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미리 알고 있었다”...2일 보도
“실제 20일 베이징 동계 올림픽 폐막 후 나흘 뒤인 24일 새벽 침공 일어나”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개막일인 4일 시진핑(오른쪽) 중국 국가주석이 베이징 조어대 국빈관에서 자국을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사전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을 알고 올림픽이 끝날 때까지만 전쟁을 늦춰달라고 요청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자사가 입수한 미국과 서방의 정보보고서를 인용, 중국 정부의 고위 관계자가 이같은 요청을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지난달 10일 침공을 위한 최종 준비를 하는 것을 관찰했다고 전했다. 같은 시기에 서방 정보당국도 우크라 침공을 위한 러시아 고위 지휘관 회의가 소집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은 작년 말부터 입수된 정보를 바탕으로 전쟁을 막으려는 노력을 해왔다. NYT에 따르면 미국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친강 주미 대사와 6차례 대화를 나누고, 침공 몇 시간 전까지도 워싱턴에서 친강 대사와 회의를 했다.
지난달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을 앞두고 중-러 대면 정상회담을 갖고 민주·발전·안보·질서에 대한 양국의 입장을 담은 ‘신시대 국제관계와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날 성명에서 러-우크라의 갈등 원인의 화살을 서방으로 겨냥하며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의 확장 중단을 촉구했다. 또한 “양국의 우정에는 한계가 없다. 협력에 ‘금지된 분야’는 없다”며 다시 한번 상호간의 협력과 지원을 공고히 한 바 있다.
당시 중국과 러시아 간의 교류에 관한 정보는 기밀로 분류됐다. 이것이 서방 정보당국에 의해 수집돼 신뢰 수준이 높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정보 당국자는 이 자료가 반드시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침공에 대해 직접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과 러시아의 고위 관계자가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다는 정보의 신뢰성은 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 정보당국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앞서 중국은 외교를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막자는 미국 정부의 협조 요청도 거부해 사전에 중국의 침공 계획을 알고 있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0일 중국의 올림픽 폐막 직후인 다음 날 푸틴은 친러 반군이 장악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군을 더 투입하라고 명령했다. 빅토르 흐레닌 벨라루스 국방장관은 돈바스 지역의 상황을 고려해 20일 종료 예정이었던 러시아·벨라루스 합동 군사훈련을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나흘이 지난달 24일 새벽, 결국 러시아는 우크라를 침공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최근 몇년간 경제적, 외교적, 군사적 유대를 강화해 왔다.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올림픽 개막일인 지난달 4일 베이징 회담 전까지 국가 정상으로서 37번이나 회담을 가졌다.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열린 유엔 긴급특별총회에서 '러시아 규탄과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에 대해 중국은 기권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