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년간 심장 찢는 삶 살았다" 이정현, 전남지사 출마 선언

"일자리 창출, 전남 사람 팔자 고쳐보고 싶은 게 소망"

"전남을 4차 산업 수도로 만들 것... 탈이념 시급"

"지난 27년간 전남 정치는 경쟁 없어... 한쪽만의 시간"

"尹 '국민통합', 호남에 신산업 햇볕정책부터"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가 6·1 전국동시지방선거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2017년 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탈당한 이후 올해 2월 복당한 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4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남을 변화시키기 위해"라는 목적으로 전남지사 출마 선언을 했다. 출마 선언에서 이 전 대표는 "정치적인 전남을, 삶의 전남으로 바꾸겠다"는 약속도 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20대 총선 당시 전남 순천에서 보수정당 후보로 호남에서 처음 재선에 성공한 경력이 있다. 그의 출마가 더불어민주당 호남 독점에 변화를 줄지 관심이 쏠린다. 또 전남 순천이 지역구였던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 나서면서 전남 동부권 지역 표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27년간 전남 정치는 경쟁이 없었다. 한쪽만의 시간이었다"며 "4년을 다시 맡긴다 해도 특별히 나아질 것 같은 희망이 안 보인다고 한다. 변함없이 힘들다면 한 번 바꾸자는 여론이 팽배하다. 저 이정현 한번 해보겠다"고 자신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남지사가 되면 도민의 마음속에 희망의 해가 동쪽에서도 뜨고 서쪽에서도 뜰 것"이라며 "전남 서부권의 잠재력과 동부권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융합시켜서 전남을 4차 산업 수도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밝힌 국민 통합 구상에 대해 "호남에서 신산업 햇볕정책을 펴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남에서 탈정치보다 더 시급한 것이 탈이념"이라며 "(좌파와 우파,) 둘을 넘어서는 캐치 올(Catch All) 전남을 만들고 싶다"는 메시지도 던졌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젊은 정치인과 젊은 유권자에게 모범을 보이겠다"며 "이념과 정당에 휘둘리지 않는 탈 정치, 가장 선거 비용을 적게 쓰는 탈 돈 선거, 무책임한 약속을 하지 않는 탈 거짓 공약, 선거후 서로에게 갈등과 반목을 남기지 않도록 말 한마디도 조심하는 탈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겠다"는 포탈(4脫) 선거도 약속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남지사 출마 배경에 대해 "제 고향에 대한 사랑"이라고 말했다. 출마 선언 후 기자들과 만난 가운데 이 전 대표는 "(저는) 전남 곡성에서 태어났고, 어머니는 지금도 살고 계셔서 누구보다 전남 정서를 잘 알고 있고, 발전 방향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청와대 경륜, 당 대표, 최고위원, 3선 의원 정치 경험과 7차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경험을 통해 너무도 사랑하는 호남에 대해 한 번쯤 미치게 일하고 싶다"며 "전남 일자리를 최대한으로 마련할 수 있는, 전남 사람 팔자를 고쳐보고 싶은 게 소망"이라고 강조했다.

국힘의힘 입장에선 험지로 분류되는 호남 지역에 출마하는 것을 두고서 이 전 대표는 "제게 험지는 없다"며 "순천에서 곡성에서 두 번 출마했을 때 처음 지지율 5.9%였지만, 6만7000표를 얻어 당선된 적도 있다. 호남 출신으로서는 보수정당에서 당 대표에 당선된 적도 있다. 제 선거원칙은 진심이면 통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이 호남 지역에 힘을 쏟았던 것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대표는 "윤석열 당선자께서 우리 호남에 정치 어른인 DJ 고향이었던 하의도까지 배 타고 직접 가 DJ 정신을 잇겠다고 했다. 특히 이준석 대표는 설날 심야버스 타고 내려와 광주 어머니의 산이라고 하는 무등산 정상 올라가는 걸 보고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다"라며 "그런 노력들이 아주 작지만 이슬비처럼 호남 사람들 마음을 (적셨고, 호남 사람들이) 보수 정당의 변화된 정성을 받아들일 거라고 확신한다"라고 짚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전남은 모든 부분 많이 낙후돼 있어서 신산업을 펼치는 데 있어서 빈 공간, 아껴둔 땅이 있고, 일하고 싶어 하는 인재가 가득 차 있다. 광주·전남 강점을 진단해 이런 부분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도록 새로운 전남을 만들고 싶다"는 구상도 밝혔다.

이 전 대표가 전남도지사 출마 선언을 한 이날, '손에 장을 지지겠다'고 했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하반기부터 불어닥친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 등으로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사임과 탈당까지 했는데, 새누리당이 와해되는 상황에서도 친박을 고집했던 이 전 대표는 "탄핵되면 손에 장을 지지겠다"라는 말을 남긴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 전 의원은 "지난 5년간 숙고와 성찰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지난 5년간 심장을 찢는 삶을 살았다. 그것으로 갈음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오는 6일 전남도의회에서 전남지사 출마 기자회견을 한 차례 더 열 예정이다.

■ 다음은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의 전남도지사 출마 선언문 전문이다.

저 이정현은 6월 1일 지방선거에서 전라남도 도지사에 출마합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전남을 변화시키기 위해서입니다. 지난 27년간 전남 정치는 경쟁이 없었습니다. 한쪽만의 시간이었습니다. 4년을 다시 맡긴다 해도 특별히 나아질 것 같은 희망이 안 보인다고 합니다. 변함없이 힘들다면 한 번 바꾸자는 여론이 팽배합니다. 저 이정현 한번 해보겠습니다.

제가 전남도자시가 되면 전남 도지사가 되면 전남 도민의 마음속에 희망의 해가 동쪽에서도 뜨고 서쪽에서도 뜰 것입니다. 전남 서부권의 잠재력과 전남 동부권의 잠재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고 융합시켜서 전남을 4차 산업 수도(首都)로 자리매김 시키겠습니다. 윤석열 당선인께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말씀하는 국민통합은 호남에서 신산업 햇볕정책을 펴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합니다.

지금까지 전라남도는 도민들의 의지와 다르게 정치적인 지역으로 내몰리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 본질은 중앙집권적 정치가 도민들의 삶은 팽개쳐 두고 정치적으로 옥죄고 발목을 잡아 오늘의 전남을 만들어 놓은 것입니다. 제가 도지사가 되면 이 정치적인 너무나 정치적인 전남을 삶의 전남으로 바꾸겠습니다.

사실 전남에서는 탈정치보다 더 시급한 것이 탈이념입니다. 도대체 전남의 미래가 보수여야 할까요 진보여야 할까요.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좌파가 돼야 하나. 우파가 돼야 하나. 둘 다이고, 둘과 다르고 둘을 넘어서는 캐치 올(Catch All)전남을 만들고 싶습니다.

저 이정현은 포탈(4脫)선거를 약속드립니다. 저는 이번 선거 과정에서 젊은 정치인들과 젊은 유권자들에게 모범을 보이겠습니다. 이념과 정당에 휘둘리지 않는 탈정치, 가장 선거 비용을 적게 쓰는 탈 돈 선거, 무책임한 약속을 하지 않는 탈 거짓 공약, 그리고 선거후 서로에게 갈등과 반목을 남기지 않도록 말 한마디라도 조심하는 탈 네거티브 선거운동을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정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