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빠른 글로벌 안보환경 변화에 대응 전략세워야"

오늘 NSC 확대장관회의 주재... 향후 10년 안보위협 전망 청취 후 대응방안 논의

文대통령 "현재 안보 양상 복합적, 팬데믹으로 공급망 관리 차질 가능성 있어"

"韓 위상 높아지며 많은 역할 요구받아... 자부심 느낄 수 있지만 부담감도 커져"

국가안보실 , 정치·경제·신안보·신흥기술 등 다양한 분야 총망라해 보고

국가안보실은 보고에서 "격화되는 강대국 간 전략적 경쟁, 코로나19 팬데믹과 기후변화, 4차 산업혁명과 함께 특히 신흥기술의 부상 등 새롭고 복합적인 위기의 등장에 따라 전략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질서의 재편으로 이어지는 글로벌 안보 패러다임의 전환적 시기에 향후 10년간 지속적으로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미래 환경 변화에 한층 더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는데 기여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글로벌 안보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고, 최근 새롭고 복합적인 안보위기가 등장하고 있다"면서 "이에 어떻게 대응하고 극복할 것인지 대응에 대한 전략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전통적 군사 환경과 AI등 안보위협이 등장하면서 이에 대해 관련 부처와 전문가가 참여하며 지속적으로 논의해왔고 오늘 그 결과를 공유하게 된 것"이라면서 "마지막까지 대응역량 강화하면서 기밀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 제공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지금 이 시기에 전망과 도전·기회요인을 검토해야하는 지에 대해 정책당국과 논의할 게 아니라 일반국민께도 알리고 다음 정부에서 참고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또한 "현재 안보 양상은 매우 복합적이다. 팬데믹으로 공급망 관리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신흥기술 선점을 유지하기 위한 경쟁이 이어지고 있고, 최근 진행되는 양상의 배경에는 민주주의 인권 등 가치와 체제의 문제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울러 "국가 간 블록화 진행과 신냉전 양상도 우크라이나 사태로 증폭되고 있다"면서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며 많은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 우리가 보람을 갖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지만 부담감이 커진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고도의 지혜가 필요하고 범부처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이런 작업을 위해 NSC와 대외경제안보전략회의 연석회의, 국방과학기술과 국방부, 과기부의 거버넌스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는 게 필요하다"며 "우리 정부는 마지막까지 국가안보 강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날 보고된 내용은 ▲정치 ▲경제 ▲신(新)안보 ▲신흥기술의 네 가지 분야다.

정치 분야에서는 체제와 가치 경쟁이 여타 분야와 복합적으로 연계·확산되면서 국제질서의 재편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중점 대응해야 하는 주요 분야로 ▲글로벌 민주주의 회복력을 위한 국제협력의 강화 ▲가치와 기술·공급망·수출·투자통제 간 연계 움직임의 확산 등을 꼽았다. 향후 주요국의 관련 동향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등 대응 방안을 더욱 치밀하게 수립해야 한다고 적시했다.

경제 분야는 향후 10년간 에너지와 핵심광물자원, 식량이 주된 이슈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에너지 안보 차원의 공급망 불안정 ▲전력망·석유·가스 파이프라인 등 국내 핵심 에너지 인프라 시설의 취약성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에너지 전환 등을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고 대응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했다.

핵심 광물자원 분야의 경우 국가안보재 지정,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수입·공급선 다변화와 국제협력 등을 전략적으로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식량 분야는 범정부 차원의 식량안보 대응체계를 더욱 강화하고 식량 자급률 제고와 해외 곡물 도입선 다변화 등의 노력을 배가해 나가야 한다는 점은 강조했다.

보고서는 신안보가 국가단위의 전통적 군사안보를 넘어 테러, 환경과 보건 등 비군사 분야에서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초국가적 위협이 부상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신안보 분야는 테러와 기후변화, 팬데믹, 신흥기술 분야는 인공지능(AI)·빅데이터와 양자, 합성생물학, 차세대 이동통신(6G), 우주, 사이버안보 분야를 총망라했다.

테러 분야에서는 해외 위험지역에서의 테러·납치 등과 관련된 대(對)테러 국제협력을 확대하고 온라인 대응(모니터링·탐지·추적·차단 등)을 강화하며 신기술을 활용한 테러 대응체계도 발전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 분야에서는 ▲극한 자연재해 또는 해수면 급상승에 대비한 적응대책 수립 ▲에너지 전환에 따른 리스크 관리 ▲기후변화가 국방ㆍ군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거론됐다.

팬데믹 분야에서는 ▲새로운 팬데믹 출현에 대비, 백신ㆍ치료제 등 기술개발과 생산·공급 강화 ▲의료시스템 지속 보강 ▲군사 부문에 미칠 팬데믹 영향에 대한 선제적 대비 체계가 언급됐고, 백신·치료제 연구 역량을 구비하고 보건 시스템의 회복력 강화를 요구했다.

신흥기술은 주요국들이 이를 국가 번영과 안전에 직결되는 핵심 국가안보 영역으로 규정하고 선제적인 기술 확보와 보호, 국제 규범과 표준화 등을 주도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만큼 기술블록화에 대한 대비도 긴요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한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이날 회의를 개최한 배경에 대해 "이 보고는 7개월 전부터 여러 부처가 많은 회의를 하면서 준비해온 것"이라면서 "NSC 확대관계장관회의에서 보고한 것은 최근에 결정이 된 것"이라고 전했다.

2021년에서 2030년 까지 국제질서 재평가 및 선진국 위상이 매우 중요한 시기로 예상됨에 따라 유관부처 합동으로 국익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한 것임을 이 관계자는 부연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 교체 시기에는 국가 안보가 매우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안보상황을 진단하고 어떤 기회요소 있는지 무엇에 중점을 둘 것인 지에 대해 대통령 말씀에 그런 뜻이 담겨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이날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나 북한 관련 언급이 있었는지를 묻는 질문엔 "대통령 마무리 발언에서 '우크라 사태로 증폭됐다'라는 말은 있는데 그 외에 우크라 자체에 대한 논의는 없었다"고 했고, 또한 "북한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