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김혜경' 거대여야 대선 후보 배우자 '대국민 사과' 초유의 사태 발생
국민의힘 "김혜경 사과, 위장 사과"... 더불어민주당 "대국민 사기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배우자 김혜경씨(왼쪽 사진)가 9일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도 지난해 12월26일 대국민 사과했다.［사진=YTN방송, 연합뉴스 제공 사진 합성］
9일 국민의힘은 이양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 명의 입장문을 통해 "장시간 치밀한 계획 하에 지속되어 온 범죄행위에 대한 동문서답식 사과를 국민들께서 어떻게 지켜보셨겠는가"라며 "구체적으로 해명하지 않는다면 국민의 분노와 의구심을 결코 잠재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혜경씨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며 "저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들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며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이 수석대변인은 "국민들은 의혹이 증거와 함께 사실로 공개된 이후에도 (김씨가) 거짓말을 했다는 점에 분노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이 후보와 배우자 김씨 등이 국고로 11년간 사적 비서를 채용해 가사 등을 전담시키며 국민들의 혈세를 사적 용도로 유용해 왔고, 그런 과정에서 제보자에 대한 갑질과 괴롭힘이 지속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경기도 공무원들의 사적 비서 활용, 업무추진비 등 공적 자금 유용, 대리 처방, 관용차 사적 사용 등 어느 사실관계도 밝히지 않았다"며 "수사, 감사를 핑계로 선거일까지 시간을 끌겠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또다른 의혹을 제기했다.
장순칠 국민의힘 선대본부 부대변인도 이날 논평을 통해 이날 김씨의 사과를 '위장 사과'라고 비판했다. 시기적으로 등 떠밀려서 마지못해 한 사과라며 지난 2일 비서 배모씨의 입장문과 다를 바 없음을 지적했다.
그는 특히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한 김씨의 사과의 진의를 살펴보면 여러 불법행위들을 인정하고 성실히 수사에 임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 아니다“라며 ”떳떳하니 수사와 감사를 통해 그런 사실이 없다는 진실을 밝히겠다는 것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해 12월 26일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씨가 자신의 허위경력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신파 코미디", "대국민 사기극", "막장 기자회견" 등 원색비난을 퍼부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기본이 안 된 기자회견"이라며 "사과를 하러 나왔나? 러브스토리, 하소연을 들려주러 나왔나?"라고 힐난했다. 이어 "한마디로 신파 코미디 같은 황당 기자회견"이라며 "국민들은 사과를 빙자한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러브스토리, 하소연, 가정사를 들어야 했다"고 비난했다.
김용민 의원도 "우선 사과가 아니라 처벌을 받아야 한다"며 "사과도 진정성 있는 사과가 아니라 국민을 기만한 쇼에 불과"라고 가세했다.
장경태 의원 역시 "대국민 사과를 하는 자리에서 남편에게 사과를 하는 이런 막장 기자회견은 처음 본다"며 "'대국민 사과'도 '개사과'처럼 하면 된다는 국민 무시 태도가 깊게 깔려 있는 것을 재차 확인한 기자회견"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사용,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을 제보한 전 경기도 비서실 7급 공무원 A씨는 이날 김씨의 기자회견후 측근을 통해 언론에 발표한 입장문에서 “국민들이 어떻게 보셨을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론 진정성이 느껴지지도, 본질을 관통하지도 못한 기자회견이었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이날 밤 CBS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김씨의 사과 기자회견에 대해 “이걸 사과라고 했나 화가 나더라. 너무 성의가 없고 본질을 다 피해갔다”며 “이런 식의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고 질타했다.
진 전 교수는 김씨의 사과가 문제의 본질을 다 피해가고 배씨 갑질의 문제로 프레임을 잡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그러면서 “문제의 핵심은 배씨라는 사람이 사실상 몸종의 역할을 한 것”이라며 “사실상 국가의 녹을 받는 공무원을 사노비처럼 부린 사건이다. 그것도 5급하고 7급 둘씩이나. 이게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나아가 “이는 한마디로 약 올리는 것. ‘캐치 미 이프 유 캔(Catch me If you can)’ ‘나 잡아봐라’ 거의 이런 식”이라며 “제가 볼 때는 빵점, 오히려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한다”고 평가했다.
진 전 교수는 이전 김건희씨 논란과 관련해선 윤 후보에게 "중요한 것은 문제가 된 경력들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져 실체적으로는 허위라는 사실. 그런데 그것을 인정하지 않고 상대의 공격 중에서 과도한 부분만 부각시켜 허위경력이 부분적으론 진실이라고 우기는 태도를 버리지 않고 있다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