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KBS라디오 대담에서 강하게 반발 "헌법에도 위배"
민주당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에 국민의힘 ‘총력 저지’ 나서
박병석 의장 무소속 양향자 의원 법사위에 사·보임 결정... 국힘 '강력 반박'
◆…국민의힘 유상범, 전주혜 법사위원이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이 추진 중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사진기자단 제공]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11일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대담에서 “지금 저희는 (더불어민주당이) 검수완박법을 밀어붙이기 위한 시동, 첫 단추를 끼웠다 이렇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이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그런데 민주당은 이 법을 만약에 통과를 시키려고 하면 강제적인 방법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박병석 국회의장은 지난 7일 법사위 소속 박성준 의원을 기획재정위원회로, 무소속 양향자 의원을 법사위로 각각 사·보임했다. 법사위는 민주당 11명, 국민의힘 7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됐다.
여야 이견으로 법안이 안건조정위로 넘어가면 무소속 양 의원이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지만 뿌리인 민주당에 유리하다. 결국 의결정족수(재적의원 3분의 2 찬성)를 채워 의결된 법안은 다시 법사위 전체회의로 돌아간다.
전 원내대변인은 앞서 논평에서 "(사·보임은) 타 교섭단체의 양해를 전제로 하는 것이 그간 국회가 지켜온 관례였다"며 "박 의장은 야당에 묻지 않고 국회 규칙과 관례를 무시한 채 깜깜이 사·보임을 결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양향자 의원을 사보임 하면 어떻게 되는 거냐는 물음엔 “의석수가 적은 국민의힘이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안건조정위원회인데 여당 3명, 야당 3명 이렇게 짜여 있다”면서 “그런데 야당 몫의 3명에 양향자 의원이 들어가면 형식상은 3:3이지만 실질적으로는 4:2가 되는 거다. 결국 안건조정위원회가 무력화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되면 법사위를 통과할 수밖에 없고, 다수 의석을 가진 민주당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도 가능한 거다”라면서 “작년 여름 시끄러웠던 언론중재법 생각하시면 될 것이다”라도 덧붙였다.
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밀어붙인다면 대통령 취임 전에라도 이 법안이 통과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뒤, “지금 180석 가까운 의석을 가진 민주당, 또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이나 아니면 비교섭단체 의원들이 있는 상황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못 할 것이 없다”고 반발했다.
이어 “이번 주에 정개특위법을 처리를 해야 한다. 그래서 아직 양당 간의 국회 본회의 일정이 잡혀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다른 법을 처리하기 위해서라도 국회 본회의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면서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상황을 이용해서 이렇게 법사위에 있는 검수완박법을 강행 처리할 수 있다. 그런 것에 대해서 저희가 크게 경계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원내대변인은 검수완박법은 결국 정말 부패완판이 되는 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작년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총장 시절에 이 법안에 몸으로 그렇게 저항하면서 결국 작년 3월 4일에 사퇴를 했다”면서 당시 윤 총장이 2년 임기를 다 못 채우고 사퇴하며 했던 말이 ‘검수완박은 부패완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왜냐하면 검찰이 지금 가지고 있는 6가지 중대범죄 중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 부패경제인데 결국 이러한 본질적인 수사권을 뺏는다는 것은 결국은 범죄공화국, 범죄를 저질러도 결국은 제대로 수사가 안 되고 기소가 안 되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반대를 하는 것이고, 그다음에 두 번째로는 법률적인 부분에서 위헌이고 기존의 형사법 체계를 흔드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 “헌법 12조에 보면 영장은 지금 검사가 청구를 하게 돼 있다. 그러면 영장이라는 건 결국은 수사를 전제로 하는 것”이라면서 “그 헌법에 나와 있는 검사 영장청구권과 완전히 배치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도 이것은 위헌적인 법이라서 그런 법이 국회에서 통과가 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거듭 검수완박법 강행 처리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펼쳤다.
한편 지난 8일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박병석 의장을 재차 항의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법사위 사·보임 결정에 대해 "국회 규칙에 맞지 않고 국회 전통과 관례에 맞지 않는 매우 이상한 조치"라며 "당연히 원천 무효이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교섭단체의 의견도 듣지 않고 (사·보임에) 반대하는 의사를 명확히 전달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묵살하고 일방적인 폭거를 저질렀다"며 "민주당 의도를 관철할 방법에 국회의장이 동조했다"고 박 의장의 결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새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기 전 검찰개혁 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속도도조절론도 제기됐지만, ‘검찰 수사·기소권 완전 분리’에 대한 큰 방향에선 이견이 없어 오는 12일로 예정된 의원총회에서 당론으로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수완박법’을 놓고 김오수 검찰총장이 직을 걸고 반대 입장을 표명하는 가운데 대검찰청과 고검장 그리고 일선 검사들까지 법무부 방침에 반기를 들면서 향후 관련법을 두고 어떻게 여야가 충돌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