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엔씨소프트, 수출비중 15%p 늘리며 해외서 약진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전체 매출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해외수익은 크게 늘어나 대형업체 가운데 수출비중이 가장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카카오게임즈는 해외수익이 3.5% 감소하며 업계 최하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8대 게임업체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합산 해외수익은 6조59억원으로 전년 5조4578억원에 비해 10.0%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 크래프톤, 넷마블 등 3대 게임사의 해외수익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해외수익 7336억원으로 전년보다 82% 늘어난 성적표를 보였다. 전년도 업계 5위였던 해외수익 규모가 3위로 뛰어올랐다. 이 회사의 해외수익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로 전년도의 17%에 비해 15% 포인트나 뛰어 수출비중이 업계에서 가장 크게 늘어났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리니지W와 리니지2M 해외 론칭의 영향이 컸다”면서 “길드워2 확장팩 출시에 대한 기대감으로 유저들이 유입되면서 해외매출이 상승한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3분기 리니지W 2권역(북미·유럽) 출시 및 4분기 TL(Throne and Liberty)의 글로벌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며 올해도 해외수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매출이 2배이상 급증한데 힘입어 1801억원의 해외수익을 기록하며 전년보다 154.7% 증가해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보였다. 위메이드 측은 “동시접속자 140만명을 돌파한 미르4 글로벌 매출이 반영됐다”며 “미르의 전설, 이카루스 등 유명 IP를 활용하는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발생되는 매출도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크래프톤은 해외수익 1조7645억원으로 전년보다 11.6% 증가한 실적을 보였다. 배틀그라운드 IP 기반 매출액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점이 크게 기여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배틀그라운드 IP를 중심으로 월평균 이용자 수 기준 1억 8천만 명에게 풍성한 라이브 콘텐츠를 제공했고, 펍지유니버스 단편영화, 웹툰 공개 등 새로운 시도로 세계관을 다진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넷마블은 1조8410억원의 해외수익으로 전년보다 2.8% 성장하며 업계 1위의 자리를 지켰다. ‘제2의 나라: Cross Worlds’ 등 신작 출시 효과와 함께 지난해 인수한 스핀엑스게임즈의 실적이 편입된 영향이 크다.

넷마블 측은 “스핀엑스게임즈의 인수로 해외매출 발생액이 증가해 쿠키잼, 마블 콘테스트 오브 챔피언스 등 기존 게임들의 해외 매출 감소를 상쇄했다”고 밝혔다.

반면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더블유게임즈, 컴투스는 해외매출이 역성장하는 아픔을 겪었다.

펄어비스는 전년보다 21.1% 감소한 2945억원의 해외수익을 올리는데 그쳤다. ‘검은사막’ IP가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로 서비스되고 있어 신규지역 확대에 따른 성과가 제한된 데다 검은사막 모바일 매출이 줄어든 까닭이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국내에 선보인 ‘끝없는 겨울의 산’의 글로벌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다”며 “검은사막 IP 전반에 걸쳐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고 서비스 품질 개선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해 해외 매출이 1695억원으로 전년보다 3.5% 줄어들며 업계 최하위로 주저앉았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검은사막’의 해외 서비스가 종료되며 매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검은사막 퍼블리싱 계약은 지난 2021년 2월 24일에 종료됐다.

카카오게임즈 측은 “올해에는 3월 대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오딘: 발할라라이징’ 이외에도 에버소울, 이터널리턴 등 여러 신작들이 글로벌 출시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수익이 매출의 100%를 차지하는 더블유게임즈 또한 매출 감소에 따라 해외수익 업계 3위에서 4위로 한 계단 밀려났다. 이 회사의 해외수익은 전년보다 5.2% 하락한 6241억원이다. 매출을 구성하는 웹과 모바일 게임 두 부문이 각각 9.2%, 3.7% 감소했다.

더블유게임즈 측은 “올해는 기존 소셜카지노의 성장과 신규 비즈니스 i-Gaming, P2E 스킬 게임에 대한 진출을 바탕으로 매출 성장을 목표하고 있다”고 밝혔다.

컴투스의 해외수익은 지난해 3985억원으로 전년보다 1.5% 감소해 업계 4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모바일 게임 부문에서 전년보다 해외 매출이 248억원 줄어들었지만 온라인 게임 부문 수출은 60억원 증가했다. 미디어, 콘텐츠 부문에서 128억원의 해외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감소폭이 줄었다.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은 지난해 8대 게임사들의 해외 매출이 전년보다 증가한 것은 중국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결과라는 의견을 보였다.

유성만 리딩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중국 게임시장이 사드사태 이후로 판호가 안나오면서 업계가 힘든 상황을 겪었지만 오히려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됐다”면서 “게임사들이 동남아, 북미, 유럽 등으로 활로를 찾게 됐고 이 전략이 유효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미, 유럽 등 해외 게임 개발사들을 인수해서 현지인들에게 친숙한 게임IP를 서비스한 점도 유효하게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국내 게임사들의 해외 수익 증가추세는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유 연구원은 “한국 게임이 북미, 유럽, 동남아로 진출하면서 'K-게임'화 되고 있다”면서 “올해는 카카오게임즈의 '오딘'이 대만 진출을 시작으로 글로벌 게임 IP화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에도 한국 게임IP들이 북미, 유럽, 남미 등 글로벌 진출을 계속하면서 해외 매출이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앞으로 판호가 허용돼 중국게임시장도 열리게 된다면 우리나라 게임의 해외 매출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MMORPG의 경우 중국이 많이 쫓아와 만만치 않다”면서 “게임사들이 해외 공략을 어떻게 하느냐가 향후 실적 개선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