걸로 예상되고 있는데. 지금 속도면 오미크론 변이에서 매우 빠른 속도로 이번 주, 다음 주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는 미접종자도 꽤 되고, 미접종인데 감염된 적도 없는 분들이 꽤 많아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유행했을 때 미접종자 중심 확산, 그다음에 접종자 중에서도 돌파감염 사례들이 같이 겹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제가 3개 그룹의 시뮬레이션 자료를 확인했다"며 "(통상적인 시뮬레이션 결과는) 2월 중순에 2만명 이상, 최악의 시뮬레이션 결과를 보인 데는 2월 말 또는 3월 초에 9만명까지 확진자가 늘어날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오미크론 변이가 정점을 지나서 오는 3월부터 코로나 방역 규제 해제 방안을 검토 중인 영국과 우리나라 상황은 절대 비교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영국은 이미 전체 감염자가 전 인구의 3분의 1 정도가 감염된 상황이고 사망자가 15만 명을 넘어섰다"며 "전반적으로 거의 모든 분들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백신으로든 감염돼서든 다 한번 경험한 상황이다. 유행 상황을 겪은 게 너무 커 유행 상황이 빨리 잦아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현재 감염자 수가 전 인구의 1.5%밖에 안 되고, 백신 접종이 그나마 높은 상황"이라며 "아예 (백신을) 맞지도 않고 아예 (코로나19에) 걸리지도 않은 사람들이 몇백만명 있는 상황이다. 오미크론에 감염만 되더라도 하루에 몇만명씩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이 몇 달 이상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덧붙여 "만약 영국이나 프랑스처럼 방역을 어느 정도 포기한 상황으로 진행하게 되면 2년 동안 영국이나 미국이 경험한 상황을, 우리나라는 3~6개월 사이에 경험할 수도 있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