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당도 "'검수완박법' 동의 어렵다" 입장... 민주당 곤혹

여영국 대표 "시기도, 방식도, 내용도 동의하기 어렵다"

김오수 檢총장 "직(職)에 연연하지 않겠다"... 강한 반대 입장 표명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강행 처리 입장에 대해 정의당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이 강력 반발하는 가운데 같은 편이라 여긴 정의당마저 반대 입장에 서면서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여영국 정의당 대표는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검수완박 시기도, 방식도, 내용도 동의하기 어렵다"며 "더불어민주당이 불을 지핀 ‘검수완박’으로 다시 검찰의 시간으로 돌아가는 일체의 논란과 행동에 깊은 우려를 밝힌다"고 민주당을 비판했다.

여 대표는 이어 "검경수사권 조정과 공수처 출범 등으로 형사사법 체계를 변경·시행한 지 이제 1년 남짓 지났다"며 "그런데 다시 (민주당이) 검찰의 직접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자고 한다. 합리적이고 타당한 이유가 있어 국민들이 시급한 과제임에 동의하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선이 끝나고도 양당 진영대결이 지속되는 지금 ‘검수완박’은 그 의도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만 증폭시켜 진영대결과 갈등만 확대될 뿐 좋은 해답에 접근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 대표는 또한 "검찰에 대한 민주적인 통제와 검찰의 수사권 조정은 불가분의 관계이긴 하지만, 검찰 수사권 조정 자체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아울러 "지난날의 검찰 개혁을 둘러싼 논란과 극심한 진영대결로 인해 사상 초유의 검찰총장 대통령을 맞이하게 된 정황을 민주당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나아가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국민들의 충분한 이해와 공감 속에서 추진되어야 하고, 그럴 때만이 실효적"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오수 검찰총장은 11일 오전 대검찰청에서 열린 전국지검장회의에서 민주당이 당론으로 추진하는 이른바 '검수완박‘법안을 자신의 직을 걸고 막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총장은 이날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만약 검찰 수사기능이 폐지된다면 검찰총장인 저로서는 더는 직무를 수행할 아무런 의미가 없다"며 "저는 직에 연연하지 않겠다. 어떠한 책임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하게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어 "시행된 지 1년여밖에 되지 않은 형사사법제도가 제대로 안착하기도 전에, 검찰 수사기능을 완전히 폐지하는 논의가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검찰 수사를 제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선진법제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수사를 못하게 되면 범죄자는 처벌되지 않고, 피해자의 고통은 늘어나며 부패, 기업, 경제, 선거범죄 등 중대범죄 대응은 무력화된다"며 "결국 검찰 제도가 형해화(形骸化·형식만 있고 가치나 의미가 없게 됨)되어 더는 우리 헌법상의 검찰이라 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