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금리 변동성 헤지수단 기대
지수·주식 위주 시장에 단기금리선물 등장
CD금리→KOFR 지표금리 단일화 가능성
◆…한국예탁결제원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 홈페이지 캡처
국제금융거래 기준금리인 리보(LIBOR·런던 은행 간 금리)의 대안으로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가 등장했다. 최근 상장한 3개월무위험지표금리선물이 금리 변동성을 헤지(위험회피)하는 수단이 될 수 있을지 기대되고 있다.
한국무위험지표금리(KOFR)는 익일물 국채·통안증권을 담보로 한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데이터를 기반으로 산출되는 금리다. 2012년 리보 조작사건 이후 세계 주요국이 무위험지표금리(RFR)를 개발하자 한국도 지난해 KOFR를 선보였다. KOFR는 대체지표금리로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와 함께 대출, 채권, 파생거래 등 금융계약의 준거금리로 활용된다.
◆…3개월KOFR선물 상장기념식. 한국거래소 제공
지난달 28일에는 KOFR를 활용한 3개월무위험지표금리선물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됐다.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KOFR는 익일물 국채 RP 거래 기반이라 무위험에 가깝고, 호가가 아닌 실거래를 기반으로 금리를 산출해 조작 가능성이 작다”며 “파생상품거래나 변동금리채권, 변동금리대출에 대한 헤지수단으로 KOFR선물이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KOFR선물은 단기금리시장의 유일한 헤지수단으로 기능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CD금리선물, 통안채선물이 상장폐지된 이후 단기금리시장에서 금리변동을 헤지할 만한 수단이 없어 시장참여자들은 중기(3~5년) 국채선물을 활용하거나 장외에서 거래해야 했다.
따라서 단기금리선물을 활용해 단기금리 변동성을 헤지하려는 수요의 이전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임순영 증권파생상품연구센터 박사는 “3년 국채선물과 1년미만 단기금리선물은 금리 커브가 달라 헤지 효율성이 떨어진다”며 “장단기간 부드러운 금리커브를 형성하고 거래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3개월KOFR선물은 필요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KOFR선물 상장은 금리파생상품 라인업을 다양화하는 효과도 있다. 지수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 대부분인 파생상품시장에 단기금리선물 선택지를 추가하는 것이다. 현재 KOFR를 활용한 파생상품은 선물 8종목, 스프레드 3종목이 상장돼있다.
◆…3개월KOFR선물. 한국거래소 제공
KOFR 활성화는 정책방향...변동금리채권 발행 계획
KOFR선물은 지표금리 개혁을 위한 ‘정책상품’인 만큼 시장 활성화를 위해 초기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이 주된 과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근월물은 거래가 원활한데 결제월이 한참 뒤인 원월물은 거래가 저조할 수 있다”며 “개인도 투자할 수 있지만 거래단위가 10억원인 만큼 거래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국책은행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은행·자산운용사는 KOFR 변동금리부채권(FRN) 발행 및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출시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은 올해 중 KOFR FRN 발행 비중을 10%까지 확대할 방침이나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이다.
이정의 한국거래소 상무는 “국책은행을 중심으로 FRN 발행이 이뤄진다면 KOFR 헤지수요 창출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초기 유동성 확보를 위해 국책은행이 시범적으로 KOFR선물을 거래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현재 CD금리와 KOFR로 이원화된 지표금리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손병두 이사장은 “CD금리는 리보와 같이 호가 중심이라는 약점이 있어 KOFR가 CD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지표금리체계를 KOFR로 일원화해나가는 노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도 “CD금리 폐기를 위한 로드맵을 현시점에서 충분히 고민해봐야 한다”며 “CD금리를 언제까지 활용할지 구체적인 타임라인을 제시해야만 시장에 예측가능성을 주고 KOFR로의 확실한 전환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