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터 초석' 앉은 文대통령 논란... 靑 "文, 부처 공경 한결같다"

54년만에 개방된 북악산 사전 산행시 '법흥사 절터 초석'에 앉아 불교계 논란

박수현 靑 소통수석, 文대통령의 불교계 관심 언급하며 '불교 존중' 거듭 피력

지난달 30일 조계종 종정 추대 법회 참석, 불교계 달래기 했지만 또 논란에 당혹

문재인 대통령이 북악산 전면 개방을 앞두고 지난 5일 산행 도중 절터 초석에 앉은 것과 관련해 불교계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문재인 대통령의 부처님에 대한 공경과 불교에 대한 존중은 한결같다"고 진화에 나섰다.

박수현 수석은 7일 페이스북에 "지난 5일 산행 시 대통령 내외께서 법흥사 절터의 초석에 앉으신 것이 적절치 않다는 기사를 보고받고 문 대통령이 참 난감하신 것 같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수석은 2017년 청와대 대변인 당시 아침마다 열리는 티타임 참모회의에서 있었던 문 대통령과 청와대 관저 뒷산 부처님의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언젠가는 꼭 공개하고 싶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 수석에 따르면 당시 문 대통령은 "청와대 관저 뒤편에 부처님 한 분이 계신다. 제가 산책 삼아 자주 뵈러 가는데 청와대에서도 가장 높은 곳이고 경복궁과 광화문과 세종로가 한 눈에 일직선으로 내려다보이는 곳이어서 자리하신 위치도 최고라고 보여진다"면서 "그런데, 저는 이 부처님께서 꼭 경주 남산에 계시다가 어떤 연유로인지 지금의 이 자리에 오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문화재 관련 과학기술도 많이 발전했으니 문화재청·서울시·불교계등과 협의해 이 부처님에 대한 조사를 해보면 결과가 있을 것임을 언급한 뒤, "다만, 그 과정에서 불교계의 의견과 참여가 아주 중요하다"면서 "만약, 조사와 심의 결과 '경주 남산의 부처님이 맞다'는 결론이 나서 경주로 모셔가야 한다는 제안이 생기더라도 불교계의 의견이 최우선 되어야 한다"고 했다.

박 수석은 "대통령의 예견대로 그 부처님은 경주 남산에서 오신 부터님으로 광명천지에 밝혀졌고, 2018년에 '서울시 유형문화재(24호)'에서 '국가지정문화재 보물(1977호)'로 지정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대통령의 안목에 감탄하면서도 한편으론 부처님과 대통령의 인연이 꽃피운 연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 기억이 있다"고 소회했다.

박 수석은 이어 "5일 산행 당시 법흥사터를 지나면서 대통령 내외는 부처님 앞에 공손히 합장하고 예를 올렸고 동행했던 청와대 참모들도 자신의 종교를 떠나 정성껏 예를 올렸다"며 "아마 부처님께서 일년 365일 굽어보시는 광화문이 부처님 '자비의 광장'이 되기를 바라는 축원을 마음 가득 담아 올렸을 것"이라고 했다.

박 수석은 의도치 않은 사태에 불교계가 불쾌하게 생각한 점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저는 천주교인이지만, 천주교의 교리와 불교의 진리는 결국 하나로 만난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다"는 문 대통령 발언을 전하면서 "관저 부처님에 대한 말씀을 또 20여분 간이나 설명했다"고 문 대통령의 불교에 대한 마음은 한결같다는 점을 강조했다.

앞서 문화재청은 "초석은 지정·등록문화재가 아니다"라며 "사전에 행사를 섬세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공감하며 앞으로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앞서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 조계사에서 열린 대한불교조계종 제15대 종정 '중봉 성파 대종사' 추대 법회에 참석해 축하했다.

불교계의 최고 어른인 종정 예하의 추대를 직접 축하하기 위해 현직 대통령으로서 최초로 종정 추대 법회에 참석하는 등 그간 사찰 입장료 갈등 문제 등으로 현 정부와 불교계간 다소 거리가 있었던 점을 해소한 것으로 보였으나 북악산 사철 초석 문제로 다시 논란이 일자 청와대로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