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준 "뉴노멀위원장?, 농담으로 한 얘기... 노욕 안돼"

윤석열 '인사 원칙'엔 비판... 이재명엔 "어떤 문제 나와도 자기 의견 있다" 호평

MB정권의 '강부자-고소영 내각' 언급하며 "역대 대통령 인사 실패 사례 많아"

대통령 기준 "전대미문 변화 대응 위한 제도·운영원리 바꿀 수 있는 역량 갖춰야"

尹의 전 정권 적폐수사 발언에는 "원론적 얘기를 지금 이 타이밍에 왜 언급?"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만난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이 이재명 캠프 '뉴노멀시대준비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맡기로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 "농담조로 맡아줄 거냐고 묻길래 더 농담조로 '나 실업자니까 시켜주면 좋죠'라고 했는데 브리핑하는 분이 정색을 한 것 같다"며 사실이 아님을 밝혔다.

'보수의 책사'라 불리는 윤여준 전 장관은 11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대담에서 이 후보와의 대담에서 '뉴노멀' 관련 얘기 중 갑자기 나온 얘기임을 언급하면서 "그때 되면 내 나이가 몇 살인 줄 아나. 노욕이 있어도 그건 안 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진행자가 '다 농담은 아니었겠죠'라고 묻자 윤 전 장관은 "저는 완전 농담으로 받았는데 그걸 상당히 진지하게 설명했는지 밤에 기자분들한테 전화가 왔다. 영입됐다는 인상을 받았나 보더라"며 "그래서 제가 이제 그게 아니고 경위를 설명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윤 전 장관은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사람을 잘 쓰면 된다'고 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발언에 대해서는 "말은 옳지만 사람을 어떻게 골라내겠다는 것인가"라며 "역대 대통령 중 인사 실패라는 지적을 받은 대통령이 여러 분 있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이어 "(사람을)잘 쓴다고 생각을 하지 않아서 인사 실패한 것이 아니라 간단한 원리를 무시해서 그렇다"라며 "철저하게 공적 기준으로 써야 하는데 나하고 친한 사람, 내가 잘 아는 사람으로 사람을 쓰는 것이 많았다"고 지적했다. 역대 대통령 중 사적 기준으로 인사를 한 경우가 많았음을 비판한 셈이다.

그러면서 그는 "나하고 친한 사람, 내가 잘 아는 사람 이렇게 사람 쓰는 거 많잖나"라면서 "제일 심했던 게 이명박 대통령 때 초대 내각 구성하고 청와대 비서실 구성하고 나니까 언론이 ‘강부자·고소영 내각이라고 그랬다"고 했다.

이어 "강부자·고소영 내각, 이게 이명박 대통령만 그런 게 아니다. 정도의 차이지 다 그랬다"면서 "윤석열 후보도 대통령이 돼서 사람을 쓸 때 잘 쓴다는 게 뭐냐 하는 걸 고민해야지 그렇게 말 쉽게 하는 거하고 현실은 다르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와 함께 차기 대통령의 마지막 결정 기준에 대해 "지금 우리가 앞으로 맞닥뜨릴 시대적 변화가 과거 어떤 변화보다 훨씬 크고 급격한 변화"라며 "다보스 회장 같은 사람은 전대미문이라고 하는데 그런 변화가 올 때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대응을 해야 한다. 그러면 상당한 소양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 변화가 몰려올 때 국가의 발전 방향을 어떻게 설정할 것이냐부터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하고 제도를 어떻게 바꾸고 운영 원리를 어떻게 바꿔야할지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라면서도 "두 분 중 어떤 분이 그런 자질을 가졌는지 저로서는 잘 알 수 없고 윤석열 후보는 만나서 이야기해본 일이 없으니까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재명 후보와 관련해선 "어떤 문제가 나와도 자기 의견이 있다"면서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 문제에 대해서 저는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라고 이야기를 한다. 막연한 생각이 아니라 자기 생각이 정리된 것이 있다고 느꼈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윤 전 장관은 최근 윤 후보가 ‘집권 시 전 정권 적폐수사’를 언급한 데 대해서는 "법치국가니깐 원칙적으로는 법을 어긴 사람은 상응한 처벌을 받는 것인데 그 원론적인 이야기를 왜 이 타이밍에 이야기를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 후보를 지지하는 분들은 통쾌하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민주당 상당수의 당원들이 이재명 후보에 대해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렸다“며 ”(이들의)결속을 촉진시켜주는 역할을 했다"고 진단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40% 가까운 상황에서 원팀으로 구성된 게 아니라 ‘친문-친이’로 갈려져 있는 민주당 당원들의 결집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분석인 셈이다.

대선의 막판 변수로 꼽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단일화 이슈에 대해서는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쪽에 조금 더 무게를 뒀다.

그는 "안 후보 지지도가 앞으로 조금 더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이 보는 것 같던데 그렇게 되면 안 후보의 입장에서는 단일화든 공동정권이든 그런 길을 현실적으로 모색하게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남들은 이준석 대표가 견제하는 발언을 했으니 꺼리지 않겠느냐 하는데 윤석열 후보가 당내 세력이 없다"며 "안철수 후보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명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서는 "(안 후보가 준비하다) 과거 민주당과 합한 일이 있는데 의기 충천해서 갔다가 얼마 안 돼서는 민주당에 대해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는 것을 제가 들은 일이 있었다"라며 "또 하나의 딜레마는 안철수 후보의 입장에서 '또 철수냐'라는 말이 부담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이재명 후보와 결합을 하는 일이 벌어진다면 (안 후보에게) 훨씬 더 좋은 조건일 수 있다"라며 "선택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조금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