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아빠 찬스, 경북의대 편입에 불법 특혜 여부 철저히 조사할 것"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2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14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정호영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부원장과 원장으로 재직하던 시기에 두 자녀가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대학병원장 시절 두 자녀를 입학시켰다면 이해충돌 소지가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오 원내대변인은 "정호영 후보자는 '부정소지는 없었다'고 주장하지만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아들이 합격한 특별전형은 선발 직전에야 신설되었고, 편입하기 직전 전자공학회 논문 두편에 저자로 등재됐으며 이를 자신의 주요 경력으로 소개한 것이 드러났다"며 "또한 1차보다 점수가 높게 배정된 2차 면접·구술 시험은 심사위원의 재량권한이 컸던 것 등 의문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라고 짚었다.
그는 "편입생 중 거의 유일하게 경북대 학부 출신이고. 부친이 병원장이라서 당시 학교 내에서도 논란이 됐다고 한다"며 "누가 보더라도 아빠 찬스가 작동한 불공정한 특례 편입이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고 쏘아붙였다.
오 대변인은 "정호영 후보자가 두 자녀의 편입학에 관여했다면 매우 심각한 사안으로 공직이 문제가 아니라 사법처리가 필요하다"고 압박하면서 "민주당은 아빠가 근무한 경북대병원 봉사 활동과 경북의대 편입에 불법적 특혜 여부에 대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강력한 검증을 예고했다.
그는 "정호영 후보자의 자녀 경북대 의대 편입 의혹은 윤석열 정부의 공정과 정의를 판가름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며 "이외에도 정호영 후보자는 과거 칼럼에 기고한 글로 부적절한 여성관을 드러냈을 뿐 아니라 농지법 위반 의혹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생을 의사로 살아와 보건복지부 장관으로서 전문성도 부족해 윤석열 당선인의 40년 지기라는 점이 발탁 배경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고 꼬집으며, "정 후보자는 자신에게 제기되는 의혹들에 대해 국민에게 납득할 만한 설명과 근거를 내놓아야 하고, 그렇지 못할경우 당장 물러나는 것이 마땅하다"고 압박했다.
민주당 김원이 의원실은 14일 1991년생인 정 후보자의 아들과 1993년생인 정 후보자의 딸은 각각 2018년과 2017년 경북대 의과대학에 편입했으며, 딸이 편입하던 당시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 진료처장(부원장), 아들이 입학할 때 정 후보자는 경북대병원장이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정 후보자의 딸은 2016년 12월 '2017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에 합격했고,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를 졸업한 후 의대에 학사 편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경북대 의대에서 시행된 학부 편입 제도는 의학전문대학원 폐지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됐던 제도로 당시 경쟁률은 10.24:1(모집 33명, 지원 338명)이다.
아들은 '2018년 경북대 의과대 학사 편입 전형' 중 대구·경북 지역 소재 고등학교 또는 대학 출신을 대상으로 한 특별전형으로 편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아들이 합격한 편입 전형은 정 후보자가 2017년 8월 경북대병원장으로 취임한 후에 처음으로 신설됐다가 이후 4년 만에 사라진 제도로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한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가족 수사에 대해 '살아있는 권력 수사'를 했을 뿐이라는 검찰이 윤석열 당선자의 절친으로 장관 후보가 된 정호영씨 자녀의 의혹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보일 것인가? 자택과 학교 등에 대해 전방위적 압수수색을 전개하고, 봉사활동 시간과 논문 기여도를 조밀하게 따지는 관계자 조사를 실행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자신의 딸인 조민씨가 부산대와 고려대에서 입학 취소 처분을 받은 것과 같은 정도로 정 후보자 자녀들에 대한 검증도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어 "언감생심.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기 위해 수사를 절제한다고 말할 것이다"라며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예측을 내놓았다.
정 후보자 자녀들의 특혜 의혹에 대해 윤 당선인 측 배현진 대변인은 이날 오전 통의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진행된 정례브리핑에서 "국민 눈높이에 맞는 장관을 인선하기 전 청문회를 하는 것은 그 과정에서 미리 걸러지지 못한 내용이 있는지 면밀하게 살피기 위한 것"이라며 "많은 논란, 의문점에 대해서는 여러분이 청문회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후보자들께 질문을 던져달라"고 말했다.
이어 "후보자들이 상세히 소명할 수 있도록 내부 검증팀이 준비돼 있다"며 "시간을 갖고 기다려달라"고 덧붙였다.
이 문제는 2030 세대들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공정과 정의 문제에 결부돼 있어서 경우에 따라서는 폭발성이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적인 공정 문제를 불러왔던 조국 사태와 매우 닮은 꼴이라는 점에서 청년들의 관심이 높은 주제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