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서울 강서구서 '참관 없이' 확진자 투표 논란

강서구 관계자 "선관위에 투표방식 '비현실적' 건의했으나 반영안돼"

20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둘째 날인 5일 코로나19 확진자와 격리자의 사전투표가 기표용지 대리 전달 등으로 혼선을 빚은 가운데 서울 강서구의 한 투표소에서는 참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사전투표가 진행돼 논란이 예상된다.

5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강서구 화곡6동사전투표소는 이날 확진자들이 투표소로 대거 몰리자 오후 6시 일반인 사전투표가 끝난 뒤 확진자들을 구청 3층에 있는 일반인 사전투표소로 들어가게 했다.

강서구청 외부에 설치한 확진자용 임시 기표소 1개로 확진자 수백 명을 감당하지 못하자 지문과 신분증을 스캔한 뒤 기계에서 투표용지를 뽑는 일반 유권자 사전투표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한 것이다.

강서구 측은 "대기인원이 많아 장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확진자의 건강 상태를 고려해 선관위와 유선으로 투표방식 개선 방안을 협의했다"며 "강서구 선관위 관계자가 현장에 도착한 뒤 다시 협의해 방식을 변경해 투표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확진자들이 구청 실내에 마련된 사전투표소로 들어온 뒤 투표가 곧 재개됐지만, 이번에는 참관인들이 감염을 우려해 참관인석에 앉기를 거부했다. 이들에게는 방호복이 지급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강서구 측은 "선관위에서 방호복을 입고 확진자들을 대면하는 사람은 6명이라는 지침을 내렸고 방호복도 6벌만 지급했다"고 밝혔다.

본인 여부 확인서를 작성하지 않은 채 일반 사전투표 방식으로 투표가 진행되면서 확진자 몇 명이 참관인 보는 눈 없이 사전투표를 했는지도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임시 기표소 인근에 몰렸던 약 200명의 확진자 가운데 상당수가 일반인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한 것으로 추정된다.

강서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선관위에서 방호복을 충분히 주지 않아 화곡6동 직원들도 방호복을 입지 못한 채 확진자들의 투표를 안내했다"며 "우리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에서도 선관위에 몇 차례나 '이러한 투표방식은 비현실적이고 이렇게 하면 어떤 참관인과 투표사무원이 투표에 참여하고 싶겠느냐'고 의견 제출을 했지만 결국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참관인석에 참관인이 앉지 않고 투표소 구석에서 떨어져서 상황을 지켜봤으나 이것을 '참관이 이뤄졌다'고 봐야 할지는 선관위에서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