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드러나는 '尹心'... 당정청 인사 윤곽 곧 나올 듯

대통령 비서실장, 장제원 '국회 복귀'→장성민·원희룡 부상 '2파전' 양상

경제수석엔 김소영 교수·강석훈 당선인 정책특보 유력... 경제전문가

경제부총리-금융위원장 라인엔 추경호·최상목 등 전 기재부 차관으로 압축

국힘 원내대표엔 ‘윤핵관’ 권성동 대 3선의 조해진 대결로 압축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측이 이번 주말 또는 내주초에 새 정부 내각을 구성할 인사를 발표하겠다는 방침을 수립한 가운데 '윤심(尹心)'이 누구에게로 향한 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윤 당선인이 새 정부의 초대 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를 지명한 후 후속 인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 조각도 중요하지만 불과 50여일 남겨둔 6.1 전국단위지방선거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광역단체장 후보 선정에도 '윤심'이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향후 여소야대 국회를 이끌어갈 당 원내대표 선거에도 입김이 미치는 모양새다.

◆ 대통령 비서실장... '윤핵관' 장제원은 국회 복귀, '장성민·원희룡' 부상 우선 5.10 대통령 취임식 이후 새 대통령과 일거수일투족을 같이 해야 하는 대통령 비서실장에 그간 1순위로 꼽히던 '윤핵관'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이 국회로 복귀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무감각이 뛰어난 장성민 당선인 정무특보와 원희룡 인수위원회 기획본부장이 부상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인수위원회 회의 참석하는 길에 취재진들이 비서실장 인선 기준을 묻자 "국민을 잘 모실 유능한 분으로 임명하겠다"고 밝혔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의 대통령 비서실장 가능성에 대해 윤 당선인은 "현역 의원인데 그것은 전혀 근거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장 비서실장의 국회 복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됐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장 정무특보의 비서실장 임명 가능성에 대해선 웃으며 “이제 됐죠?”라고만 답하며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소위 NCND(Neither Confirm Nor Deny·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다는 뜻) 화법을 구사한 셈이다.

앞서 장제원 비서실장은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사심없이 좋은 분을 인선해서 대통령 집무실에 데려다주고 저는 여의도로 돌아간다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다"고 국회 복귀를 분명히 밝혔다.

장 비서실장은 이어 "인사 문제를 총괄하고 있는 제가 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여러분들을 접촉한 분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비서실장으로 '경제통'을 찾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당선인이 경제 전문가로 지시를 했다는 보도는 다 사실이 아니다"라며 "정말 정무 감각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수위 내부에서는 이같은 '정무형 비서실장'으로 김대중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던 장성민 당선인 정무특보와 제주지사를 지낸 원희룡 인수위 기획본부장이 유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원 본부장의 경우 행정안전부 장관 입각설도 나오면서 장 정무특보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장 정무특보는 호남(60세·전남 고흥) 출신으로 지난 DJ 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 정무수석실 홍보비서관과 국정상황실장을 지냈다. 이후 제16대 총선에서 새천년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나와 국회의원에 당선해 의정활동을 하는 등 정무감각이 뛰어나다는 평이다.

장 정무특보는 지난 8월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후보로 나왔으나 사퇴 후 윤 후보 지지선언을 했고, 이후 대선 승리 후 윤 당선인은 지난 16일 당선인 정무특보로 임명했다.

당시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윤 당선인이 장 특보로부터 가감 없는 조언을 듣고 소통해왔다"며 "'쓴소리 특보'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다"고 윤 당선인이 신임이 크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제원 비서실장도 장 정무특보와 같은날 오찬을 하며 비서실장 역할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 경제수석엔 김소영 교수·강석훈 당선인 정책특보 유력... 학계 출신 경제전문가 대통령실 경제수석에는 현재 인수위 경제1분과 소속 위원인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와 당선인 정책특보로 활동하고 있는 강석훈 전 의원 등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교수는 한국은행 자문교수를 세 차례 역임한 이력이 있는 금융전문가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비판하면서 규제 철폐와 민간 주도의 성장을 주장해와 윤 당선인과 일명 코드가 맞는 인물이다.

앞서 대선 당시 윤 후보 캠프에서 경제 정책을 설계하는 역할도 맡은 바 있는 윤 당선인이 신뢰하는 경제정책 전문가다.

강석훈 전 의원은 박근혜 정부에서 대통령 경제수석으로 일한 이력이 있다. 당시 가장 논란이 일었던 공무원 연금 개혁을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윤 당선인의 후보 시절에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비서실 정책실장과 정무실장을 거쳐 지난 3월 당선인 정책특보로 임명됐다.

인수위내에서 조차 윤 정부 초기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라는 중대한 임무를 수행할 경제수석에 누가 낙점될지 아직 모르겠다는 반응이 나올 정도로 두 사람에 대한 윤 당선인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경제부총리엔 '기재부 차관 출신' 추경호·최상목 경합 새 정부 민생을 책임질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전 기획재정부 차관 출신인 추경호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간사와 인수위 경제1분과 간사인 최상목 간사가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호 의원은 기재부 1차관을 거쳐 금융위원장 부위원장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행정고시(25회)로 공직에 입문해 기재부의 전신인 재정경제원 금융정책국 은행제도과장·금융정책과장 등 기재부 내 금융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후 MB정부 때 금융위원장 부위원장과 기재부 1차관으로 일했다. 박근혜 정부 때는 장관급인 국무조정실장에 임명됐다.

지난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대구 달성군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주로 기획재정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의원으로 활동했다. 재정정책과 예산 등 관련해서 민주당과 가장 대립을 많이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상목 전 기재부 차관도 경제부총리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행정고시(29회)로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과장과 기재부 경제정책국장을 지낸 금융·정책통이다.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 2년 간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지낸 뒤 기재부 1차관으로 임명됐다. 지난 2020년부터는 농협대학교 총장으로 재직 중이다.

현재 '윤심(尹心)'은 이 두 사람에게 모두 중책을 맡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약 추 의원이 경제부총리를 맡게 되면 최 전 차관은 금융위원장에 지명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당초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이 두 사람과 함께 유력한 경제부총리 후보로 거론됐으나 본인이 고사해 결국 추 의원과 최 전 차관으로 압축된 셈이다.

◆ 국민의힘 원내대표에 '윤핵관' 권성동 대 조해진 대결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조기 사퇴로 공석이 된 원내대표에는 '윤핵관'으로 불리는 권성동 의원(4선·강원 강릉)과 ‘반(反)윤핵관’을 선언한 조해진 의원(3선·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등 두 명으로 압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오는 8일 원내대표 경선을 치른다. 당초 윤 후보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4선·서울 용산)과 김태흠(3선·충남보령서천)·김도읍(3선·부산북구강서을) 의원등도 출마할 계획이었으나 모두 출마 의사를 접었다.

권 의원은 자타 공히 당선인의 신뢰가 깊은 측근. 소위 '찐윤핵관'으로 불린다. 권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심을 무겁게 받들고 오로지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화 했다.

권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의힘 성공을 위한 초석을 닦겠다“며 ”건강한 당정관계로 당이 국정운영 중심에 서게 하겠다"면서 "대통령 당선인과의 깊은 신뢰를 바탕으로 민심을 정확하게 전달하고 할 말은 하는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당내에서는 권 의원 출마에 대해 윤 당선인의 의중이 실린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특히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하려던 김태흠 의원이 윤 당선인 설득으로 충남지사 출마로 방향을 선회했다는 전언이 나옴에 따라 권 의원의 원내대표 당선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권 의원은 출마 전 당선인과 교감 여부 질문에 "오롯이 제 판단에 의해 이루진 것이지 당선인과 교감 하에 이뤄진 게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원내대표 출마 배경에 대해선 윤 당선인과의 인간적인 신뢰 관계, 대선 캠프와 인수위 구성에서 역할을 한 점 등을 거론하며 "나는 경선 및 본선 선거 과정에서 당선인께 쓴소리와 직언을 가장 많이 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당청 간 소통을 잘 할 수 있는 적임자임을 강조한 셈이다.

원내대표 경선에 나선 조해진 의원도 같은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다고 공식 선언했다.

조 의원은 원내대표 출마와 관련, "상생과 공존의 새로운 정치를 보여드리겠다. 새 정부의 '협치와 통합'을 제대로 구현하겠다"며 "협치와 통합을 기치로 내건 윤석열 정부가 집권 초기에 주요 국정과제에 성과를 내고 결실을 보기 위해서는, 여소야대의 벽을 뛰어넘는 대타협의 정치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때마침 민주당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젊고 합리적인 원내 지도부가 들어섰다"며 자신의 원내대표 적임자임을 강조했다.

조 의원은 '권성동 추대론'이 나도는 데 대해 "일부에서 추대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실망스런 일"이라면서 "우리당이 민주 공당인데 철 지나간 한물간 이야기가 다시 나오는 것"이라고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지난 3일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지명 이후 새 정부를 함께 이끌어갈 당정청 주요 인사에 대한 윤 당선인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과연 '윤심'이 누구에게로 향할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위측이 내주까지 내각 장관 인선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대략적인 내각 윤곽은 이번주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