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석 호흡기내과 교수 "감기, 풍토병 메시지 던지며 마음의 방역 풀어"
安 ‘정치방역’ 언급 "자영업자·소상공인 반발에 눈치 본 게 아닌가 생각한 듯"
"30만명씩 확진자 나오면 사회적 거리두기 아무 소용 없어"
"마지막 방법은 중환자로 가지 않게 예방치료 하는 것"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 회의실에서 열린 코로나19비상대응특별위원회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통령직인수위윈회 산하 코로나대응특위 위원인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23일 현 정부의 방역정책에 대해 "일부 판단은 과학적 근거라기보다는 정무적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은 시기가 이미 지나 소용없으며 치료제 수급이 관건이라고 짚었다.
정 교수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현 정부의 방역을 정치방역으로 규정한 것에 대해 "굉장히 예민한 단어다. 객관적 자료도 많이 사용해서 많이 고생했는데, 일부 판단은 과학적 근거라기보다는 정무적 판단이 있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1월 20일 오미크론 (발생이) 시작하며 오미크론 시대가 온다고 했는데 여태까지 정부는 환자가 많이 발생하면 거리두기 단계를 강화시켜 환자 발생을 억제했다.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며 "처음부터 ‘이건 감기다’. ‘이제는 풍토병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섰다’ 메시지를 던지면서 마음의 방역을 풀어버리고 실제 거리두기를 거의 다 풀어버렸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번 위드코로나도 마찬가지다. 그 두 번 때문에 엄청난 사망자가 생기지 않았나. 이런 판단들이 과학적이지 않다고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님 뜻을 정확하게 해석을 못하겠지만 지난해 말부터 계속 위드코로나 하면서 풀었던 것은 아마 대선과도 관계 있지 않나 싶다"라며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반발이 굉장히 심해서 눈치를 많이 본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계신 것 같다"고 해석했다.
앞서 안철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위원장 겸 코로나대응특위 위원장은 "현 정부의 방역정책은 정치방역"이라고 규정하며 ‘전 국민 대상 항체 양성률 조사’ 등 코로나19 방역 및 보상 관련 7가지 권고안을 발표한 바 있다.
지금이라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지금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확진자가) 30만명씩 나오면 거리두기를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제는 정부가 늘 해왔던 중환자 사망자 줄이기를 해야 되는데, 실제로는 열심히 안 했다고 보고 있다"며 "중환자 사망자를 줄이는 가장 쉬운 것은 거리두기를 강화해서 전체 환자 발생을 줄이면 된다. 아니면 국민들이 겁을 내서 자발적으로 위축되는 것이다. 정부가 아무 말 안 해도 덜 움직이면 역시 환자가 줄게 될 것인데, 둘 다 작동을 안 하고 있다. 마지막 방법이 중환자로 가지 않게 만드는 예방치료를 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경구약인 팍스로비드, 라게브리오, 이부실드라든지 항체치료제가 있다. 렘데시비르라는 정맥주사도 있고, 이런 주사치료제들을 고위험군만 선별적으로 지정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패스트트랙을 만들어주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도 (확진자가) 47만명 나오면서 통계적으로 어떤 결과가 나오냐 하면 거의 언젠가 47만명 중에 0.1%, 470명은 돌아가시게 된다는 건데, 사회가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돌아가시는 걸 아무렇지 않게 넘어가선 안 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에서 주장하는 수급 한계를 타개할 방법에 대해서는 "수급을 위해서 노력을 배가 했어야 된다. 지금 생산하는 나라가 미국 아닌가. 미국과 관계를 계속 유지하면서 어떻게든 가서 약을 받아와야 된다"며 "안 되면 유럽 쪽 강대국들은 이 약을 다 확보하고 있을 것이다. 경구용인 팍스로비드 스와핑 등 최대한 전 세계적으로 노력해보는 것이 국가가 해야 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이 백신 부작용 데이터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데이터를 100% 공개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가급적 자료를 공개해달라는 요구"라며 "지금 바깥에 있는 많은 역학자들, 예방의학을 중심으로 자료를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답했다.
정 교수는 "3차 백신 다 맞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엄청나게 걸린다. 국민들 중 3차 백신 끝난 사람들이 항체를 얼마나 갖고 있느냐 조사를 안 내놓고 있다"며 "그 조사를 봐야지 4차 백신을 누구한테 놓을 것인지, 4차 백신 간격은 어떻게 할 것인지, 이런 것에 대한 정책이 중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