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헌법학자 신봉기 교수 "국민의힘 PPAT는 '위헌'... '이핵관' 등용문일 뿐"

신 교수는 국민의힘이 오는 17일 정당 사상 최초로 실시하는 PPAT에 위헌 소지가 있다고 비판해왔다. 국민의힘이 제시한 '광역의원 비례대표는 70점 이상, 기초의원 비례대표는 60점 이상'이라는 공천심사 자격요건, 그리고 경선에 참여한 후보자에게 점수에 비례해 가산점을 부여하는 당규가 헌법이 보장하는 참정권을 제한한다는 것이다. 이날 인터뷰에서도 신 교수는 PPAT의 위헌성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신 교수는 특히 "공천심사를 받을 자격 자체를 제한하는 것은 심각한 수준의 참정권 침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은 '정당이 선출직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한다. '민주적인 절차'라고 하는 것은 학력이나 연령 등으로 차별하지 말고 누구에게나 기회를 제공하라는 것이지, 시험이나 자격요건으로 바리케이드(barricade·방어벽)를 쳐서 선발하라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장삼이사(張三李四), 심지어 깡패라고 하더라도 출마해서 당선된다면 '주민 대표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민주주의"라며 "지난해 11월 국민의힘은 경선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당규(지방선거공직후보자추천규정 제26조)를 개정했는데, 내부규정을 그렇게 바꾼다고 헌법상 기본권 침해를 정당화할 수는 없다. 위헌이다"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PPAT가 '돈 공천', '사천(私薦)', '짬짬이 공천', '밀실 공천'의 폐습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는 이 대표의 주장은 "겉으로 드러나는 번지르르한 명분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PPAT(4지선다)는 객관식에 익숙한 젊은 친구들에게 유리할 수밖에 없다. 나이 든 분들은 객관식에 익숙하지 않다. 오랫동안 바닥 민심을 다져왔지만 객관식 시험에 대한 부담감에 출마를 포기한 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게 모두 이준석 대표의 작품인데 얻고자 하는 이익이 분명히 드러난다. 소위 '이준석 추종자(국민의힘 2030 청년 정치인)'들을 많이 집어넣으려는 의도가 상당히 엿보인다"고 했다.

신 교수는 "주민들을 만나 민심을 청취하고 득표활동에 적극 매달려도 될까 말까 하는 조급한 상황에 시험공부를 위해 책과 씨름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부당하다"며 "필요한 지식은 종래의 심층면접으로도 충분히 검증할 수 있고 당선 후에 적정한 사후교육을 시행하면 될 일이다. 2박 3일 교육으로도 충분하다. 그게 선거제도의 기본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을'의 지위에서 무작정 따를 것을 강요당하는 예비후보자들이 안타깝다. 제가 '주민을 아끼시는 나이 드신 예비후보자들은 시험 실시 중지 가처분 신청을 하라'고 페이스북에도 쓰고 말로도 전했는데도 예비후보자들이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나서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오죽하면 제가 '출마에 뜻이 없는 당원들이라도 나서서 가처분을 신청하면 된다'고까지 얘기했겠는가"라며 "지금이라도 가처분 신청을 하면 법원이 바로 중지시켜줄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독일 뮌스터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헌법재판소 헌법연구관보와 공보담당연구관, 동아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장과 법학연구원장을 지냈다. 사법시험, 행정고시 위원과 제1·2회 변호사시험 위원, 한국지방자치법학회장과 청탁금지법연구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부패방지법학회장을 맡고 있다.
- 국민의힘이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 충분한 역량을 갖춘 의원들이 공천될 수 있는 토대'를 만들기 위해 PPAT를 도입한다고 한다. 위헌 소지가 있는가.
"공천심사를 받을 자격 자체를 제한하므로 심각한 수준의 참정권 침해입니다. 참정권은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이자, 공직에 나아갈 기회에 대한 권리이기도 합니다. 헌법에서 허용하는 한도를 벗어나는 과도한 당내 기준으로 참정권을 침해하니 위헌이죠. 공직선거법에는 시험으로 선발하라는 근거 규정이 없습니다. 공직선거법 제47조 제2항은 '정당이 선출직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민주적인 절차라고 하는 것은 학력이나 연령 등으로 차별하지 말고 누구에게나 기회를 제공하라는 것이지, 시험이나 자격요건으로 바리케이드(barricade)를 쳐서 선발하라는 게 아니잖아요. 장삼이사(張三李四), 심지어 깡패라고 하더라도 출마해서 당선된다면 '주민 대표성'이 있는 거예요. 그게 바로 민주적인 겁니다.  국민의힘이 지난해 11월 지난해 11월 경선 가산점을 부여할 수 있도록 당규(지방선거공직후보자추천규정 제26조)를 개정했는데, 헌법상 기본권을 침해한 게 내부규정을 그렇게 바꾼다고 정당화되나요? 위헌입니다." - PPAT를 '직장 내 괴롭힘'에 빗대 '정당 내 괴롭힘'이라고 표현하셨다.
"PPAT는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내 기초의원 선거구에서 출마를 희망하는 예비후보자들에게 더 적법하게 '갑질'할 수 있는 장치가 될 수 있어요. 겉으로 드러나는 갑질은 아니지만, PPAT를 치르지 않는 국회의원과 PPAT를 치러야 하는 지방의원 예비후보자들 간의 관계에서 불균형의 정도가 훨씬 더 심해집니다.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내 예비후보자들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치르진 않더라도 '어디 시험 한 번 치러봐'라며 일종의 갑질을 할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기 때문에 '갑질'이라는 표현을 쓴 겁니다.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 연령도 만 18세로 낮아져서 청년, 청소년 유권자들도 PPAT를 쉽게 통과할 수 있는데 나이가 50대, 60대가 넘어가면 이런 객관식 시험에 엄청 부담을 느껴요. 나이 든 분들은 객관식에 익숙하지 않거든요. 그동안 지역에서 바닥민심을 다져왔지만, 시험을 치는 게 부담스럽다며 포기하신 60~70대분들이 많습니다. 주민들을 만나 민심을 청취하고 득표활동에 적극 매달려도 될까 말까 하는 조급한 상황에 시험공부를 위해 책과 씨름할 것을 요구하는 것도 부당합니다.

젊은 친구들은 PPAT(4지선다)와 같은 객관식에 익숙하니 유리할 수밖에 없어요. 이게 모두 이준석 대표의 작품인데 얻고자 하는 이익이 분명히 드러나죠. 소위 '이준석 추종자(국민의힘 2030 청년 정치인)'들을 많이 집어넣으려는 의도가 상당히 엿보인다고 생각합니다."

- 이준석 대표는 PPAT가 '돈 공천', '사천', '짬짬이 공천', '밀실 공천'의 폐습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번지르르한 명분일 뿐이죠. 국민으로서 누려야 할 참정권을 그런 걸로 막을 수는 없습니다. 누구든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인 참정권을 시험을 통해 바리케이드를 쳐선 안 됩니다. 무학자(無學者·배우지 못한 사람)라도 주민의 의사를 잘 듣고 잘 소화해서 잘 반영할 수 있으면 됩니다. 출마의 권리에 대한 진입장벽은 참정권을 침해하므로 위헌이고, 기본 지식은 종래의 심층면접으로도 충분히 검증할 수 있고, 선거법이나 당 강령 등 교육은 당선 후에 하면 됩니다. 2박 3일 교육으로도 충분해요. 그게 선거제도의 기본입니다."

- 현재 상황에서 예비후보자들이 취할 수 있는 행동이 있는가.
"'을'의 지위에서 무작정 따를 것을 강요당하는 예비후보자들이 안타깝습니다. 전국에서 누군가 한 명이라도 가처분 신청을 하면 법원에서 중지시킬 여지도 있었어요. 제가 '주민을 아끼시는 나이 드신 예비후보자들은 시험 실시 중지 가처분 신청을 하라'고 페이스북에도 쓰고 예비후보자들에게 말했는데도 불이익을 받을까 두려워 나서지 않더라고요. 오죽하면 제가 '출마에 뜻이 없는 당원들이라도 나서서 가처분 신청을 하면 된다'고까지 얘기했겠습니까. 예비후보자들이나 당원들이 지금이라도 가처분 신청을 하면 법원이 바로 중지시켜줄지는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