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욱 출석한 국방위, 대통령집무실 이전 놓고 여야 날선 공방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청사 이전' 긴급 현안보고... 서욱 "너무 빠르게 진행"

홍영표 "상상 못할 군사작전, 안보 공백 초래", 강병원 "독단적·졸속 결정이 문제"

성일종 "신·구 권력 협력하면 안보공백 없어", 신원식 "15년 이상 근무했다"

박수영 "대통령, 北미사일 관련 NSC 딱 1번... 미사일이 용산 이전 보다 더 위협"

22일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통령집무실의 용산 국방부로의 이전을 놓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거센 공방을 주고 받으며 힘겨루기를 했다. 이날 국방위 전체회의는 현 여당인 민주당 요구로 의해 현안 보고로 열렸다. 이날 회의에 참석한 서욱 국방부 장관은 여야 국방위원들의 질의에 진땀을 흘렸다.

먼저 민주당 소속 국방위원인 홍영표 의원은 전두환 정권이 만든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까지 거론하며 윤 당선인의 집무실 이전 계획이 ‘졸속’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홍 의원은 "과거 국보위 이런 데서도 상상하지 못할, 군사 작전하듯이 졸속으로 이전하는 것에 큰 문제가 있고 안보 공백을 반드시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불과 열흘 기간을 주고 '방을 비워라'는 식은 국가 안보와 국방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지금 국방부를 해체해 10개로 분산시킨다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김민기 의원은 "만약 국방부가 비대해져 어디로 이전을 해야 한다면 (국방)장관이 결심하고 이행하는 데 두 달 안에 가능하나"고 물었고 서 장관은 "정상적인 절차라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해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언급했다.

특히 김 의원은 윤 당선인이 국방부 이전 관련 브리핑 당시 지하벙커 등 군사 시설을 일일이 거론한 데 대해 군사보안 사실 조차 모르는 '아마추어적 행태'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역시 같은 당 강병원 의원은 "아마 청와대 이전 결정이 좀 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안보 관계자라든지 전직 합참의장이나 국방부와 충분한 얘기, 그리고 주민들의 의견과 국회의 의견을 수렴했으면 이런 논란이 있었겠느냐"라고 질문했고, 서 장관은 "그런 논란을 최소화 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에 강 의원은 "이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약간 독단적이고 졸속으로...(결정했다)"라면서 "그래서 불필요한 사회갈등을 스스로 만들어버린 꼴이 되어 버렸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적 우려까지 커져버렸다"고 질타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청와대 이전에 대한 국민의 반대 여론이 상당히 높은데 왜 반대여론이 높다고 생각하느냐" 물었고, 서 장관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너무 빠른 시간내 검토 없이 진행되는 데 그 이유가 있는 것 같다"고 답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청와대와 여권의 안보 공백에 따른 졸속 이전 비판을 강하게 반박했다.

국민의힘 소속 국방위원인 성일종 의원은 "합참은 현재 군사작전 상태로 봐선 안보 공백이 없다고 했다. 그게 정상"이라면서 "권력 인수인계 과정에서 신·구 권력이 서로 협력하면 안보 공백이나 국정 공백이 없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수방사(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과 합동참모본부 차장을 지낸 신원식(예비역 중장) 국민의힘 의원은 "우연히도 지금 거론되는 3개 부서에서 제가 15년 이상 주요 지휘자로 근무했다"면서 "제가 있을 때는 국방부 지하실(벙커)은 운용 안 했다. 합참 벙커로 갔다"고 말했다. 국방부가 합참 건물로 이전하더라도 안보 공백에는 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같은 당 박수영 의원은 "올해 북한이 미사일 몇 번 쐈나?"고 물었고 서 장관이 열 번이라고 답하자, "미사일 발사할 때마다 서 장관은 NSC 멤버로 참석했을 것이고 문재인 대통령은 몇 번 참석했나?"라고 되물었고 서 장관은 "대통령 일정에 대해선 제가 답변하지 않게 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함구했다.

그러자 박 의원은 "(문 대통령은)미사일 관련해선 NSC에 딱 1번 참석했다. 근데 어제 용산 이전 문제와 관련해선 NSC를 직접 주재했다"며 "전체 NSC 회의엔 4번 참석했고,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선 1번만 참석했다. 제 생각에는 북한 미사일이 더 큰 안보위협이지 청와대의 국방부 이전, 용산 이전이 더 큰 안보위협이라 생각이 안 드는데 어떻게 용산 이전은 직접 주재하고 미사일 쏜 것은 딱 1번만 참석했나"라고 지적했다.

서 장관은 "(1번은) 대통령 차원에서 관리되어야 할 미사일이라 생각해서 참석한 것이고, 나머지 미사일들은 NSC 멤버(위원)들이 논의한 후 나중에 보고받은 형태가 좋겠다고 판단하신 걸로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이에 박 의원은 "그렇게 판단하신 모양인데, 국민들과 저희가 보기에는 북한 미사일이 훨씬 더 큰 위협이라 생각이 든다"고 쐐기를 박았다.

한편 서 장관은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민주당 의원이 ‘윤 당선인이 최근 북한의 방사포 발사가 명확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했는데 맞느냐’고 묻자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윤 당선인은 앞서 인수위 첫 간사단 회의에서 “(북한 도발이) 올해만 해도 11번째인데 방사포는 지금 처음이 아닌가. 명확한 위반”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서 장관은 '사격 지점이 9·19 군사합의 상 남북 완충구역 범위 안에 있느냐'는 민 위원장 질의에도 “그보다 훨씬 북쪽”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