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인도 반대로 공식 발표 지연
인도 중국 러시아 등 사망자 통계 신뢰하지 못해
◆…인도 뭄바이에서 의료인과 관계자들이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구급차에 여성을 태우고 있다. 사진=로이터
세계보건기구(WHO)가 1년 넘게 자체 조사한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사망자는 지난해 말 1500만명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각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집계한 총 600만명보다 2배가 넘는 수치이다.WHO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정부 반대로 수개월 동안 사망자수를 공개하지 못했다.
WHO가 집계한 추가 사망자 약 900만 명 중 3분의 1 이상이 인도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으나 인도 정부는 사망자가 52만명밖에 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WHO는 익명의 인도 당국 관계자로부터 사망자가 최소 400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WHO는 코로나19 사망자수를 정확하게 조사하기 위해 인구학자, 통계학자, 공중보건 전문가, 데이터 분석가로 기술자문팀을 구성했다. 이 팀은 공식 보고된 각 국가 사망자 데이타와 해당 국가 가구 조사 통계 등을 결합해 분석했다. 추가 사망자에는 코로나19 직접 사망자와 코로나19로 기저질환이 악화돼 숨진 간접 사망자도 포함됐다.
글로벌 데이터는 전염병 발생 원인과 미래에 유사한 위기 발생시 대응 조치를 이해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점에서 발표 연기는 중대한 문제였다.
프라바트 자 캐나다 토론토 세계보건연구센터 소장은 "사망자수를 정확하게 조사해야 백신 접종이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파악이 된다"며 사망자수 통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NYT에 따르면 WHO는 지난 1월 사망자수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가 지난 2월 유엔(UN) 통계위원회에 보낸 성명서에 “WHO 위상에 걸맞지 않은 비합리적인 방식으로 집계됐다”며 통계 방법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해 공식 발표가 계속 미뤄졌다.
인도의 반대로 WHO 공식 발표가 계속 연기되자 기술자문팀에 참여한 일부 연구원들은 독자적으로 발표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암나 스메일베고비치 WHO 대변인은 더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4월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코로나19 사망자 통계 자료를 WHO에 제출하지 않았다. WHO 기술자문그룹은 인도의 28개 주 중 최소 12개 주에서 수집한 수치를 토대로 코로나19 사망자가 최소 4~5배 이상 된다고 추산했다.
추정치에 사용된 모델 구축 핵심 역할을 한 존 웨이크필드 미국 워싱턴대학 생물통계학 교수는 “공식 발표는 지난해 12월에 마련됐었다”며 "그러나 인도 정부가 조사 결과에 불만을 품어 전면 재검토했다"고 폭로했다.
사미라 에스마 WHO 사무부국장은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10명 중 6명은 통계에 잡히지 않았으며 세계 사망자 절반 이상 사망 원인이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인구 대국인 중국 러시아 등도 정확한 사망자 집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코로나19 사망자가 30만 명이라고 WHO에 보고했지만 러시아 통계국은 1백만명이 넘는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진원지였던 중국은 사망자가 5000명 미만이라고 보고했다. 일부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발병 초기에 사망률이 낮은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사망자 자료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