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전쟁 끝나도 러시아와 관계 정상화해서는 안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을 촉구했으나, 푸틴 대통령은 아직 대화하기엔 이르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의 수석 고문이자 대변인인 이브라힘 칼린의 말을 인용, "젤렌스키 대통령은 만날 준비가 돼 있지만,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하기엔 그 시기가 아직 이르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터키는 지난 10일 자국 안탈리아에서 러-우크라 외무장관 회의를 주재하는 등 전쟁을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중재 역할을 하고 있다. 터키는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이지만 30개국 서방 군사동맹에 대한 푸틴의 반감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배치하는 등 친(親) 러시아 성향도 가지고 있다.
특히 지난 17일 터키 대통령실은 성명을 내고 에르도안 대통령이 러시아에 우크라와의 정상회담을 주선하겠다고 제안한 것을 밝혔다. 터키 정부 관계자는 푸틴이 더이상 젤렌스키의 정권 교체를 바라지 않고 “좋든 싫든 젤렌스키가 우크라이나의 지도자라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제 만날 때가 됐다”며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거듭 촉구했다. 러시아군의 공습이 4주차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러-우크라는 수일째 4차 평화회담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양국은 현재 우크라이나의 나토 비가입 문제에 대해서 의견일치를 보인 것 외에는 영토 문제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이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전쟁이 종식된 후에도 러시아와 관계를 다시 정상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푸틴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우크라이나가 민주적으로 선거를 치르고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며 국가 평화를 위해 미사일 배치 계획이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푸틴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공습을 중단하지 않는 폭군과 타협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리즈 트러스 영국 외무부 장관은 이날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와 평화협상을 하면서도 민간인에게까지 포격을 자행하고 있는 것에 대해 ‘시간끌기 연막작전’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러스 장관은 푸틴의 군사작전이 계획대로 진척되지 않자 러시아가 외교적 해결보다는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며 자국내 여론을 다잡고 전열을 정비하려는 속셈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