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1분간 만찬 회동... 허심탄회한 대화 오가
"차기 정부가 결정할 문제, 협조할 것"... 시기·예비비 등 구체적 얘기는 안 나눠
추경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 인사권 "실무 논의 이철희-장제원 협의키로"
안보 "한치의 누수 없도록 협의키로", 코로나 방역 "잘 관리해서 이양할 것"
MB 사면·정부 조직 개편 "일체 거론 안해"... 文, 尹에 넥타이 선물 "꼭 성공하길"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의 만찬 회동에서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과 관련해 "판단은 차기 정부의 몫"이라면서 "면밀히 살펴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청와대 내에서 조우한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사진=청와대］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28일 오후 6시부터 8시 50분까지 약 2시간 50분간의 만찬 회동을 가졌다. 회동에서는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 ▲50조원 규모 2차 추경 ▲인사 및 안보 문제 ▲코로나 방역 문제 등과 관련한 많은 대화가 오갔지만 초미의 관심을 모았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정부 조직 개편' 등 현안에 대한 논의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만찬 회동 자리에 배석한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회동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 공동기자회견장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두 사람의 대화 내용을 전했다.
장 실장은 집무실 이전에 문 대통령이 협조하겠다고 한 점에 대해 "예비비 문제나 국무회의 등 그런 절차에 대해서 구체적 얘기는 하지 않았다"면서 "실무적으로 시기 이전 내용 등을 서로 공유해서 협조하겠다는 말씀으로 제가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취임식 이전에 집무실을 이전할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가능성에 대한 말씀은 없었고, 문 대통령이 협조하고 실질적인 이전 계획에 따른 예산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다만 이전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이 오는 29일 국무회의에서 직접 다뤄질 지에 대해선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면밀히 검토하겠다고 하셨으니 지켜봐달라"고 말을 아꼈다.
장 실장은 5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필요성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협의는 안했지만 실무적으로 계속 논의하자는 말씀을 나눴다"면서 "실무 현안 논의는 이철희 정무수석과 제가 실무 라인에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28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 만찬 회동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두 사람은 이날 171분간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사진=청와대］
이에 더해 감사위원과 한은총재 후보 지명과 관련한 입장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자는 얘기는 전혀 없었다"면서 "앞으로 문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이철희 수석과 장제원 실장이 국민 걱정 덜어드리도록 잘 하라고 했고, 윤 당선인도 두 사람이 잘 협의하길 바란다고 했다"고 덧붙였다.
안보문제에 대해선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안보 문제를 논의 했다"면서 "국가의 안보 관련 문제에 대해선 인수인계 과정에서 한 치의 누수가 없도록 서로 최선 다해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최근 코로나 방역 관련해 차후 두 사람의 만남 계획 여부와 관련해선 "차후 만날 계획은 따로 잡지 않았고 문 대통령은 당선인에게 자신이 협조할 것이 있으면 언제든지 연락을 달라고 했다"면서 "코로나 관련해선 문 대통령께서 참 숨가쁘게 달려왔는데 남은 임기동안 최선을 다해 잘 관리해서 정권 이양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명박 전 대통령 사면 관련해서는 장 실장은 "일체 거론이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정부조직 개편'과 관련해서도 "전혀 없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만찬에 앞서 문 대통령은 윤 당선인에게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이것은 의례적인 축하가 아니라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라며 "정당간 경쟁을 해도 대통령간 성공기원은 ‘인지상정’"이라고 축하했고, 윤 당선인은 "감사하다. 국정은 축척의 산물이다"라며 "잘된 정책을 계승하고 미진한 점은 개선하겠다. 초대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이어 윤 당선인은 "많이 도와달라"고 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저의 경험을 많이 활용해달라면서 돕겠다"고 말했다고 장 실장은 전했다.
장 실장은 "만찬 회동을 마치고 헤어질 때 대통령께서 윤 당선인께 넥타이를 선물하시면서 '꼭 성공하시길 빈다. 제가 도울 것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해달라'고 말씀했다"고 밝혔다.
이날 메뉴는 계절 해산물 냉채와 해송 잣죽, 한우갈비와 탕평채, 봄나물 비빔밥 등이었다. 회동에는 두 사람 외에 유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만 배석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단독 회동은 없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이날 오후 5시 59분에 청와대 여민1관 앞에서 만나 녹지원(정원)을 함께 걸었고, 만찬 장소인 상춘재에서 오후 8시 50분까지 총 171분간 식사를 겸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눴다.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