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올해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첫주재... 공급망 관리 강조
"긴급 상황 전개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 직접 주재 이유 밝히기도
"선제적 대비 위해 안정성 중심 공급체계 전환 시급... 유연성 살려야"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불확실성 줄이는 노력도 강화해야... 즉각 조치"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최근 '경제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대통령 직속 경제안보 공급망관리위원회를 신설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제 안보 품목 지정과 조기경보시스템 운영 등에 대한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는 글로벌 공급망·인플레이션 등 경제와 안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현안에 대해 점검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신설된 장관급 협의체다.
경제부총리가 위원장을 맡고 있고, 경제부처 장관 5명과 국정원·국가안전보장회의(NSC)·청와대 관계자 5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필요시 관련 부처 장관이 참석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재하는 것은 지난해 10월 회의가 신설된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에서 "자국중심주의가 강화되면서 무역 갈등과 기술 패권 경쟁이 확대되고, 세계 주요국들이 자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안보를 이유로 각국 정부의 수출규제가 증가하고, 기술과 자원이 무기화되는 등 상호호혜적인 국제분업 체계와 평화로운 자유무역질서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며 "자유무역에 기반한 수출 주도 개방형 경제를 추구하는 우리에게 중대한 위협이 아닐 수 없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제 경제와 안보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게 되었고, 경제 안보가 곧 국가안보이며 국가경쟁력인 시대가 되었다"며 "정부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국제무역 질서 복원을 위해 국제 연대와 협력을 강화하는 외교적 노력과 함께, 국제 정치·경제의 현실을 냉정하게 인식하고 우리의 경제주권과 국익을 지켜나가야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국제경제의 당면과제가 되고 있는 글로벌 공급망과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전략을 논의하기 위해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개최한다"며 "긴급하게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어서 대통령이 직접 주재하게 되었다"고 회의 주재 이유를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문 대통령은 제조업 비중과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 구조에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는 핵심 과제임을 강조한 뒤, "특히 최근 공급망 위험이 확대되며 경제 안보적 관점에서 범정부적 신속한 대응이 긴요해졌다"며 지금까지 자유무역과 적시 공급체계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효율성에 중점을 두며 성장해온 우리 경제는 "날로 심화되는 공급망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안정성 중심의 공급체계 전환이 시급해졌다"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세계가 함께 겪을 수밖에 없는 글로벌 공급망의 위기를 우리 경제의 체질과 산업경쟁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삼아야 하겠다"며 "우수한 제조업 생산기반, 탁월한 혁신역량, 위기에 대응하는 유연성을 살려나간다면, 공급망과 관련한 우리의 강점을 더 크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앞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맞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자립화의 길을 개척하여 핵심 부품에 대한 대일 의존도를 크게 낮췄고, 자동차부품 수급의 차질에도 신속히 대응하여 세계 자동차 생산 7위 국가에서 5위 국가로 부상한 점과 그리고 지난해 중국발(發) 요소수 사태도 신속하게 대응해 극복한 점을 꼽으며 “범정부적 대응과 민·관 협력으로 공급망 위기에 당당히 맞서며 기회를 만들어 왔다”고 자평했다.
또한 한편으로는 경제 안보를 지키기 위한 법적 토대도 갖추어와 2019년 소재부품장비특별법 제정, 올해 초 첨단산업육성 특별법 제정을 통해 공급망 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법적 기반도 구축했음도 성과로 들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 성과를 더욱 발전시켜 보다 고도화되고 종합적인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할 시점"이라며 "산업 분야별로 대응하던 공급망 관리를 넘어서서, 공급망 전체에 대한 범정부 관리체계를 확립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그 제도적 기반으로 '경제 안보를 위한 공급망관리 기본법' 제정이 매우 시급해졌다"면서 "첨단산업에서 범용제품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법적 완결성을 갖추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공급망 안정을 위해 정책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비축 물량과 품목 수를 확대하는 노력도 필요하다"며 "양자 및 다자간에 공급망에 대한 대외협력도 강화해 나가야 하겠다"고 주문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정세 불안이 고조되고 있어 시급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정부가 급격한 상황 악화에 대비한 예방적 조치로써 여행금지 조치를 발령한 점과 관련, "만약의 경우 우리 국민들의 안전한 대피와 철수에 만전을 기하고 우리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미리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미치는 불확실성을 줄이는 노력도 강화해 달라"면서 "당장 할 수 있는 조치는 즉각 시행하고, 최악의 상황에도 면밀히 대비를 해가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수출 기업과 현지 진출 기업에 대한 전방위적 지원과 함께 에너지, 원자재, 곡물 등의 수급 불안에 선제적으로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수급 안정화 방안과 시장안정조치 등 비상 계획을 철저히 점검하고, 발생 가능한 위험에 대한 대응계획을 각 분야별로 철저히 세워달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끝으로 "경제와 안보에는 임기가 없다”며 “경제팀과 안보팀이 힘을 모아 급변하는 대외경제안보 환경에 빈틈없이 대응하고, 우리 경제의 흔들림 없는 도약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회의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용래 특허청장이 참석했고, 최종문 외교부 제2차관과 박선원 국정원 제1차장이 전략위원 대신 참석했다.
관련 기관에서는 김정우 조달청장,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주현 산업연구원 원장, 임춘택 에너지경제연구원 원장, 방문규 한국수출입은행장,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함께 했다.
청와대는 유영민 비서실장, 서훈 국가안보실장, 이호승 정책실장 등 3실장과 함께 유연상 경호처장, 이철희 정무수석,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박원주 경제수석, 서주석 국가안보실 1차장, 남영숙 경제보좌관,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과 박경미 대변인 등이 배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