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치러진 제43회 세무사 자격1차 시험에서 영어과목과 관련해 5문제의 중복출제와 1문제 누락이라는 사상 초유의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진 가운데, 이같은 사태가 왜 벌어졌는지에 대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구조적인 문제라면 앞으로 또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며, 단순 실수라고 하더라도 누가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하는지 따져봐야 하기 때문.
이와 관련 국세청은 15일 "영어과목 B책형 문제가 인쇄될 당시 현장에는 인쇄상태를 점검하기 위한 국세청 공무원이 없었다"며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문제의 원인은 인쇄소에서 마지막으로 B형 1교시 문제를 인쇄하면서 종이로 된 인쇄판 일부가 손상됐기 때문.
당황한 인쇄소 직원은 손상된 부분으로 인해 B형 마스터(인쇄판)을 다시 제작해야 했으며, 이 과정에서 B형 문제에서 빠진 부분을 A형 책형 문제에서 뽑아내 갖다 붙이면서 B형 문제책 41-44페이지가 A형으로 인쇄돼 1문제 누락과 5문제 중복이라는 문제가 발생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전체 문제 과목 중 B책형 1교시 문제가 마지막으로 인쇄되기 직전까지 모든 시험문제가 제대로 인쇄되는지 현장에서 지켜봤다"며 "더 이상 문제가 없겠다 싶어 마지막 인쇄과정은 지켜보지 않았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현장에서 국세청 직원이 끝까지 지켜봤더라면 인쇄소 직원이 마음대로 문제를 오려다 붙이는 결과를 낳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설명.
국세청은 또 "인쇄소 직원 역시 인쇄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음에도 별도로 국세청에 알려주지 않았기 때문에, 시험직전까지 인쇄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시험을 관리하는 국세청에서는 시험당일 시험개시 30분 전인 9시 30분에야 인쇄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고, 이를 수습하려 했지만 때가 너무 늦어 그냥 시험을 치르게 할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김경원 국세공무원교육원장은 "이번 출제오류는 인쇄소의 오류와 담당직원의 미확인에 기인한 것"이라며 "수험생 비롯한 모든 사람들에게 머리 숙여 사죄 드린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이어 "2차 B형 문제와 관련해선 수험생들이 2차 시험에 최대한 지장이 없도록 빠른 시일 안에 재시험을 치르겠다"며 " 시험시행을 담당한 국세공무원교육원장으로서 관련된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