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갑 "확진자 50만명 돌파, 정부가 거리두기 포기했기 때문"

李 "거리두기 강화, 현 정권은 끝날 거니 신 정권은 욕 먹을 거라 안 할 것"

"거리두기 다시 못 조일 것... 몇 주 지나면 지나갈 거니 그냥 그렇게 보는 것"

"계절독감과 달라, 정말 극단에 와 있다고 봐"... 계절독감으로 표현 안됨 강조

"방역당국 알면서 무슨 생각하는 지 모르겠다... '정권 의지' 때문인 것 같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 일일 신규확진자가 정부 예상을 훨씬 넘어서 40만, 50만명 선을 돌파한 것과 관련해 "정부에서 이제 거리두기를 강화하라고 하겠는가? 거리두기는 이미 포기한 것으로 본다"며 정부의 방역조치를 정면 비판했다.

이재갑 교수는 16일 오후 CBS라디오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오미크론 변이로 일일 신규확진자가 폭증하고 있는데 대해 거리두기를 다시 조이면 안 되느냐는 물음에 대해 "의료체계 붕괴된다고 거리두기 강화하라고 요구하면 현 정권은 끝날 거니까 안 할 것이고, 들어오는 (신)정권은 그 욕을 먹어가면서 거리두기 강화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부겸 국무총리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18일 거리두기 조치 조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 거리두기를 조정하기엔 이미 늦은 상태임을 언급하며 신구 정권이양 시기에 이같은 결정을 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이 교수는 이어 "거리두기를 다시 못 조일 것"이라며 "어느 정권이 들어와도 의료체계 붕괴돼도 조이지 않을 것이고, 하루에 500명씩 죽어도 그냥 한 몇 주 지나면 지나갈 거니까 그냥 그렇게 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 체제만 유지해 주든지 불확실성을 키우지 않도록 지금 위기라고 메시지라도 정확하게 내 줘야 한다"면서 "정부는 '지금 오미크론의 사망률, 치명률이 독감 수준 됐다', 총리까지 '1급 감염병을 적어도 2급이나 4급으로 낮출 수 있다'고 했다. 정점을 찍지 않았는데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얘기들을 계속 얘기하고 있다"라고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은 (확진자가) 100만까지 올라갔다가 80만 내려가니까 이제 꺾였구나, 영국도 20만 올라갔다가 1~2주 지나 꺾여서 15만, 16만 떨어지니까 이제 정점이 끝났다고 얘기를 했지 정점이 될 거니까 완화해도 된다고 얘기한 국가는 대한민국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또한 "계절독감은 하루에 40만 명씩 발생할 수 없다. 전파력이 오미크론의 7분의 1밖에 안 된다"며 "계절독감도 40만 명이 발생하면 의료체계가 문제가 된다. 그런데 계절독감보다 훨씬 더 병독성이 강한 오미크론이 아무리 병독성이 낮아졌다 하더라도 그래도 코로나인데 그게 40만명씩 발생하는 건 정말 우리가 극단에 와 있다고 보면 된다"며 오미크론을 계절독감 등으로 표현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그런 잘못된 신호를 내보내고 있는 것은 결국 이 이상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자연스럽게 더 퍼지게 둬야 된다’는 진단이 나오는 데 대해선 이 교수는 "솔직히 저는 자영업자 때문에 이렇게 강하게 밀고 갈 거라고 생각을 못 한다"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솔직히 지금 모르겠다. 제가 알고 있는 보건복지부나 질병관리청 인사를 만나면 자기네도 이렇게 하는 거 원치 않는다고 그런다. 정권의 의지예요, 정권의 의지"라고 언급했다.


이에 진행자가 '정권의 의지라면 어디?'라고 묻자 이 교수는 "중대본이든 청와대든 거기서 나오는 거 아니고서는..."이라면서 "왜냐하면 보건복지부에 있는 사람이 병원관리를 하고 있다. 병원 상황을 모르겠나? 지금 유행 규모가 커지고 문제 된다는 걸 질병관리청이 모르겠냐"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아무리 얘기를 해도 그냥 나는 정했어. 그냥 계속 밀고 가 이런 사인만 대통령부터 시작해서 총리까지 다 똑같은 얘기하고 심지어는 보건복지부에 아침마다 브리핑하는 반장까지도 그냥 일관되게 이런 식으로 사인을 내보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정부가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이 전국적으로 64%, 수도권은 61%'라고 한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코로나라 중환자실을 2800개 정도 가지고 있는데 전국적으로 900개 정도 남은 상태"라며 "여유가 많아 보이겠지만 문제는 대학병원이나 상급종합병원 같은 아주 질 좋은, 언제든 치료가 가능하고 의료진이 그래도 준비된 곳은 거의 다 찼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나마 국민들이 3차까지 맞아서 40만명이상 확진자가 발생해도 의료체계가 어떻게든 버티고 있는 것이지 일본처럼 한 10%, 20% 정도 맞았다면 하루에 정말 1000명씩 죽었을 수도 있었다"며 "다음 정권이 들어서는 5월쯤이면 오미크론 위기는 그래도 많이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으로 17일 신규 확진자 수가 60만명대로 급증했다. 지난 11일부터 일주간 신규 확진자는 28만2978명→38만3658명→35만184명→30만9782명→36만2329명→40만711명→62만1328명으로 하루 평균 약 38만7279명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7일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62만1328명 늘어 누적 825만59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는 62만1328명으로 전날(40만711명)보다 22만617명이나 폭증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60만명대를 기록했다.

확산세가 지속되면서 사망자 수도 대폭 증가했다. 전날 코로나19로 사망한 사람은 429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400명대를 기록했다. 누적 사망자는 1만1481명이며 0.14%의 치명률을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는 1159명으로 지난 8일(1007명) 1000명대로 올라선 이후 10일째 네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이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국 17개 시도에서 54만9854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