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임대차 3법 폐지·축소… "즉각 중단하라"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 "임대차법으로 전월세가격 폭등 주장 근거 없어"

민주, "임대차 3법 폐지, 서민 주거 불안 가중할 것"

주택임대차보호법개정연대는 30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임대차 3법 폐지·축소 및 민간임대사업자 활성화 정책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개정연대는 국민 10명 가운데 4명이 집을 빌려 사는 세입자라며 2년마다 임대료를 올려주거나 이사해야 했던 세입자들이 31년 동안 법개정을 요구해온 끝에 2020년 7월에서야 임대차법이 개정됐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할 기회가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았지만, 최소 4년 동안 안정적으로 거주할 기회를 얻게된 셈"이라며 "국토부에 따르면 임대차법 개정 이후 세입자들의 갱신청구권 사용으로 계약 갱신율이 높아졌고, 갱신 계약의 77% 이상이 임대료를 5%이하로 인상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임대차법 개정이 세입자들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는 것이 개정연대의 주장이다.

다만, 임대차 3법의 사각지대와 미비한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개정연대는 그러나 "일각에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가 전월세 가격 폭등의 원인이라고 주장하지만 근거는 부족하다. 오히려 임대차법 개정 후 급격히 상승하던 전월세 가격이 일정 정도 완화됐다"며 "법이 시장에 혼란을 준다는 인수위의 주장은 어떤 근거를 바탕으로 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따졌다.

민달팽이유니온의 지수 위원장은 "임대차 3법이 시장에 혼선을 준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시장이 무질서했던 것"이라며 "세입자라는 이유로 함부로 쫓겨나고, 시도 때도 없는 임대료 인상 요구에 시달려야 했던 게 임대차법 개정 전의 주택 임대차시장이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민주당 역시 임대차 3법 폐지는 서민의 주거 불안을 가중할 것이라며 윤석열 당선인에게 신중한 논의와 접근을 바란다고 밝혔다.

조오섭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국민의 삶과 직결된 법안의 폐지 및 축소는 대단히 신중해야 한다"며 "특히 임대차 3법은 '임차인의 보호'와 '서민 주거 안정'을 목적으로 도입되었다"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임대차 3법 시행 후 계약갱신율은 70%에 이르고, 서울 100대 아파트는 78%까지 계약갱신율이 올랐다"며 "세입자의 평균 거주 기간도 법 시행 후 3.5년에서 5년으로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인수위가 말하는 부작용이 실증적으로 입증돼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임대차 3법이 시행된 지 만 2년이 채 지나지 않았다. 2년마다 전세자금이 무턱대고 오르고, 그것을 마련하지 못하면 이사를 가야하는 서민들의 고통을 조금 덜어주는데 30년이 걸렸다"며 "이러한 사회적 노력을 무력화시키려 해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조 대변인은 "주택임대차계약 특성상 장기간이 소요되고, 어느 정도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만큼 임대차 3법은 원칙적으로 지켜져야 한다"며 "인수위가 언급한 '임대차시장의 부작용'을 입증하는 실증적인 자료가 있다면 이를 바탕으로 여야가 함께 법 보완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