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주 일제히 폭등...대주주 ‘먹튀’ 논란도
쌍용차 평택공장 부지 1조원 가치...부동산 개발이익 노리나
◆…경기도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연합뉴스 제공
에디슨모터스, 쌍방울그룹, KG그룹, 이엔플러스 등 기업들이 쌍용차 인수 의지를 밝히면서 주가가 폭등하는 등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일부 기업에서 대주주의 ‘먹튀’ 논란이 일자 쌍용차를 인수할 생각 없이 인수 ‘기대감’만을 호재로 이용해 차익을 실현하려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쌍용차가 보유한 ‘땅’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쌍용차 인수전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쌍용차 인수 기대감에 주가 폭등...대주주 차익실현 ‘먹튀’?
에디슨모터스가 자금조달창구로 활용한 에디슨EV는 민법상 조합이 싸게 산 주식을 고가에 대거 처분하면서 ‘먹튀’ 논란이 일었다.
에디슨EV 주가는 지난해 5월 1000원대(수정주가 기준)에서 11월 장중 8만2400원까지 폭등했다. 이때 DMH, SLH 등 민법상 조합이 314억원으로 212만9957주를 사들인 뒤 대거 처분해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드러났다.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는 대주주의 주식처분 과정에서 불공정거래가 있었는지 심층 분석에 나섰다. 에디슨EV는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면서 거래도 정지됐다.
쌍방울그룹은 주가가 급등한 사이 계열사 주식을 팔아치워 차익을 실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쌍방울그룹 계열사인 미래산업은 또 다른 계열사인 아이오케이 주식 647만6842주를 124억1479만원에 지난 4일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주당 매각가는 1917원 수준으로 주가가 급등하기 전날인 31일 종가 1235원과 비교해 55%가량 높다. 미래산업은 처분 목적을 '주식 매각에 따른 현금 유동성 확보'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쌍용차 인수 기대감에 관련 기업의 주가가 들썩거렸다.
에디슨EV가 최대주주인 유앤아이(현 에디슨이노) 주가는 5000원대에서 2만7500원으로 급등했다가 쌍용차 인수 무산에 1만1000원대로 급락했다. 6일 종가는 1만6300원을 기록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다.
KG그룹이 6일 쌍용차 인수 의사를 밝히면서 KG그룹 계열사 주가는 장 막판에 일제히 뛰었다. KG케미칼은 전날 대비 29.95% 오른 3만9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G동부제철우(29.58%), KG ETS(22.96%), KG동부제철(14.03%), KG모빌리언스(8.79%)도 급등했다.
이엔플러스도 지난 4일 쌍용차 인수 소식에 주가가 5980원으로 전거래일(4605원) 대비 29.86% 급등했다. 이엔플러스는 이날 장 마감 후 “쌍용차 인수 컨소시엄 참여 여부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며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되거나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6일 종가는 5120원을 기록했다.
새우가 고래를 삼키려는 이유는 ‘땅’ 때문?
쌍용차는 2년 연속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오는 14일 개선기간 종료 후 상장공시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상장폐지 여부가 결정된다. 또 회생계획 인가 종료 시점인 10월 15일까지 인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 청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쌍용차 인수전이 치열해진 배경에는 ‘땅’이 있다. 일각에서는 기업들이 쌍용차가 소유한 평택 공장 부지에 대한 부동산 개발이익을 노린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에디슨모터스는 평택 공장 부지를 담보로 산업은행에 8000억원 대출을 요구했고 산업은행이 난색을 보이자 아파트 단지로 개발해 운영자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에디슨모터스가 평택시와 함께 공동개발한다는 보도에 대해 평택시는 “쌍용차 부지 개발사업은 평택시와 논의된 바 없는 허위사실”이라며 유감을 표했다.
쌍용차 매각 주관사 EY한영회계법인은 쌍용차의 소유부지와 자산 등을 포함한 청산가치를 1조원 가량으로 평가했다. 85만㎡인 평택 공장 부지가 주거지역으로 용도 변경되면 그 가치가 약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