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사진=DB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을 3일 발표했다. 이는 1990년 첫 법정 도시기본계획 수립 이후 5번째로 수립된 것으로 향후 시가 추진할 각종 계획의 지침이 된다. 국토계획법상 5년마다 재정비를 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지난 2014년 수립된 '2030 서울플랜'을 대체한다.
110명의 전문가, 시민 등의 의견이 반영됐으며 기존 경직·일률적 도시계획 규제에서 탈피해 미래 도시모습을 담을 수 있는 유연한 도시계획 체계로 전환한다는 목표다.
35층 높이규제 폐지…용도지역제 전면 개편
이번 계획에 따라 서울 전역에 적용됐던 35층 높이기준이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으로 전환된다. 구체적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의원회 심의에서 지역 여건을 고려해 결정하게 된다. 높이기준 삭제에도 건물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이 아닌 만큼 연면적, 용적률 등 같은 밀도 아래 높고 낮은 건물의 조화로운 배치가 가능하다.
기존 계획에선 제2종 일반주거지역 25층 이하, 제3종 일반주거지역 35층 이하 등으로 기준이 정해진 바 있다. 시는 새 계획을 통해 한강변에서 건너편을 바라볼 때 칼로 자른 듯한 스카이라인이 아닌 다채로운 모습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지 용도와 건물 높이, 용적률 등을 규제하는 용도지역제도 '비욘드 조닝(Beyond Zoning)'으로 전면 개편된다. 용도 도입에 자율성을 부여해 주거·업무·녹지 등 복합적 기능 배치를 유도하는 체계다.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으로 구분되는 현행 제도의 경우 서울 특수성과 무관하게 전국에 동일한 허용용도·밀도가 적용돼 자율성에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시는 새 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상하고 정부, 학계, 전문가 등과 공론화를 거쳐 국토계획법 개정 등 법제화를 추진한 뒤 2025년 시 전역에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도심 조성방향. 자료=서울시
기존 3도심·7광역중심·12지역중심의 중심지 체계는 유지하되 광화문~동대문 서울도심과 여의도, 강남 등 3도심의 기능이 강화된다.
시는 서울도심이 보존중심 정책에 따른 정비사업 제한으로 성장이 정체됐다고 보고 광화문~시청 국가중심축(도심 비즈니스허브), 인사동~명동 역사문화관광축(관광상업허브), 세운지구 남북녹지축(신산업 허브), DDP 복합문화축(패션·뷰티허브) 등 남북방향과 동서 방향의 글로벌 상업축을 더한 4+1축을 조성한다. 이를 위해 기존 획일적 높이규제 유연화, 인센티브를 통한 용적률 상향, 소규모 필지 위주가 아닌 지역여건에 맞는 규모 있는 개발 등 도시규제 완화가 이뤄진다.
여의도는 용산정비창 개발을 통한 국제업무 기능 연계로 한강 중심 글로벌 혁신코어로 조성하고 노량진 일대 가용지 활용도 추진된다. 강남에선 경부간선도로 입체화, 국제교류복합지구 조성 등으로 가용지를 창출해 중심기능을 잠실, 서초 등 동서 방향으로 확산시킬 예정이다.
한강·하천 등 수변공간 재편…지상철도 지하화 추진
시는 한강 등 각 자치구에 퍼져있는 61개 하천 공간이 녹지·체육공간 등 획일적 수준에 머물러 있던 것에서 벗어나 수변명소화에 나선다.
안양천, 중랑천, 홍제천, 탄천 등 4대 지천의 특화거점을 명소로 만들고 소하천·지류에 수변테라스 카페, 쉼터, 공연공간 등을 꾸리게 된다. 한강은 대규모 정비사업과 연계해 업무·상업·관광 중심지로 조성한단 복안이다. 각 수변명소간 보행·신교통 네트워크를 구축해 이동도 용이하게 만든다.
지상철도도 단계적 지하화가 추진돼 지역 연결성을 개선하고 지상철도 부지를 활용해 다양한 도시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에는 101.2㎞, 4.6㎢ 규모 지상철도 선로부지와 차량기지가 자리잡은 상태다. 지하화 대신 철도상부 데크 설치가 더 효율적인 구간은 이를 통해 입체복합개발을 추진한다. 장기·단계적 추진을 위한 정부와의 논의구조를 마련해 실현성을 높인단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존 주거위주로 형성된 일생생활공간이 도보 30분 권역 내 일자리, 여가·문화, 수변녹지, 상업, 대중교통거점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보행일상권이 도입되며 자율주행, 서울형 도심항공교통(UAM), 모빌리티 허브, 3차원 신물류네트워크 등 미래교통 인프라 확충도 도시계획적으로 지원된다.
시는 이번 계획에 대해 공청회, 국토부 등 관련기관·부서 협의, 시의회 의견청취, 도시계획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연말까지 최종 계획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공간 기능의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공간이 시민의 삶을 규정하고 도시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향후 20년 서울시정의 이정표 역할을 할 이번 계획에 비대면·디지털전환과 초개인·초연결화 등 다양한 사회적 변화·요구를 수용한 만큼 차질 없이 실행해 서울시민의 삶의 질과 도시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